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감사 - 자전거 여행 '안양천'

안양천변에 핀 코스모스와 싱그런 녹음이 참 예쁘다.

 

푸른 하늘과 화사한 볕이 손짓하던 지난 주말,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섰습니다.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된 한강 고수부지를 달리노라니 너른 잔디밭 곳곳에는 나들이 나온 가족과 친구, 연인들의 텐트가 즐비했습니다. 초여름 더위 속에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의 함박웃음 머금은 얼굴도 반가웠습니다. 

한강 고수부지를 달리다 선유도 부근에서 안양천으로 꺾어 들어갔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처음 가본 안양천변은 너무 좋았습니다. 시골길처럼 한가롭게 이어진 길의 양 옆으론 수풀과 녹음이 가득하고 잔잔하게 흐르는 맑은 하천 위에는 물새들이 한가로이 놀고 있었습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코스모스는 길가에 늘어선 채 하늘거리고 노오란 창포도 곳곳에 피어 싱그러움을 더했습니다. 달리는 길목 굽이굽이에 6월의 향기가 가득해 감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길을 만들고 가꾸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반바지에 샌달을 신고 잠깐 자전거를 타러 나온 터였는데 안양천을 따라 이어지는 길들이 너무 예뻐서 페달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조금만 더 가다가 돌아가야지’ 했던 여정이 결국엔 광명과 군포를 지나 금정에 가서야 멈추었습니다. 간만에 탄 자전거로 35킬로를 달렸더니 허벅지가 뻐근하고 엉치뼈가 무지근했지만 온몸의 세포와 근육이 살아 일어서는 듯한 그 느낌 또한 감사할 일이었습니다. 

금정역 인근 식당에서 다리쉼을 하며 저녁을 먹고서 밤길을 되짚어 돌아오던 길, 한강과 안양천의 물길을 따라 페달을 밟으며 생각했습니다. 물은 언제나 위에서 아래로 흐릅니다. 밤이 지나면 아침이 오고 겨울이 가면 봄이 오는 것처럼 자연의 질서는 언제나 어김이 없습니다. 때로 막히면 돌아갈지언정 결코 지치는 법 없이 위에서 아래로 끝없이 흐르는 물길에게서 중단 없는 도전과 용기를 배웁니다.  

또한 물길은 지표면의 가장 낮은 곳을 흐릅니다. 우뚝 솟은 산이나 높다란 언덕은 자신을 내세우듯 뽐내며 서있지만 대지의 목을 축이고 생명의 젖줄이 되는 강과 지천들은 가장 낮은 곳을 따라 그저 조용히 흐를 뿐입니다. 낮은 곳에 머물며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에서 겸손을 배웁니다. 

짧은 자전거 여행에서 만난 아름다운 안양천에 감사합니다.

김덕호 기자

소중한 글입니다.
"좋아요" 이모티콘 또는 1감사 댓글 달기
칭찬.지지.격려가 큰 힘이 됩니다.

저작권자 © 감사나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