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감사를 만난 순간

내가 감사를 만난 순간

감사는 우리 인생 ‘신의 한 수’

2006년경 일본의 노인병원을 여러 차례 견학할 기회가 있었다. 우리나라와 달리 노인의료의 선진국인 일본은 모든 시설이 노인들이 남은 생을 아름답게 보낼 수 있도록 정부 정책으로 노인의료서비스를 발전시켜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을까를 고민하던 중 병원의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고 노인인권을 지켜드리기 위한 ‘존엄케어’를 전국 요양병원으로는 세 번째로 도입했다.

먼저 도입한 병원들을 찾아 벤치마킹하고 관련된 서적을 구입해 직원들과 함께 읽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 시행하기로 하였다.

시작부터 큰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어려웠지만, 생각의 전환점을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여러 존엄케어 사례가 발표되면서 직원들 모두는 우리가 해냈다는 자긍심과 함께 직장에 대한 애사심을 키우며 확실히 우리만의 존엄케어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요양병원에서 환자를 케어 한다는 것은 모든 것이 사람의 손이 필요한 일들이다. 존엄케어 서비스의 질이 향상될수록 직원들의 노동강도는 심해졌다. 직업에 대한 보람은 느끼지만 업무는 점점 힘겨워지면서 존엄케어의 진정성이 문제가 되었다.

어떻게 하면 환자들을 내 부모님, 내 가족처럼 모실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천지세무법인의 박점식 회장님으로부터 ‘당신은 내 심장의 주인’이라는 책 한권을 선물 받았다. 불만과 시기로 팽배한 세상에서 감사만으로 행복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병원업계 최초로 ‘감사’를 경영에 도입하였다. 그 결과 소원했던 가족관계가 좋아졌으며 직원 간에 서로 소통하고 배려하는 조직문화가 정착되었다.

또한 이어서 진행한 ‘독서경영’의 토론문화를 통해 서로의 경험과 삶을 공유하고 이해하게 됨으로서 ‘내가 아닌 우리’라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진정성이 담긴 존엄케어와 감사활동의 성과가 입소문이 나자 동종업계 벤치마킹이 이어졌으며, 우리나라 최고 병원인 서울아산병원에서 존엄케어와 감사나눔을 주제로 강연을 하는 영광도 누렸다.

“나도 늙어서 가고 싶고 내 부모님도 모시고 싶은 병원이지만 정작 담당자로서 일하기에는 너무 힘든 병원이라 내가 근무하고 싶지는 않다.”

존엄케어를 바라보는 직원들의 솔직한 심정은 이런 것이었다. 그랬던 직원들이 감사를 통해 어르신들을 존중하며 미소 띤 얼굴로 땀 흘리는 모습을 보면, 요즘은 경영자로서 이러한 직원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에 큰 행복감을 느낀다.

존엄케어의 진정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감사를 도입했던 우리는 한발 더 나아가 나눔을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모든 직원들이 급여의 1%내에서 십시일반 돈을 모아 두 가지 감사펀드를 조성한 것이다.

그중 내부펀드는 병원 내 보호자가 없는 어려운 환자들을 돕고, 외부펀드는 국가와 지역사회로부터 소외된 이웃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감사와 함께 정착된  나눔의 문화는 우리에게 또 다른 보람을 선사해 주었다.

2년 전 감사나눔신문 웹툰에서 읽었던 이야기처럼, 흠잡을 데 없는 소통의 도구로서 행복의 길잡이가 되는 감사. 우리 인생에도 ‘신의 한 수’가 있다면 바로 ‘감사’가 아닐까?

이윤환 인덕의료재단 이사장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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