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ICT 안전관리자 박인만 부장의 ‘감성안전’ 현장고백

안전 감사

감성안전=오감안전(예감, 영감, 감사, 감성, 감동)
포스코ICT 안전관리자 박인만 부장의 ‘감성안전’ 현장고백

포스코패밀리 안전경영 대상에 국내/글로벌 사업현장에서 무재해 3년을 달성한 포스코ICT(대표이사 최두환)가 선정됐다. 이는 ‘재해 없는 일터로 인간존중 실현’ 가치를 이루고자 하는 마음으로 일하는 2,000여명 전 직원이 함께 이뤄낸 쾌거이기도 하다.

특히, 포스코 본사 사무국 팀장으로부터 한 통의 감사편지와 함께 ‘감성안전 전도사, InMan Park’ 별명을 얻은 박인만 부장의 고백을 통해 현장에서의 안전 중요성을 위한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따라가 본다.

(편집자 주) 

 

2017년 11월 어느 날, 포스코패밀리 안전대상 심사 대표현장 점검으로 청라국제도시 복합시설 신축현장을 방문한 포스코 글로벌 안전진단팀과 함께 현장심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안전보건활동 발표가 끝난 후 본사 사무국 팀장으로부터 한 통의 감사편지와 함께 전해온 “감성안전 전도사, InMan Park”.

‘와~.’ 기분 좋은 별명을 얻었습니다. 신학대학을 나오지도 않은 나에게 전도사란 별명이 붙여졌습니다. 교회도 아닌 회사 건설현장에서 말입니다.

저는 지금의 일인 안전관리자의 일을 시작한 지 3년차 초보자입니다. 산업안전기사 자격을 대학 3학년 시절 ROTC 훈련 중 특수병과에 배속 받기 위한 스펙으로 취득한 후 30년을 서랍 속에 잠재우다가 회사의 배려로 안전관리자의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어쩌면 10년 전 사회복지대학원 논문을 쓰면서 “내 일로서 생명을 살리게 하소서” 기도해 오던 그 소원을 이루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저는 청라국제도시 복합시설 신축현장의 안전보건관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의 안전 철학은 “인간존중·근로존중·행복한 현장”입니다.

 

현장 속으로’ 그곳에선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포스코ICT 청라현장을 찾아가다

1 >>>>> 감사로 시작하는 현장 시무식

“감사하면서 안전작업하겠습니다”라는 다짐으로 시작하는 시무식 모습.

1>>> 2018년 1월 2일, 우리 현장 무재해 411일째, 76,000시간 달성이 오늘 하루의 시작 목표입니다.

현장소장 배명훈SM은 언제 준비했는지 시무식 현수막을 가져왔고, 공무담당 윤성종SM은 따끈한 아메리카노 커피와 다과를 준비해왔습니다.

협력사 소장님과 관리감독자들이 모두 한자리에 둘러앉아 이야기와 덕담을 나누었습니다. 이야기의 주제는 ‘2017년 못다 한 감사 이야기와 2018년 개인적인 기대와 소망들’이었습니다.

기계설비를 담당하는 S회사 소장은 “처음 이곳 현장에 왔을 때 정말 당황했습니다. 그동안 A건설, B물산, C건설 등에서 접한 현장의 익숙했던 분위기와는 너무나도 다른 분위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제는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저도 감사하면서 안전 작업하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공무를 담당하는 K과장도 질세라 거듭니다. “가족처럼 따뜻한 현장은 이곳이 처음입니다. 공사 끝나고 다른 현장 가더라도 이렇게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생겼습니다.”

 

2 >>>>> 정기 안전교육 마치기 전 15분 “뻔한 이야기”

뻔한 이야기이지만,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 됐다”라며 반겨했다.

2>>> 한 달에 2시간씩 갖는 근로자 안전 교육 시간입니다. 좌석배치를 달리했습니다.

전원이 원형극장의 토의형식으로 한 사람씩 돌아가며 현장에서 일어난 사고로 죽을 뻔했던 경험, 다칠 뻔한 이야기,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앗차’ 사고 사례, 주변에서 들었던 재해사고 사례들을 이야기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아무래도 어색한 분위기와 익숙하지 않은 탓에 처음에는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방법을 바꿔 이름을 호명했습니다. “~~뻔한 이야기, 뻔한 경험을 나눠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주거니 받거니 한두 마디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나오는 이야기들마다 “재미있었다”,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 됐다”는 고백들을 해주셨습니다.

안전 교육을 마치기 15분 전에, 꽃 편지지와 봉투를 나누어 드렸습니다. 부모님, 자녀들, 아내에게 감사 이야기를 적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망설이고 주저하는 분들에게는 안전 교육의 의무사항이라고 살짝 뻥(?)도 치며 그렇게 쓰기 시작했습니다. 가슴 따뜻한 글들이 하나둘씩 나오면서 40대 후반 신규 근로자가 교육장을 나서면서 한마디 툭 던집니다.

“평생 기억에 남는 안전교육입니다.”

교육장 밖에서 도면 작업 하던 한 직원도 “아내와 딸에게 감사의 꽃 편지를 보낸 후 집안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감사의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3 >>>>> 성탄절 선물, 아내의 속옷

안전쿠폰으로 가족들에게 줄 선물을 고르며 즐거워하고 있다.

우리 현장에서는 ‘안전쿠폰Safety Coupon’ 제도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앗차’ 사고Near Miss사례를 제안해오면 자체적으로 제작한 쿠폰을 발행하고, 근로자들은 자신이 사고 싶었던 물건을 기록하여 안전 관리자에게 전달하면 그 물건을 구매해주는 제도인데 근로자들 사이에서 아직까지는 제법 반응이 좋습니다.

성탄절을 2주 앞둔 어느 날, 중국계 한국인 근로자 L씨가 안전 사례와 함께 ‘아내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보내왔습니다.

안전팀 직원들은 서로 무엇을 살까 하다가 초콜릿과 아내 속옷 등 두 가지 사진을 찍어서 L씨에게 보내 한 가지를 선택하라고 했습니다.

L씨는 “아내 속옷을 사달라”고 했습니다. 그는 결혼한 지 1년 8개월이 되었고, 어린아이와 함께 세 식구가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여자 속옷을 즉시 구매하였고, 문방구에 가서 선물포장용 아트박스와 리본 그리고 막대사탕과 껌, 초콜릿, 꽃 편지지와 예쁜 봉투를 사들고, 아침 안전조회 가 끝난 뒤 TBM시간에 L씨를 근로자 쉼터로 초청했습니다.

함께 선물을 포장하고, 아내에게 감사의 편지를 쓰라고 권유했습니다.

편지를 쓸 줄 모르는 L씨에게 편지 내용을 불러주면 받아 적겠노라는 L씨와 함께 아내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아내 산산아, 그동안 당신 한국에 와서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감사합니다.”

L씨의 손은 떨렸지만, 아내를 사랑하는 그 뜨거운 마음만큼은 아내에게 전달될 것입니다.

 

4 >>>>> 반가운 피드백, “가족 같습니다.”

무재해 3만 시간을 기록한 현장에서 안전기원제를 지낸 뒤의 뒤풀이 모습.

4>>> 청라 현장 개설 298일 무재해 3만 시간입니다. 이러저러한 분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갑니다.

키 큰 용접 반장님, 지하층 매연 해결을 건의하셨던 벡코와 도자 李반장님, 늘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는 경비아저씨, 청소와 널브러진 소변통 치워 주시는 김씨 아저씨,

가설계단이 가파르니 조치해달라는 변차장, 여자화장실 비누가 없다던 이 여사님, 핸드폰으로 중국에 있는 손자 사진 자랑하던 연변 아저씨 등 모든 분들이 고마운 분들이고, 감사한 분들입니다. 

오늘 안전기원제 행사를 통하여 떡과 고기, 과일, 음료로 한 끼 저녁 잔치를 열었습니다. 전자레인지, 프라이팬, 양수냄비, 락애락 밥통, 헤어드라이어와 제임스 딘의 빨간 팬티….

그동안의 안전을 위한 노력들에 대한 감사와 보답하는 차원에서 가진 ‘행운권’ 추첨시간은 보너스 해피타임입니다.

구석 테이블에서 근로자들과 합석했던 C직원이 근로자들의 이야기를 듣다 “너무 기분 좋다”며 전해준 피드백 내용입니다.

“포스코 계열사와 두어 번 일해 봤는데 … 이 현장은 좀 다른 것 같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가족 같이 느껴집니다.”

 

5 >>>>> 감성안전, 오감전도사로 준공 때까지 안전 책임지겠습니다.

감성안전=오감안전을 전해준 박인만 부장(오른쪽)

5>>> ‘감성안전’이란 단어의 정의를 살펴보면 작업자 스스로가 마음을 움직여 안전의식을 갖춘다는 뜻입니다.

즉, 안전에 대한 강요와 통제 대신 근로자들의 감성을 자극해 자발적인 안전문화 정착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 감성안전으로만 현장의 안전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익히고, 선배들로부터 배운 감성안전의 비밀은 “오감안전”이라고 자신 있게 공유합니다. ‘오감안전은’ 예감, 영감, 감사, 감성, 감동을 말합니다.

첫 번째로 예감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고,

두 번째로 영감 정신으로 모든 사람들을 따뜻하게 대하며,

세 번째로 평범한 일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여,

네 번째로 감성통로를 활짝 열어,

다섯 번째 감동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자율 안전이 이루어진다고 믿는 것이 오감안전입니다.

포스코ICT 현장작업자인 우리들은 오는 2019년 4월 준공까지 수백 명의 근로자들과 함께 안전작업을 이어갈 것입니다.

스스로가 챙겨가고, 서로서로 챙겨주는 감사하는 안전현장, 건강한 근로자, 자상한 관리자, 행복한 아빠가 될 것입니다. 또한, 모든 부모님들을 기쁘게 해드리고, 고마워하는 아들들이 될 것입니다.

글=박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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