-
알콩달콩 삶의 향기찻잔에 매화를 띄우고 창밖의 달빛이 아직 지지 않고 나를 깨운다. 마음과 달리 잘 움직여지지 않는 몸을 일으켜 전기 포트에 물을 올리고 창밖을 내려다보았다.낙엽이 수북이 쌓여 있다. 집이 산 밑에 있다 보니, 참나무 잎은 겨우내 바람이 불면 텃밭부터 시작해서 누가 모아놓은 것처럼 앞마당까지 쌓인다. 어지럽게 쌓여 있는 낙엽들이 마치 내 무의식 속에 무수히 존재하는 번뇌 망상처럼 보인다.유리 다관에 넣은 황산모봉 몇 잎은, 뜨거운 물에서 찻잎은, 춤을 추듯 움직이며 맑은 연둣빛 찻물을 만들
칼럼·기고
이춘선 기자
2016.05.01 10:30
-
선행이야기나이팅게일의 꿈은 현재진행형초등학교 1학년이 끝나갈 무렵, 나는 아늑골을 떠나 어실이라는 동네로 이사를 갔다. 표주박처럼 생긴 그 동네는 주둥이 부분에 초등학교가 있는데, 읍내를 오가는 버스정류장이기도 하다.읍내로 나가는 버스를 타고 오르막길을 오르다보면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데 그 건너편이 우리 집이고, 뒤쪽 배나무 밭을 휘돌면 고갯마루 버스정류장이 나온다.중학교에 올라간 나는 등교 전 마당에서 놀다가 버스가 초등학교 앞 정류장에서 출발하면 쏜살같이 부엌을 가로질러 배나무 밭 사이를 지나 고갯마루 정류장에 허겁지겁 도
칼럼·기고
이춘선 기자
2016.05.01 10:30
-
행복은 항상 어떤 요인에 의해서 일어난다. 행복은 정서 상태이다. 정서는 홀로 일어나는 법 없이 항상 무엇인가의 대상에 의해 일어난다.하다못해 꽃 한 송이를 바라다본 이유만으로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친한 친구에게서 걸려온 전화 때문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는 것이다. 기분이 좋기는 한데 이유를 모르겠다는 소리는, 이유가 분명히 안 잡히기 때문이지 이유가 없어서가 아니다.원인 없는 결과는 없으며, 모든 것은 더불어 관계함을 통해서 존재한다.행복의 결정적 요인은 사고방식이다.베크라는 심리학자는, “정서는 사고에서 나온다. 사고는 마음
칼럼·기고
정철도
2016.05.01 10:30
-
■ 데스크 편지명심대 앞에서손양원목사 순교기념관을 다녀왔습니다.여수시 율촌면 바닷가 구석에 위치한 이곳에는 애양원 역사박물관도 있었습니다.이 박물관 건물은 소록도가 생기기 이전에 한센병 환자를 치료하던 전문병원인 애양원의 본관이었습니다. 애양원에는 다음과 같은 전사(前史)가 있지요.목포에서 활동하던 미국 선교사 포사이트는 1909년 광주로 가다가 길가에 쓰러져 있던 한센병 여성 환자를 발견했습니다.광주제중원 윌슨 원장이 가마 굽는 터에서 치료해주었는데, 이를 계기로 광주나병원이 설립되었지요. 1926년 배타적 시선 때문에 광주에서
칼럼·기고
이춘선 기자
2016.04.15 10:30
-
이런 감사표현 어때요포스트잇 “항상 걱정하고 사랑해줘 고마워. 자기가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 사랑해.”독서카페 ‘어썸피플’ 운영자이자 자기계발 파워블로거인 유근용 대표가 포스트잇에 손글씨로 적어서 아내에게 전달한 감사표현 중 한 대목입니다.하루 100감사 쓰기를 100일 동안 실천하며 ‘감사 근육’을 단단히 키웠던 유 대표는 틈나는 대로 아내에게 감사와 사랑을 표현합니다.아내의 귀가를 앞두고 딸기 한 접시와 감사 포스트잇으로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는 건 이제 기본이 됐지요.‘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1분의 마법’ 감
칼럼·기고
이춘선 기자
2016.04.15 10:30
-
이따구이 순간 따뜻해 진다구 “내 남편은 좀 살아보니까사과 씨앗 4개 있는 사람이야.”“내 아내? 뭐 얼마나 알겠어?그 사람이 하는 생각이 그렇지 뭐….”우리는 상대를 수없이 평가하고한계를 정해주고 틀 안에 가둔다.그리고자기가 내린 판단이 올바른 결론이기에상대를 기다려주지 못한다.자녀에 대해서나배우자에 대해서나.사과 씨앗 속 사과는 셀 수 없는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당신은 배우자의 흙이 되어 열매를 맺게 할 것인가아니면 돌이 되어 뿌리내리기 힘들게 만들 것인가.가능성을… 열매 맺도록 기다리
칼럼·기고
이춘선 기자
2016.04.15 10:30
-
■ 사람을 살리는 짧은 이야기 촌철활인(寸鐵活人)헨리 포드의 10센트와 피아노 헨리 포드가 자동차 왕으로 한창 명성을 날리고 있을 때, 조지아 주의 어느 벽지 학교 여교사인 마르다 베리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습니다.아이들을 위해 학교의 피아노를 구입하는 비용으로 1천 달러를 기증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포드는 늘 그렇듯 의례적인 편지로 생각하고 10센트만 달랑 봉투에 넣어 보내 주었습니다.포드와 같은 대부호가 10센트를 보냈다는 사실에 화가 날 법도 했지만, 베리 선생님은 낙심하지 않았습니다.‘1천 달러는 아니지만
칼럼·기고
이춘선 기자
2016.04.15 10:30
-
선 행 이 야 기아이들의 마음을 먼저 읽는 법한양도성 원정대에 참가한 적이 있습니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올라온 아이들과 신한은행 자원봉사자들이 반나절 1대1 짝이 되어 한양도성 일부 구간을 도는데, 문화해설이 나의 역할이었습니다.서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시간이 흘러도 서먹서먹한 분위기가 좀처럼 가시지 않았습니다. 생각해 보니 원인은 그러한 상황을 만드는 내게 있었습니다.얼른 태도를 바꾸어야 했습니다. 문화해설은 잠시 접어두고 눈앞에 있는 아이들에게 시선을 주며 현재를 즐기자고 말입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칼럼·기고
김서정 기자
2016.04.15 10:30
-
정지환의 감사스토리텔링‘생각의 닻’은 올리고 ‘생각의 돛’은 펼치고먼 북소리프란츠 카프카는 “여기에서 떠나는 것, 그것이 나의 목적지”라고 말했지요.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리스와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쓴 ‘먼 북소리’의 대미를 이렇게 장식했지요.“막무가내로 다시 여행을 떠나고 싶어질 때도 있다. 하지만 나는 문득 이렇게도 생각한다. 지금 여기에 있는 과도적이고 일시적인 나 자신이, 그리고 나의 행위 자체가, 말하자면 여행이라는 행위가 아닐까 하고.”그래서 세르반테스는 이렇게 말했던 걸까요?“이룩할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칼럼·기고
이춘선 기자
2016.04.15 10:30
-
마음클리닉… 누군가 때문에 힘들 때키위새 “뉴질랜드의 국조(國鳥) 키위새는 날개가 있어도 날지를 못합니다. 천적(天敵)이 없어 오랫동안 날지 않는 바람에 퇴화(退化)한 것이지요. 지금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들은 어쩌면 우리 꿈의 날개가 퇴화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고마운 천적이 아닐까요?”지하철 플랫폼 벽보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야기입니다. 어쩌면 빛보다 그늘이, 환희보다 슬픔이 우리를 더 어른답게 성장시켜 왔는지도 모릅니다.결국 중요한 것은 ‘주어진 조건’이 아니라 ‘긍정적 해석’입니다. 대다수 사람은 위기를
칼럼·기고
이춘선 기자
2016.04.15 10:30
-
감사우체통 감사이야기 보내주세요어떤 별난 학교 이야기 윌플, 글래드스톤, 웰링턴, 캐머런 등 역대 영국 총리는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국 최고의 한 명문 고등학교를 다녔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입니다.600년 전에 세워진 이 학교는 이들을 포함해 지금까지 모두 19명의 영국 총리를 배출했다고 합니다.그런데 이 학교는 독특한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자신만 아는 엘리트는 절대 원하지 않습니다. 제일 중요하게 취급하는 과목도 영어나 수학이 아니라 체육입니다. 한 겨울이면 학생들은 진흙탕에서 레슬링을 하면서
칼럼·기고
이춘선 기자
2016.04.15 10:30
-
■ 데스크 편지봄날의 소풍지난 3월 22일 제주도로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제주개발공사 삼다수 공장 행복불씨 7명을 인터뷰하기 위해서였습니다.애초에는 공장 안의 작은 회의실에서 한 명씩 만나서 인터뷰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기분 좋게 허를 찔렸네요.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동료 직원들이 어두운 회의실 구석에서 외부 인사에 의해 취조 당하듯 인터뷰하게 만들 수 없다는 한 젊은 직원의 발상 덕분이었습니다.인터뷰 장소는 공장 회의실에서 절물자연휴양림으로, 인터뷰 방식은 개별 인터뷰에서 집단 간담회로 수정되었습니다.덕분에 봄빛을
칼럼·기고
이춘선 기자
2016.04.01 10:30
-
야 생 화 편 지기린초 기린초는 산지의 바위 곁에서 자랍니다. 고난과 역경이 때로는 성공과 행복의 크기를 키우기도 합니다. “사람은 사랑하는 동안엔 타락하지 않는다”는 찰스 램의 말처럼, 사랑의 풀꽃을 활짝 피우시길 바랍니다.사진=조인희 글=정지환◆ 조인희 씨는 50대 중반의 여성으로 학문에 매진하며 취미로 야생화 사진을 찍고 있다.
칼럼·기고
이춘선 기자
2016.04.01 10:30
-
절 기 감 사청명(淸明) 맑아진다, 내 마음이 이날부터 날 풀리고 화창해진다는 절기, ‘청명’입니다. 한식날과 같거나 전날이죠. 임금은 고을에 새 불을 내리고(賜火), 고을 수령은 한식날 백성에게 나눠줍니다.이 불을 기다리며 찬밥을 먹지요. 아이를 위해 ‘내 나무’를 심고 꿈을 담아 ‘내 나무 노래’도 불렀습니다. 총각은 흠모하는 처녀의 ‘내 나무’에게 몰래 거름을 주기도 했다죠.청명과 삼짇날에 꽃구경도 갔습니다. 흔히 봄꽃놀이의 유래를 일본의 ‘벚꽃놀이’로 알지만, 사실 예부터 ‘답백초(踏白草)’라 하여 봄꽃 찾아가
칼럼·기고
이춘선 기자
2016.04.01 10:30
-
이런 감사표현 어때요SNS 문안인사 벌써 7년 전의 일입니다. 시골에 홀로 계신 어머니가 전화를 걸어오셨습니다.어머니는 상기된 목소리로 이렇게 말씀하셨죠.“둘째야, 다음에 시골에 오거든 문자 보내는 방법을 꼭 가르쳐다오.”사실 그날까지 저는 한 달 내내 매일 빼놓지 않고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어머니에게 문안인사를 드렸습니다.가끔 길게 보내기도 했지만 그냥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라고 보낼 때도 많았지요.하지만 그렇게 짧은 문구에도 어머니는 크게 감동하셨던 모양입니다.현재 어머니는 문자메시지로 세 아들, 며
칼럼·기고
이춘선 기자
2016.04.01 10:30
-
이따구이 순간 따뜻해 진다구 햇살 한줌에꽃봉오리가 활짝 피고촛불 하나에어둠이 사라지듯당신의 미소에세상은 봄이 됩니다. 당신의 하루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필요한 것은특별한 이벤트나 큰 선물이 아닙니다.피부결에 와닿는 바람을 맞으며봄을 느끼고-빨갛게 피어오른 튤립을 보며아름다움에 감탄하며-눈이 마주친 사람에게먼저 눈인사를 해보세요. 지금 이 순간,당신에게 주어진 것에더 많이 감탄하고 감동해보세요. 세상은 당신의 행복을 응원합니다.당신의 미소가 희망입니다.※ 이따구는 ‘이순간 따뜻해진다구’ 의 약자로, 사단법인 행복나눔125
칼럼·기고
이춘선 기자
2016.04.01 10:30
-
알콩달콩 삶의 향기호떡 두 개, 오뎅 네 개가 뿜어낸 것은?원지읍내에는 마담의 후덕함과 쌍화차의 구수함이 항상 흘러넘치는 옥다방도 있고, 간판이 다 떨어져 나간 농약 방도 있다.한 줄에 천 원짜리 김밥과 김밥을 적셔 먹을 시뻘건 떡볶이가 추억의 맛을 선사하려는 듯 가지런히 모습을 드러낸 미미분식집도 있고, 평상에서 아버지들 몇몇이 졸며 바둑을 두고 앉아 계신 농기계 수리점도 있다.그 옆으로는 고추 몇 근, 쌀 몇 되 집에서 들고 나온 어머니들의 이야기가 두런대는 떡방앗간도 있다. 하나같이 읍민들의 젊음을 고스란히 간직한 허름한 건물
칼럼·기고
김현숙 기자
2016.04.01 10:30
-
■ 사람을 살리는 짧은 이야기 촌철활인(寸鐵活人)불행도 내 허락을 받아라 10여 년 전만 해도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성공’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점점 ‘행복’을 더 원하는 추세다.그만큼 성공을 향한 질주가 고달팠다는 얘기며, 그 대열에서 좌절한 이들이 많이 생겨났다는 얘기며, 또 설사 성공을 이뤘다 해도 그 뒤에 허탈감이 컸다는 얘기 아닐까.그리하여 밑도 끝도 없는 성공 추구는 이제 그만, 행복이라도 착실히 챙기자는 심산 아닐까.그런데 행복의 추구도 만만치 않다. 거기에도 턱하니 복병이 있다.바로 녹록치 않은
칼럼·기고
차동엽
2016.04.01 10:30
-
착한 선행 ‘함께해요’ 1분 실천편 - 틀린 그림 찾기광양제철소 파이팅 봉사단, 자매마을 찾아 전기시설 교체 같은 사진 같아도 다른 부분이 일곱 군데입니다. 친해지고 싶은 가족 또는 동료와 함께 1분 안에 찾아보세요. 짧은 시간 동안 서로의 마음이 ‘통’하는 소소한 즐거움을 느껴 보세요.▷간직하고 싶은 추억이 있으세요? 가족 , 동료, 또는 단체사진을 찍은 핸드폰 인증샷을 보내주세요. ‘틀린 그림 찾기’ 소재로 채택됩니다.◇ 보내실 곳 : 이춘선 기자 010-9191-3470 정답총 7개
칼럼·기고
이춘선 기자
2016.04.01 10:30
-
선 행 이 야 기아픈 소나무를 기억해 주세요 영화 ‘명량’을 안 보신 분은 거의 없지 않나 싶습니다. 관객수 1700만 명으로 역대 1위인 데다, 오늘의 한국이 있게 한 이순신 장군의 최대 격전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이 영화에서 단연 기억에 남는 명대사는 “전하,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사옵니다”일 것입니다.막다른 절벽에서도 포기를 모르는 뚝심과 비장미가 유리처럼 부서지기 쉬운 현대인의 마음을 크게 자극시켰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그런데 명량해전을 승리로 이끈 또 다른 일등공신으로 판옥선을 주목하는 분이
칼럼·기고
김서정 기자
2016.04.01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