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작사 1000감사 후기를 되돌아보며

학습이나 새로운 과정은 대개 강제나 지시에 의해 시작됩니다. 교육자가 정해놓은 틀에 맞추어 피교육자가 지식과 인성을 습득해 가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군대는 모병이 아니라 징집으로 군인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남자들은 성년이 되면 신체와 정신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의무적으로 군 생활을 해야 합니다. 자신의 의사와 전혀 관계없이 선택해야 하는 삶, 시대 상황이라고 하지만 어찌 보면 강제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느끼는 바가 다르겠지만, 이처럼 군대에 가게 되면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어 합니다. 낯선 환경과 사람, 그리고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지시에 의해 계속 몸을 움직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가장 원하는 것이 휴가입니다. 잠시 편하게 숨을 쉬고 싶을 따름입니다. 그런데 강요는 아니지만 어느 날 갑자기 감사 쓰기를 언급합니다. 귀가 솔깃합니다. 포상 휴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202호부터 206호까지 5회에 걸쳐 소개된 육군 2작전사령부(사령관 박한기)의 1000감사 후기는 참으로 솔직해 보였습니다.

“처음 파견지에서 1000감사 소식을 들어 시작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저 포상을 받겠다는 생각에 시작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려고 하니 무얼 써야 하나 막막함보다는 귀차니즘이 작동했다는 표현도 진솔해 보였습니다.

“내가 이를 듣고 보인 첫 반응은 동기들이나 선임들과 비슷하였다. 괜히 무언가 귀찮을 것 같은 일이 하나 생긴 것 같다는 것이었다. 곧 감사노트를 받았고 일단 감사노트라는 것을 한 번 써보기로 한 것이 1월 1일이었다.”

능동적 자발성이 피어나기 힘든 군 생활에서 결코 강요가 아니라고 하지만 강요된 인상을 지울 수 없는 1000감사 쓰기 앞에서 이들은 원대한 결심을 하게 됩니다.

“마음을 다잡고 우선은 하루에 3개씩 ‘2개월이면 습관을 만들 수 있다고 했지’라는 마음으로 조금씩 써 내려가게 되었다. 그런 감사노트가 2개월을 넘어가면서부터 한 가지 더 다른 변화를 가져오기 시작했다. 습관이 된 것이다. 정말 신기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타율이 자율로 바뀌면서 감사가 내면화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별다른 분석이 필요 없습니다. 써보면 압니다. 모든 일을, 모든 관계를, 모든 생각을 ‘감사’에 집중시켜 ‘감사합니다’로 풀어가다 보면 어느 날 허물을 벗으며 우화(羽化)해 매미가 된 자신을 보게 됩니다. 

“제가 생각하는 궁극적인 감사란 어떤 사람에게 도움을 받고 감사하며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이렇게 감사가 도움이 되며 돌고 돌다가 결국에는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000감사를 달성한 지금 저는 이 세상을 저 혼자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부대 동료들의 도움과 배려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고 있기에 어떠한 힘든 상황도 잘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나는 그동안 눈을 반쯤 감고 있는 것과 같았다. (중략) 1000감사를 통해 내가 보는 나의 하루는 더 이상 절반이 껌껌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것만으로 1000개의 감사는 충분히 내게  의미를 갖는 듯하다.”

“1000감사를 달성했을 때 내가 얻을 수 있었던 것들은 내가 상상했던 것 그 이상이었다. 군 생활의 의미를 부여해줬으며 내 사고를 긍정적으로 바꾸어 주었고 내 미래의 비전을 제시해 주었다.”

이 말들에서 어떤 강제나 강요도 어떤 타율도 찾을 수 없습니다. 스스로 삶을 걸어가겠다는 당당한 의지가 읽혀집니다. 어떻게 이런 변화가 왔을까요? 감사 글쓰기는 삶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삶을 보는 시선은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내를 갖고 끝까지 써봐야만 진의를 알 수 있습니다. 그 과정을 진솔하게 표현해준 2작사 부대원들에게 다시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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