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나누는 감사

조선 숙종 때 뛰어난 학자로 명성 높은 ‘김유’는 대제학의 자리까지 오르게 되었습니다. 대제학은 국가의 문한(文翰)을 총괄하는 지위로 문과 출신 중에서도 학문이 매우 뛰어난 사람을 임명하는 자리로 권위와 명망이 높아 관료의 최고 영예였습니다.
대제학의 자리에 오른 날, 김유는 가족들을 불러서 말했습니다.
“이번에 내가 몸담게 된 대제학의 자리는 누구보다 청빈하고 겸손해야 하는 자리요. 그러니 잊지 말고 앞으로는 더욱 몸가짐과 행동에 조심해주기를 바라오.”
이후 그의 아내와 자녀들은 사용하던 비단옷과 은수저 등 사치품들은 팔아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누고 다섯 가지 반찬을 세 가지 반찬으로 줄이도록 했으며 값싼 삼베옷을 입으며 지냈습니다.
그러는 중 그의 아들이 장가를 가면서 며느리가 혼수로 시아버지인 김유에게 비단옷을 지어 왔습니다. 
하루는 그가 비단옷을 입고 외출하게 되었는데 비단옷 위에 낡은 삼베 두루마기를 걸치는 것이었습니다. 그 모습이 이상하여 그의 부인이 물었습니다.
“비단옷을 입으려면 두루마기도 비단옷을 걸치시지요?”
그러자, 김유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새 며느리가 정성으로 지어온 비단옷을 입었지만, 무릇 사람이란 좋은 것을 보면 교만해져 자꾸 탐하게 되어 있소. 백성을 항상 먼저 생각해야 하는 대제학인 내가 늘 경계해야 할 일이 여기 있지 않겠소. 백성들이 보면 사치스럽다 할 것이 두렵고 걱정되어 이렇게 낡은 삼베 두루마기를 걸치는 것이오.”
‘갑질’은 대단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사람은 누구나 조금 살만하면 자기도 모르게 우쭐대고 촐랑거리게 되는 연약한 존재입니다. 언제나 겸손과 청렴을 신조삼아 자기관리에 힘써야 되겠지요.

 

※ 이 글은 감사마을 이기재 소장의 온라인 글을 지면으로 옮겨온 것입니다.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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