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창

소크라테스의 아내는 원래 악처로 이름이 높았다. 소크라테스는 아내에게서 말로 다할 수 없는 욕설을 듣는 것은 물론 때로는 그보다 더 심한 육체적인 괴로움을 당하기까지 했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이 위대한 철학자가 하필 그와 같은 악처에게 시달리면서 고생을 할 필요가 어디 있느냐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마침내 어떤 사람이 소크라테스를 찾아가서 “선생님, 무엇 때문에 그와 같이 악한 여자를 아내로 삼고 사십니까?” 하고 물었다. 이 말에 대하여 소크라테스는 조용히 다음과 같이 말했다. 

“훌륭한 기수는 가장 성질이 사나운 말을 택하는 법이라네. 어째서 그러냐하면, 그런 말을 잘 달래서 탈 수 있는 사람이면 다른 어떤 말도 다 잘 탈 수가 있기 때문이네. 나도 지금 내 아내를 잘 달랠 수만 있다면 다른 사람의 어떠한 성질이라도 잘 달랠 수가 있을 것이네.”

소크라테스의 말을 듣고 그에게 질문한 사람은 새로운 진리를 깨닫고 발길을 돌렸다. 그것은 소크라테스는 가정의 평화를 자신이 지닌 힘이 아닌 부드러움으로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라틴어로 평화라는 말에는 두 가지 단어가 있다. 팍스(pax)와 샬롬(shalom)이 그것이다.

팍스는 로마인들이 추구하는 평화였는데 법이나 힘 같은 물질적인 것으로 세상을 평화롭게 하는 것을 의미했다. 로마는 이런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넓은 땅을 정복했고 지배했다. 로마는 하루도 피를 흘리지 않는 날이 없었고 결국에는 그 힘과 물질에 의해 멸망하고 말았다.

팍스 로마나(Pax Romana)는 19C 영국의 식민지 통치인 팍스 브리태니카(Pax Britannica)를 거쳐 현재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이에 반해 샬롬이 의미하는 평화는 로마 식민지 백성인 히브리 민족이 표현한 것으로 내적이며 정신적인 것이다. 히브리인들은 건강한 자나 성공한 자는 물론 병든 자나 가난한 자들과도 ‘샬롬’이라는 인사를 주고받았다. 오늘날 우리들이 구해야 할 평화는 팍스가 아니라 샬롬이다. 

성경에서 말하는 행복의 절대 조건도 마음의 평안인 샬롬이다(골3:15). 마음의 평안은 요동치는 환경 속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다.

평화를 가장 잘 묘사한 그림을 선정하여 시상하는 공모전이 개최된 적이 있었다. 어떤 화가는 절묘한 아름다움을 갖춘 풍경을 그렸다. 그 풍경에는 투명한 호수, 소와 양떼들이 풀을 뜯는 풍요로운 목장의 푸른 들판이 그려져 있었다. 일반적으로 보면 그 그림은 평화를 참으로 완벽하게 묘사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상을 탄 그림이 묘사한 풍경은 완전히 달랐다. 바위 하나가 바다 한가운데에 노출되어 있었는데, 거친 폭풍우가 그 위에 휘몰아치고 주변으로는 큰 파도가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그런데 그 그림의 중앙에는, 바위 꼭대기의 조그마한 틈새에 비둘기 한 마리가 조용히 등지를 틀고 앉아 새끼들을 부드러운 날개로 덮어서 엄청난 폭풍 가운데서도 안전하고 평화롭게 지키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러한 모습이 바로 우리의 모든 이해를 초월하는 평화라고 말할 수 있다.
감사하는 삶은 이렇게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항상 마음의 평안을 지니게 해주는 힘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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