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 대상을 이해하고 성찰하는 삶도 행복의 키워드

행복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
비교 대상을 이해하고 성찰하는 삶도 행복의 키워드

장기간 베스트셀러이자 영화로도 만들어진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을 보면, 행복의 조건 23가지가 나온다. 첫 번째가 “행복의 비밀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인데, 과연 가능할까?

뇌과학 전문가 박문호에 따르면, 사람의 인식 과정은 기본적으로 차이를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즉 우리의 감각 기관은 모양, 온도, 바람의 차이 등이 있어야만 느낌이 오고 그것이 생각으로 만들어지는데, 세상 모든 것이 똑같다면 인식이라는 지각 작용은 일어날 수가 없고, 그렇게 되면 목적 지향적인 삶 자체는 성립되기 어렵다는 말이다.

이 분야를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은 뇌과학자나 철학자 혹은 종교인들의 영역이지만,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도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다. 이유는 이렇다.

눈을 감고 귀를 막고 다니지 않는 이상 사방팔방 모두 외양이 달라 자연스레 비교가 되는데, 어떻게 본능적인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우라는 것인가? 그래야만 행복하다는 데, 그것을 해내지 못하면 행복하기 힘들다는 데, 참으로 난감한 문제이다.

역사가, 철학자, 심리학자들이 발견한 전 세계의 행복 이야기를 모아 놓았다는 ‘행복에 대한 거의 모든 것들’을 보면, “진정한 행복이란 단순히 ‘주관적으로 좋다고 느끼는’ 삶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좋은’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라는 부분이 있다.

일반적인 행복론에서 항상 앞을 차지하고 있는 ‘비교 금지’ 항목과 견주어 보면, ‘비교 금지’는 ‘주관적으로 좋다고 느끼는’ 삶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당장 이사 갈 집이 없는데 어떻게 타워팰리스를 보며 행복할 수 있을까,

암 선고를 받아 눈앞이 캄캄한 데 어떻게 건강한 사람을 보며 행복할 수 있을까 등등의 처지에 놓인 사람들은 ‘비교 금지’를 당장 수긍하지 못한다. 그것은 부득불 행복론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꾸뻬 씨는 이 문제의 본질을 뭐라고 생각할까?

조선일보 인터뷰를 보면 꾸뻬 씨는 “우리는 그것을(비교하는 것) 조절하는 법을 배워야 하고,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라고 주문한다.

여기서 우리 대부분은 ‘조절하는 법’과 ‘만족하는 법’에 방점을 두고 생각 바꾸기에 전력한다.

하지만 이는 웬만한 노력으로는 해내기 힘든 고도의 수행 과정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평범한 우리들은 차이와 비교를 통해서 삶을 꾸려나가는 게 일반적인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꾸뻬 씨의 지침을 받아들여 일상에서 ‘비교 금지’를 개인적으로 열심히 실천하고 있는데, 유엔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의 ‘세계행복보고서 2016’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북한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들을 상대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 기대수명 중 건강하게 사는 기간, 사회적 도움, 신뢰(정부와 기업의 부패), 인생 선택에서의 자유, 관대성(기부)’ 등 여섯 가지 요인을 주관적으로 물어 행복지수를 산출하는 이 보고서는 엄연히 비교 수치를 산출하고 있는데 말이다.

더군다나 우리가 사는 한국의 행복지수가 작년 47위에서 58위로 더 떨어졌다는 결과를 보면, 개인의 노력은 순간 위축될 수도 있지 않을까?

행복나눔125의 오세천 컨설턴트는 “성공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하면 성공합니다. 즉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행복을 느끼는 것입니다. 행복은 성공하는 능력이며 감사는 행복하게 되는 실천적 기술입니다”라고 행복나눔 강의 때마다 강조한다.

‘비교 금지’를 새롭게 보려면 우리는 ‘살기 위해 행복을 느끼는 것’이라는 부분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이유는 이렇다. 사실 성공, 행복이란 키워드는 사회적 추상명사이다. 그래서 수많은 사상과 견해가 있는 것이고, 관점의 차이 때문에 그것을 하나로 통일해 내기도 어렵고, 또 굳이 그렇게 할 필요도 없다. 우리의 삶은 저마다의 개인이 ‘살기 위한’ 지난한 몸부림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개인의 삶은 사회적 삶과 항상 긴밀한 결합 관계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행복의 중요 조건이 ‘비교 금지’라고 말하면서도, 국가 간 행복지수에 순위를 매기는 행동을 거부감 없이 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개인을 넘어 모두가 ‘살기 위한’ 커다란 삶의 틀이라는 것을 성찰해내지 못하면, 개인의 노력은 행복이라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세계 100대 행복학자에 선정된 서은국 교수의 ‘행복의 기원’을 보면 “왜 생각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행복해지기 어려운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렇다. 행복은 사람 안에서 만들어지는 복잡한 경험이고, 생각은 그의 특성 중 아주 작은 일부분이기 때문이다”라며 행복은 삶에서 나오는 감정의 과정임을 강조한다.

작은 일부분을 넘어서는 것, 그것은 비교의 대상들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성찰이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처럼, 이해와 성찰은 분명 행복의 또다른 키워드이다.

소중한 글입니다.
"좋아요" 이모티콘 또는 1감사 댓글 달기
칭찬.지지.격려가 큰 힘이 됩니다.

저작권자 © 감사나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