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남웅 감사의 창

잭 캔필드와 마크 빅터 한센의 공저인 베스트셀러 “A 6th Bowl of Chicken So-up for the Soul”이라고 하는 책이 있는데 거기에 나오는 이야기 101가지 중에 아주 감동을 주는 이야기가 있다.

임종이 가까운 한 노인이 있었다. 바로 몇 시간 전에 있었던 심장마비 통증과 강한 진통제 주사로 인해서 정신이 몽롱해진 가운데 병실에 누워 있었다. 들리는 것도 보이는 것도 다 희미하고 감각이 희미해진 그런 상태였다. 그때 간호원이 큰 소리로 그 노인에게 외쳤다. “할아버지, 아드님이 오셨습니다.” 이렇게 소리쳤지만 노인은 간신히 눈을 돌릴 뿐이었다.

간호원은 다시 더 크게 소리를 질렀다. “그렇게 기다리던 아드님이 왔다구요!” 그때 건장하게 생긴 해병대 복장을 한 청년 한 사람이 문에 들어섰다. 노인은 윤곽을 알아볼 정도밖에는 분명하게 사람을 볼 수가 없는 상태였고, 말을 하고 싶지만 말을 할 수가 없는 상태였다. 노인은 간신히 아주 쇠약해진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그 청년은 노인의 손을 두 손으로 꽉 붙들었다. 그리고 서로 주고받는 말이 없이 한밤을 꼬박 지새웠다.

단지 의사와 간호원이 간간이 들어와서 환자 상태를 체크할 뿐이었다. 간호원은 정성스럽게 앉아있는 그 청년을 보고 이렇게 너무 피곤하게 지내지 말고 잠깐 눈이라도 좀 붙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청년은 머리를 저으면서 여전히 그 노인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손을 꼭 쥐고 있었다. 새벽녘이 되자 노인은 가쁜 숨을 몰아쉬고는 눈을 감았다. 이어서 간호원이 들어와서 꽂아놓았던 산소 호흡기와 모든 주사바늘을 다 제거하고 나자 그 청년은 간호원에게 이렇게 물었다. 

“그런데 저 노인은 누굽니까?” 
간호원은 깜짝 놀랐다. 
“이 노인의 아들이 아니세요? 
이 노인이 당신의 아버지가 아니세요?” 그러자 청년은 “전혀 아닙니다. 나도 전혀 모르는 분입니다.” “근데 어떻게 해서 그 노인과 함께 밤을 새운 겁니까?”

“제가 이 병실 문을 여는 순간 아차 무언가 사무 착오가 생겨서 동명이인의 병실에 왔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노인의 눈빛을 보는 순간 나는 거기에 사로잡혔고 도저히 내가 당신의 아들이 아닙니다, 라는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대로 이 자리를 지킬 수밖에 없었고 임종을 보게 됐습니다. 그 노인의 눈빛을 보고는 도저히 이 자리를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목이 타는 듯한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냉수 한 그릇이다. 그 사람에게는 오직 냉수 그 외에 아무 것도 소원이 없다. 사랑에 목말라 하는 임종이 가까운 이 노인에게는 누군가가 옆에서 손을 잡아줄 바로 그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 간절한 소원을 뿌리치지 아니한 이 청년이야말로 가장 인간적이고 사랑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아니겠는가?

마더 테레사 수녀는 이렇게 말했다. “육체의 병은 약으로 고칠 수 있지만 고독과 절망에 빠진 사람은 아무 것으로도 고칠 수 없고 오직 따뜻한 사랑뿐이다.” 굶주린 사람에게는 빵 하나가 사람을 살리는 게 아니다. 빵 하나에 담긴 사랑이 사람을 살리는 것이다. 이 땅에 꿈을 잃고 소망 없이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행복에 목말라하는 그들에게는 냉수 한 그릇이 필요하다. 냉수 한 그릇. 여기에 목숨이 걸렸다는 말이다. 여름 타작마당에서 마시는 시원한 냉수 한 그릇, 그것이 무엇이겠는가? 그것은 바로 행복에 목말라 하는 자들에게 감사를 가르치는 것이다. 감사를 하는 순간부터 갈증 나는 인생이 시원해질 뿐 아니라 사랑을 하게 되고 사랑을 베풀게 하는 마법을 체험하게 된다.

소중한 글입니다.
"좋아요" 이모티콘 또는 1감사 댓글 달기
칭찬.지지.격려가 큰 힘이 됩니다.

저작권자 © 감사나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