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간호사의 토크&감사 (8)

감사간호사의 토크&감사 (8)

“아빠가 미안해!”

“아내와 헤어진 후 아이 둘을 혼자 맡아서 키웠다. 아니 내가 키웠다기보다는 아이들 스스로 컸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두 아이가 곤히 잠든 틈을 타 새벽에 출근하고 나면, 누가 깨우지 않아도 벌떡 일어나서 고사리 같은 손으로 밥을 차려먹고 학교를 다녔기 때문이다.

하교한 아이들이 빈집에 우두커니 앉아 마냥 나를 기다린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종일 일하고 힘든 몸으로 바로 들어가기가 너무 싫었다.

일부러 해가 지면 힘들다는 핑계로 한 잔, 속상하다는 이유로 한 잔, 그렇게 포장마차에 앉아 한 잔 술이 한 잔을 부르고 또 한 잔을 부르다 보면 얼큰하게 취한 채 이슥한 밤이 되어서야 일어서고 만다.

좁디좁은 집이라고 들어가 보면 거지꼴로 울다 잠든 아이들 모습에 미안함과 연민이 몰려옴에 속마음과는 달리 짜증부터 내고 마는 무심한 아빠였다.

사실 아빠란 사람의 의무는 용돈 주고 밥 먹여주고 따뜻한 방에서 재워주고 학교 보내주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님을, 두 아이에게 감사편지를 쓰다 보니 이제야 알겠다. 나도 모르게 ‘고맙다, 고맙다’라는 끝 문장이 ‘미안하다, 미안하다’라는 것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 엄마 사랑을 받지 못하게 만들어 미안하다.
- 딴 집 애들처럼 편안히 학교만 다니게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 하루라도 술 마시지 않고 맨 정신에 들어오지 않은 아빠라서 미안하다. 화내고 고함만 치는 아빠라서 미안하다.
- 나 같은 아빠에게서 태어나게 만들어서 미안하다. 그리고 아빠를 떠나지 않아줘서 고맙다, 사랑한다.”

누구는 짜증스럽게 누구는 장난스럽게 하지만 대부분 진지하게 50감사 족자를 채워나가는 가운데, 한쪽 자리에서 조용히 고개를 숙인 채 어깨를 들썩이는 한 아버지의 고백이다.

하얀 족자 위로 뚝뚝 떨어지는 굵은 눈물이, 굳은살이 박이고 손톱에는 기름때가 가득한 투박한 손 사이로 비치는 한 아버지의 여린 마음이 강의실 안에서 조용하고 묵직하게 내 마음을 때리며 가슴을 울렸다.

늦었더라도 너무 늦지 않게, 미안하더라도 더 미안하지 않게 아버지가 먼저 아이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시간!

스스로 못난 아비라 칭하는 누군가의 아버지가 못난 아비가 아님을 고백할 수 있는 시간!

행복을 향해가는 열쇠를 찾아주는 감사쓰기 강의장이다.

 

김현숙 컨설턴트는 대한민국 제1호 T.N(감사간호사)로서 감사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23년차 간호사로 오랜 시간, 임상에서 환자의 신체를 케어하는 일을 하다가 감사를 만난 후 현재는 전국을 다니며 감사쓰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케어하는 일(행복강의, 100감사쓰기 체험, 인성교육, 학부모교육 등)을 하고 있다. 강의 문의   010-2543-0585 diafan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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