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히든 챔피언으로 이끄는 지속성장의 힘 ‘경영은 관계다-그래티튜드 경영’ (19)

 

자기애가 중요한 것은 그것이 자존감과 아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가치를 알고, 그것이 타인과 충분히 교류 가능하며, 이 사회에 유용할 것이라는 자존감의 근본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존감이 떨어진 사람이 사회생활을 제대로 할 리 만무하고, 당연히 조직에 적응하기도 힘들다. 특히 자기애가 부족한 사람은 부정적인 견해를 가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볼지 지속적으로 의심하고 작은 일에도 그것을 성찰하기보다는 오히려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고 ‘세상 탓’을 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런 문제의 더욱 심각한 결과는 자신을 조절하는 통제력을 잃는다는 점이다. 작가 캐런 R. 쾨닝(Karen R. Koenig)은 『착한 여자는 왜 살이 찔까?』라는 책에서 이 문제에 대한 설득력 있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녀는 ‘착한 여자’라는 정의를 ‘다른 사람의 인정에 굶주려 있는 버려진 내면의 아이’라고 했다. 자기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니 늘 사랑에 굶주려 있고, 타인의 인정을 받아야만 사랑받는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타인의 의견을 거절하지 못하고,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하며, 자신이 모든 문제를 끌어안으려고 한다. 이것이 반복되자 음식으로 해소하려고 해 결국 살이 찐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버려진 내면의 아이’를 되살리기 위해서도 자기애는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경영자 입장에서도 이런 내면을 가진 직원을 원치 않는다. 그래서 채용 시 다양한 방법으로 인성을 평가하지만, 그러한 평가 역시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러한 자기애는 어린 시절 부모와의 밀착 정도, 사랑받은 경험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그렇지만 성인이 된 다음에는 과거 경험들이 마음 깊숙한 곳으로 숨어들어 특정한 때만 발현되기 때문에 겉모습만으로 그것을 알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채용 과정에서 그것을 파악하기는 더더욱 불가능하다.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는 늘 긍정적으로 표현될 뿐만 아니라, 설사 부정적인 가정환경을 언급한다고 하더라도 글 몇 줄로 어린 시절의 온전한 가족 풍경을 예상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과거에 대한 성찰이 
현재를 변화시킨다

과거의 경험이라고 해도 그것을 바꾸는 것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과거에 있었던 사실 자체는 바꿀 수 없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과 관점’을 바꿈으로써 과거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바꿀 수는 있다. 우리 회사의 경우, 신입사원이 입사하면 제일 먼저 ‘100 감사 족자’ 만드는 일을 한다. 입사 교육 때 캘리그라피를 배워 100가지 감사할 일을 적어 족자로 만들고 그것을 전시하는 행사를 갖는다.

그런데 이런 교육 장면을 보는 것이 아주 흥미롭다. 신입사원들은 처음엔 거의 농담처럼 시작하지만, 마지막에는 교육 현장이 눈물로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어머니나 아버지 중 대상을 한 명 자유롭게 정하고 4시간 동안 그 사람에게 감사한 내용 100가지를 적는 것이다. 처음에는 쓱쓱 써내려가던 사람들도 10가지가 넘어가면 힘들어하기 시작한다. 때로는 농담이 오가기도 한다. ‘잘생기게 낳아줘서 감사하다’, ‘꿀피부를 주셔서 감사하다’ 등의 이야기도 나온다. 그렇지만 곧 침묵의 시간이 흐른다.

생각해보면 사실 우리는 살아오면서 무려 4시간 동안이나 특정한 사람에 대해서 생각해본 경험이 없다. 애인도 아닌 부모님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부모님에 대해서 오랜 시간 생각하다보면 훌쩍이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끝내 100가지를 채우고 나서는 과거와 전혀 다른 감정을 가지게 된다. 이 4시간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부모와의 추억을 생각하다보면, 우선 자신이 잘못했던 일들이 떠오른다. 부모님을 속였던 일, 화를 내고 가시 돋친 말들을 쏟아냈던 일, 나쁜 마음을 품었던 일 등이 떠오르는 것이다. 그리고 왜 그때는 철없이 굴었는지 반성하게 되고 더 잘해드리지 못한 점을 후회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이다. 다행히도 부모님이 살아 계신다면 만회할 기회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주체할 수가 없어서 더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된다.

이것은 곧 자신의 어린 시절을 반추하는 과정이자, 자기애를 회복해나가는 과정이다. 부모와의 관계를 재설정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가지게 되고, 또한 그것을 무한히 행복하게 느끼는 것이다. 이것은 곧 ‘힐링’의 시간이기도 하다.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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