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감사 - 흑인 여성 다룬 ‘히든 피겨스’

미국과 소련(구 러시아)이 대결하고 있었던 1960년대의 미국 버지니아주 나사(NASA) 사무실. 누가 먼저 달나라에 유인 우주선을 보내느냐를 가지고 경쟁하고 있던 때라 미국 과학자들은 초긴장으로 일하고 있었다. 상황이 시시각각 변해 일분일초가 아까울 때인데 하루에 네댓 번 무려 40분씩이나 자리를 비우는 흑인 여성이 있었다. 그것을 알게 된 그룹의 수장이 그 연유를 물었다.

흑인 여성이 울분에 차 말했다.

“800미터 거리라는 거 알고 계셨어요? 그 먼 거리를 볼 일 보러 걸어야 해요! 상상이 되세요?”
무슨 말인가? 당시 나사의 화장실은 백인과 흑인이 사용하는 곳이 엄격히 구분되어 있었다. 흑인 여성은 규칙을 어길 수 없었다. 어기면 바로 해고였다.

상황을 이해한 그룹 수장도 격분하여 공구를 들고 ‘COLORED LADIES ROOM’(유색 인종 화장실) 안내판을 떼어내고는 말했다.

“나사에선 화장실 구분은 없다.”

2007년 국내에서 개봉한 데오도르 멜피 감독의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 명장면이다. ‘숨겨진 인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영화를 보는 내내 놀랐던 장면이 한둘이 아니었다.

흑인 여성 최초로 나사 엔지니어를 꿈꾸는 메리 잭슨은 흑인 입학이 금지된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소송을 걸었고, 재판장에 서서 이렇게 말했다.

“전 선택권이 없죠. 하지만 최초로 판사님 선택이면 가능합니다. 어떤 심리가 판사님을 최초로 만들까요?”

메리 잭슨의 당당함에 판사는 입학 허가를 해주었고, 그녀는 말 그대로 나사 최초의 여성 엔지니어가 되었다.

컴퓨터가 도입되면서 단순 전산직이 곧 없어질 것 같은 예감을 가진 도로시 본은 미래를 위해 도서관을 찾았다. 백인 사서가 다가와 “흑인 구역에도 책 있잖아요”라고 말하자 “제가 찾는 책은 거기에 없어요”라고 대답하고는 그 책을 몰래 가지고 나왔다. 그 책으로 공부한 그녀는 IBM 소속 프로그래머가 되었다.

1960년대. 지금부터 대략 50년 전이다. 상상이 가는가? 인종별로 화장실이 따로 있고, 학교가 따로 있고, 도서관이 따로 있다는 것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우리는 지금 차별을 줄여가며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을까? ‘존재감사’일 것이다. 모든 생명은 존재 자체로 소중하다는 감사의 마음을 우리 모두가 열심히 실천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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