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도, 보이지 않는 것도 다 중요하다

사진 속 감사

‘무제’. 밀려오는 파도와 닻의 각도로 인해 만들어진 닻 그림자의 형태는 존재의 의미를 재발견하게 한다.

 

‘닻’은 배를 한곳에 머물게 하기 위하여 줄을 매어 물 밑바닥으로 가라앉히는 갈고리 모양의 기구를 말한다. 강철로 만들며, 배에 묶여 있는 쇠사슬의 끝에 달려 있다. 강철로 만들어진 흑백사진 속 ‘닻’은 사람으로 치면, 날카롭고 차가워 보여 쉬이 옆에 가기도 어려운 사람처럼 보인다. 

‘닻’을 찍은 사진작가는 저 한 장의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기다림과 관찰이 필요했다’고 고백한다.

그는 닻이 놓여있는 장소와 밀려오는 파도의 간격, 그리고 닻과 뻘이 만나 열리는 비밀스러운 공간이 생기는 순간까지의 기다림도 아까워하지 않았다. 

닻의 일차적인 존재 의미는 ‘배를 머물게 하는 것’이지만, 이차적인 존재 의미는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에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리를 지킨 ‘사랑의 완성’을 보여줬다.

당당하고 자신감이 ‘뿜뿜’ 넘쳐흐르는 ‘닻’의 모습은 사랑마저 쟁취해내는 젊은이의 힘마저 느껴진다.  
‘닻’은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보이는가! 관심과 관찰, 기다림을 통해 반쪽과 반쪽이 만나 ‘행복’이라는 완전한 형태를 만들어 냈음을.”

무제임을 알면서도 굳이 작가에게 ‘제목’을 궁금해한 까닭은 ‘작가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을 나도 보았음’을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리라.

지난 1월 6일 경인미술관에서 사진동호회 ‘포토 사진속으로(이하, 사진속으로)’ 두번째 사진전이 열렸다. 미국 프로사진작가협회인 PAA정회원인 사진작가 케니 강의 지도하에 활동을 이어온 10여명의 ‘사진속으로’ 회원들은 일년 동안의 출사기간에 찍은 작품들 중에서도 대표작들을 선보였다. 

‘사진속으로’ 회원이자, ‘어머니 1,000감사’로 유명한 박점식 회장의 작품도 볼 수 있었는데 눈에 띈 작품 하나가 바로 뻘밭 위에 놓여있는 ‘닻’이었다.

박 회장은 출사를 “부족한 것을 채워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카메라를 갖고다니며 장소에 상관없이 항상 사물과 풍경속에서 피사체를 찾으면 ‘존재의 의미’를 찾아 최대한 잘 표현할 수 있도록 하려고 노력한다. 멋진 작품을 위해서는 참고,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존재의 의미를 가장 잘 표현한 시가 바로 김춘수의 ‘꽃’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박 회장의  ‘부치지 못한 1000통의 감사편지’를 보면 어머니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보통 사람이면 그냥 스쳐갔을 일도 ‘꼼꼼하고 자세하게’ 기억해 감사의 글로 표현했음을 알 수 있다.

박 회장 또한 김춘수 시인처럼 모든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고, 존재의 의미에 대한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 그리고 그 가치를 찾아내는 길이 바로 ‘감사’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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