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 칼럼

우리는 흔히 협력(cooperation)과 협업(collaboration)을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센을 비롯한 일부 경영학자들은 학문적으로 사용할 때 엄격하게 구분하여 사용한다.

협력은 한 가지 일을 여러 개로 나누어 여러 사람이 동시에 진행하여 그 결과를 합하여 하나 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협업은 한 가지 일을 이루기 위하여 서로 다른 부서나 다른 회사 사람들이 모여 토론이나 의사결정 과정을 통하여 어떤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협업이 중요하게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애플이 산업 생태계를 바꾸는 플랫폼이라는 것을 내놓으며 산업 경쟁력의 패러다임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당시 잘 나가던 소니는 사업부 간 치열한 경쟁에 긍지를 느끼는 회사였다. 그런데 기업문화는 그대로 두고 협업을 시도하였다. 이러한 소니 커넥트는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소니는 커넥트의 실패로 2005년 이데이 노부유키 회장이 사임하고 후임으로 하워드 스트링거가 소니 전체를 지휘하는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협업을 외치지만 잘 되지 않는 것은 협업의 토양인 기업문화를 협업이 가능한 토양으로 바꾸지 않고 협업을 추진하기 때문이다.

스탠퍼드대학의 리 로스 교수팀은 최고경영자가 사용하는 단어 하나를 바꾸는 실험을 했다. ‘협력’을 의미하는 ‘공동체 게임’을 ‘경쟁’을 의미하는 ‘월 스트리트 게임’으로 바꾸었더니 70% 협력, 30% 배신이었던 것이 70% 배신, 30% 협력으로 바뀌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볼 때 기업에서 사용하는 말을 서로 협력을 촉진하게 하는 말로 대체해 사용하는 것도 협업이 잘 이루어지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감사경영을 오래 실행하고 있는 네패스의 이병구 회장께서 회사 내에서 사용하는 말을 명령어를 쓰지 말도록 한 것이 좋은 예이다. 감사나눔신문이 월성 원자력 발전소 프로젝트를 할 때 “기초질서를 지킵시다” 하던 구호를 “기초질서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로 바꾸어 시험한 결과도 말의 중요성을 입증한 것이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방호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코스원에게 “라이트 켜주세요”보다는 “라이트 켜주셔서 감사합니다”로 바꾸어 볼 것을 건의했더니 검토하겠다고 했다.

한센 교수는 미국이 9.11테러에 대한 완전한 정보를 갖고도 관계 기관 사이에 협업이 안 되어 불행을 불러일으켰다며 협업을 방해하는 네 가지 장벽과 그에 대한 세 가지 해결책을 제시했다. 해결책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람을 통합하라. 둘째, 자신의 업무성과를 내면서 다른 부서의 업무를 잘 지원하도록 하는 T형 경영을 하라. 셋째, 많은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하라.

이 세 가지 해결책을 통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감사경영이다. 감사경영의 좋은 사례가 포스코 광양제철소 생산출하 파트와 포스코 ICT 그리고 하역회사 항만노조 직원들과의 협업이다. 이들은 협업을 통하여 지난 6년간 크레인 대당 처리 능력을 2012년 1700톤 수준에서 2000톤, 2700톤, 2018년 4100톤까지 상승시켰다.

협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꼭 이루어야 할 과제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 협업을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기업문화를 감사문화로 바꾸는 것이 선결 과제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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