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감사를 만난 순간

내가 감사를 만난 순간

너무 낯설었던 다섯 글자

감사는 평범한 주부였던 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마법과도 같았다. 2012년 3월 16일은 나의 쉰번째 생일 날이었다. 감사 동아리 모임에서 감사 쓰기를 처음 만났다.

익숙한 표현임에도 너무 낯설었던 글자 “감사합니다.” 그 다섯 글자의 느낌은 소외감이었고, 비교감이었고, 좌절감이었다.

나는 감사할 일이 하나도 없는데, 참석한 6명의 사람이 돌아가면서 자신의 인생에서 감사한 일들을 이야기했다. ​내 차례가 올수록 두려웠고, 분노의 마음도 일었다.

그 무렵 내가 생각하고 있었던 감사란 이런 것이었다. 백화점에서 물건을 샀을 때 받곤 했던 ‘물기 없는’ 의례적인 인사말 정도?

당시는 감사할 일보다 원망할 일이 더 많았다. 내 차례가 오기 전까지의 콩닥거리던 심장 소리가 지금도 느껴진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다.

타인을 통해 감사한 것들을 듣다가 그것이 내게도 있는 것들임에 놀랐고, “하루 ‘감사합니다’를 백 번 쓰고 말하면 인생이 달라진다”는 누군가의 말을 희망의 끈으로 손에 꼭 쥐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부터 실천한 감사 쓰기가 지금의 나를 만들어 주었음은 물론이다.

감사는 한 부모 가장이었던 내게 당차게 살 수 있는 용기를 주었고, 경제활동과 봉사활동을 병행할 수 있는 직업을 주었다.

학력 결핍에 대한 허기를 이겨내고 나는 현재 상담심리학과 3학년 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다.

두루빛 감사나눔 공동체를 4년이나 이끌어 올 수 있는 끈기의 장소, 나눔의 장소도 제공해 주었다.

감사를 만나기 이전의 삶은 과거의 왜곡된 기억에서 비롯된 불평과 불만에 발목이 잡힌 채 살았다.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도 있었다. ​

감사를 만나 실천에 옮긴 지금의 삶은 당연한 것에도 감사하는 사람, 아직 이룰 것이 많은 꿈꾸는 사람으로 변화시켜 주었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할수록 인정받지 못하는 좌절을 겪으며 힘들어 했던 날들, 행복을 잃고 홀로 버려진 물건 같은 기분, 쓰레기 같다고 좌절하면서 무기력하게 살았던 날들을 다시 일으켜 세워 주었다.

감사가 준 선물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외동딸 승연이는 지금 자신의 삶을 성실히 찾아가고 있고, 외로운 우리 가정에 감사를 실천하는 아들과 딸들을 10명이나 보내 주셨다.

불정초등학교 5학년 때 감사쓰기를 시작한 그 아이들이 지금 6학년이 되어서도 544일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실천하고 있다.

나는 그들이 감사를 쓸 수 있도록 격려의 댓글을 달아주는 선플운동을 하고 있다. 이 경험들을 모아 ‘호호 아줌마의 감사 한 그릇’이라는 책을 세상에 내놓기도 했다.

지금도 생활속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은 나를 힘들게 하고, 좌절하게 한다. 불만스러운 일도 계속 생겨나고, 걱정도 끊임없이 생긴다.

그러나 이제 나는 두렵지 않다.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것을 알았기에 조급증을 내려놓는다.

행복의 반대가 불행이라고 했던가? 하지만 나는 행복의 반대는 무기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제 더 이상 문제나 걱정 앞에서 무기력한 사람으로 서 있지 않을 것이다. 감사와 만난 지 4년이 된 현재의 나는 내면에 평화적 감수성을 가득 담은 꿀단지가 되었다.

건강과 감사로 균형을 맞춰가며 살고 있는 나는 감사함으로 내 일생을 마치는 날까지 실천할 수 있도록 오늘 하루를 소중히 받아들인다.

호영미 두루빛 감사나눔 공동체 대표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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