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와 유권자에게 권하는 감사

모두를 위한 지방선거
‘4,206명.’
2017년 대한민국 선출직 공무원의 숫자입니다. 대통령, 국회의원, 도지사, 시장, 교육감, 구청장, 군수, 도의원, 시의원, 구의원, 군의원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그 외 공무원은 대부분 직급을 가릴 것 없이 어려운 시험을 통과한 임명직입니다.

‘당선사례(當選謝禮).’

전쟁 같은 선거가 끝나고 난 뒤 당선된 후보자들이 붙이는 벽보입니다. 이때 반드시 등장하는 문구가 있습니다. “유권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공약(公約).’

후보들이 내세운 정책들입니다. 그런데 이를 믿는 유권자들은 별로 없습니다. 모두 이렇게 받아들입니다. ‘공약(空約).’ 막대한 세금과 금쪽같은 시간을 들여서 치르는 선거에 왜 이런 낭비적인 말들이 각인되어 있을까요?

2018년 6월 13일(수요일)은 4년마다 한 번씩 시행되는 대한민국 지방선거일입니다. 나라 전체를 살펴봐야 하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과는 다른 지역 일꾼을 뽑는 날입니다. 공약(公約)은 분명 쏟아질 것입니다. 초반에는 이에 관심을 갖다가 막바지에는 결국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 되고, 인신공격성 흑색선전만 난무할 것입니다.

감사나눔신문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고 정말 모두를 위한 선거가 될 수 있는 방안을 조심스레 제안해 봅니다.

 

“100감사 바람이 불 것에 미리 감사합니다”

 

링컨 같은 지도자가 되려면
“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shall not perish from the earth.”(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가 이 땅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1863년 11월 19일 펜실베이니아 주 게티즈버그에서 열린 국립묘지 봉헌식에서 에이브러햄 링컨이 한 연설문 일부입니다. 전체 연설도 300여 낱말로 3분 남짓의 짧은 연설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세계적으로 회자되는 가장 유명한 연설로 남아 있습니다. 이유는 뭘까요? 민주주의를 단 한마디로 요약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국가의 실체를 단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대한민국 헌법 제1조에 나와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링컨 같은 지도자가 될 수 있는 방법, 대한민국 헌법 제1조를 반드시 잊지 않는 후보자가 되는 방법, 국민으로서 권력을 갖는 방법, 그것은 후보자와 유권자 모두 100감사를 써보는 것입니다.

후보자 100감사의 예
‘당선사례(當選謝禮)’에 들어가 있는 ‘사(謝)’는 ‘감사(感謝)’의 ‘사’와 같습니다. 이때의 ‘사(謝)’를 나누어 보면 ‘언(言)’, ‘신(身)’, ‘촌(寸)’입니다. 풀이해 보면, 몸을 마디마디 구부리는 자세로 말을 하는 것입니다. 겸손의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말을 책임지는 것입니다. 즉 공약집에 있는 공약을 꼭 실천하겠다는 결의가 있어야만 진짜 당선사례라고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 직접적으로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먼저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을 향한 100감사를 쓰는 것입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편의상 유토피아를 상징하는 ‘이어도’를 지역명으로 하겠습니다.

“1. 이어도 유권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홍길동 후보자입니다. 감사합니다.
2. 이어도에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마했습니다. 감사합니다.
3. 문제 해결 방법은 제 공약집에 나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4. 1번 공약은 우리 동네 쓰레기 대란을 해결하는 것입니다. 이를 꼭 지킬 것에 미리 감사합니다.
5. 2번 공약은 우리 동네 미세먼지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중앙 정부와 협력하여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100. 제가 내건 공약을 지키지 않으면 저는 사퇴를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일단 한 번 써보면 어떨까 합니다. 머릿속으로 상상하지 말고 꼭 써보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후보자들이 만든 공약집에 대한 온갖 생각들이 스밀 것입니다. 이 공약이 진짜 공약(公約)인지, 거짓 공약(空約)인지를 말입니다.

 

유권자 100감사의 예
이번에는 유권자들이 후보자에 대해 100감사 쓰기를 해보는 것입니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에게 써도 좋고, 지지하지 않지만 당선 가능성이 있는 후보자에게 당부의 감사를 쓸 수도 있습니다. 

먼저, 지지 후보자에게 이렇게 써봅니다.
“1. 홍길동 님, 선거에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2. 교통 문제를 해결하신다고 해서 지지합니다. 감사합니다.
3. 교육 재정을 확충한다고 해서 지지합니다. 감사합니다.
4. 치안 강화를 해준다고 해서 지지합니다. 감사합니다.
5. 녹지를 늘려준다고 해서 지지합니다. 감사합니다.
……
100. 이 공약을 꼭 이행하실 것에 미리 감사합니다.”


다음으로, 지지하지 않지만 당선 가능성 있는 후보자에게 이렇게 써봅니다.
“1. 후보님을 지지하지 않지만, 교통 문제 해결 방법은 와 닿습니다. 감사합니다.
2. 교육 재정 확충 방법은 현실성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3. 치안 강화 방안이 마음에 듭니다. 감사합니다.
4. 녹지를 늘린다는 방안이 구체적입니다. 감사합니다.
5. 공약을 위해 많은 연구를 한 것 같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
100. 이 공약을 이행하지 않으면 사퇴 운동에 나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굳이 이렇게까지 써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그래도 한 번 써보면 어떨까 합니다. 공약을 보는 눈이 깊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공약(公約)이 되다
감사는 관찰이고 기록입니다. ‘감사’를 키워드로 상대를 관찰하기 시작하면 전보다 더 깊이 많이 보게 됩니다. 나와 무관한 관찰이 아니라 상대와 공존하며 상생하는 관찰이기 때문입니다. 즉 당선을 위한 민심 수습이 아니라 민심을 만드는 지역민들과 정말로 함께 가기 위한 관찰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역민들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실질적인 문제와 동떨어진 공허한 공약은 절대 만들어낼 수 없게 됩니다.

감사를 기업문화로 받아들여 일상에서 실천하고 있는 기업들은 좋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감사로 관찰이 깊어지고, 기록으로 일에 대한 구체적 파악이 가능해져 난제들을 실질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문제를 보는 눈이 정확해졌다는 것입니다.

인류가 만든 최고의 발명품은 ‘민주주의’입니다. 추상적인 개념인 ‘민주주의’, 이는 우리가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그 체감은 구체적인 삶에서 비롯됩니다. 구체적인 삶은 정치인들의 정책에서 많은 것들이 결정됩니다. 어느 것 하나 대충 보아 넘길 수 없습니다. 그것은 후보자도 유권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매개는 공약(公約)입니다.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는 공약(公約), 이것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한 번쯤 해볼 수 있는 방안, 그것은 서로를 향해 100감사를 써보는 것입니다. 그러면 분명 달라질 것입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감사 쓰기 바람이 불 것을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김서정 기자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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