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속 감사 - 탈북자에 무료 영어교육하는 케이시 라티그

 

일반주택과 다름없는 허름한 사무실에서 탈북자들을 위한 무료 영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TNKR(Tech North Korean Refugees)공동대표 케이시 라티그 씨와 이은구 씨를 만났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수많은 외래어와 영어에 노출되어 살기에 인식조차 하지 못하지만, 영어를 접해본 적이 없는 탈북자들에게 영어는 생존문제에 버금갈 정도로 어려운 과제이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이곳을 거쳐 간 탈북자는 400여명, 이들을 가르친 자원봉사 외국인 선생님은 600명이 넘는다. 미국인으로서 TNKR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케이시 씨는 하버드를 졸업한 우수한 재원인데, 굳이 남의 나라까지 와서 탈북자를 돕고 지원하는 활동 이유가 궁금했다. 

-다른 봉사조직도 많은데 왜 굳이 이 일을 선택했나?

하버드를 졸업하고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카토(CATO) 인스티튜트’라는 싱크탱크에서 연구원 생활을 했다. 거기서는 주로 큰 단체나 정책에 대한 일들을 다룬다. 하지만 나는 어려움에 처한 개인들을 돕고 그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일에 더 관심이 많다. 탈북자들을 도우며 자유에 대한 존중이 그 무엇보다 가치 있는 일임을 새삼 확인한다. 

-지금껏 해온 다른 봉사와 이곳에서의 봉사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미국에서는 특히 흑인들의 교육을 위해 노력했다. 탈북민들을 위한 일은 그것과 차원이 다르다. 그들은 자유를 위해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이기에 그들을 돕는 건 무엇보다 귀하고  가치 있는 일이다.  

사무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탈북자들의 감사편지를 보며, 케이시 씨가 생각하는  ‘감사’란 어떤 것인지 들어보고 싶었다. 그는 자신의 얼굴이 새겨진 머그컵을 들어보이며 말했다. “이 컵은 내게 한 번도 감사를 표한 적이 없는 탈북자가 만들어 준 것이다. 말로 드러내진 않더라도 사람들은 모두 감사를 품고 있다. 다만 각기 다른 방식으로 그것을 표현할 뿐이다. 벽에 붙은 이런 편지나 이메일, 머그컵 등으로.”  

북한 핵문제에 따른 남북 간, 북미 간 정상회담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지금. 그 문제의 실제적인 당사자임에도 아무런 주목이나 관심도 받지 못한 채 소외된 탈북자들의 더 나은 삶과 미래를 위해 음지에서 묵묵히 그들을 돕는 사람들. TNKR 대표들과 외국인 선생님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바친다.  

후원문의(02)6929-0942         

 

김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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