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환의 감사스토리텔링

블랙박스
“항공 분야의 모든 지식, 모든 규칙, 모든 절차는 누군가 어디선가 추락했기에 존재하는 것이다.” 영화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실제 주인공 체슬리 슐렌버거 기장이 했던 말입니다. <불행 피하기 기술> 저자인 롤프 도벨리도 “모든 추락은 미래의 비행을 더 안전하게 만들어주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하나의 전제가 있습니다. 조종실에서 이루어지는 조종사들의 대화 내용은 물론 초당 수천 개의 자료를 기록하여, 사고가 났을 때 그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블랙박스(black box)가 장착되어 있어야 합니다. 감사와 사랑의 블랙박스를 장착하면 우리 인생의 실패와 불행도 성공과 행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요? 

작가의 감사
용병으로 전쟁에 참가했던 한 작가가 적군의 포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얼굴에선 항상 기쁨의 미소가 흘러넘쳤습니다. 함께 투옥된 전우들이 의아하게 여기자 그가 말했습니다. “이제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고 오로지 작품만 쓸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작가는 매일 원고를 써서 주변 사람들에게 읽어주었고, 출옥할 무렵에는 이미 한 권의 책을 만들기에 충분한 분량이 되었습니다. 결국 원고는 책으로 출간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 작품의 제목은 바로 <돈키호테>였고, 이를 저술한 작가의 이름은 세르반테스였습니다. 생각(Think)의 방향을 감사(Thank)로 바꾸면 고난과 절망마저 축복과 희망의 통로가 됩니다. 

칭찬 효과
EBS에서 방영된 ‘공 던지기 실험’ 동영상을 보셨나요? 스튜디오에 7명의 아이와 7명의 엄마가 모였습니다. 안대로 눈을 가린 아이와 바구니를 든 엄마가 한 조가 되어 1분 동안 공을 많이 넣는 게임을 했습니다. 게임 결과 5팀은 12개 이상을 넣었고, 2팀은 7개를 넣는데 그쳤습니다. 공을 많이 넣은 아이와 적게 넣은 아이의 차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동영상을 되돌려 보자 엄마가 아이들에게 해준 말이 달랐습니다. 전자의 엄마는 “아이, 잘 한다”라는 말을, 후자의 엄마는 “아니, 틀렸어”라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엄마의 긍정적 칭찬이 아이에게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생각을 만들어 줍니다. 아이는 ‘아니’보다 ‘아이’를 좋아합니다. 

척서단
“죄수가 옥에서 더위를 만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날씨가 더워지면 동이(盆)에 물을 담아 옥중에 놓고 자주 물을 갈아주어 더위에 들지 않게 하라.” 조선왕조실록 세종 30년(1448년) 7월 2일자 기사입니다. 세종은 “내가 전에는 더위를 무서워하지 않았는데 몇 년 전부터 더위가 들기 시작하였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척서단 4천정을 만들어 인부들에게 지급했다.” 조선왕조실록 정조 18년(1794년) 6월 25일자 기사입니다. 척서단(滌暑丹, 더위를 씻어낼 환약)은 화성 건축에 동원된 인부들에게 주라는 정조의 명령으로 개발된 일사병 치료제입니다. 서로 공감의 물 한 잔과 감사의 척서단을 건네며 이 막바지 무더위 이겨내면 어떨까요? 

우울증
2030년 인류가 직면할 최대의 질병은 무엇일까요? 세계보건기구(WHO)는 암, 비만, 당뇨, 고혈압이 아니라 ‘우울증(depression)’이라고 전망했습니다. “4억 5천만 명(2009년 기준)이 앓고 있는 이 마음의 질병은 ‘침묵의 전염병’처럼 번져 인류 최대의 질병이 될 것이다.” 우울증을 극복할 방법은 있을까요? 유니세프 대사로 활동하며 우울증을 이겨낸 영화배우 오드리 햅번. 그녀가 죽기 전에 아들에게 남긴 글의 첫 구절에서 하나의 단서를 발견했습니다. “아름다운 입술과 사랑스런 눈을 갖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고 장점을 봐라.” 친절한 말을 하고 장점을 보도록 돕는 감사일기 쓰기, 자살률 세계 1위의 오명에서 벗어날 첫걸음입니다. 

행복공화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 헌법 1조 1항입니다. 이 헌법의 가치를 지키기 위하여 수많은 시민이 독재와 싸우다 희생되었습니다. 그리고 전후 해방된 약소국 중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유일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단군 이래 가장 잘 사는 나라가 되었지만 정작 다수의 시민은 행복하지 않다고 호소합니다. OECD 회원국 중 최악의 자살률이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헌법 10조입니다. 헌법 전문에도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행복을 영원히 확보”하라는 ‘행복추구권’이 나옵니다. 언젠가 이렇게 당당히 말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대한민국은 행복공화국이다.” 
         

 

정지환 감사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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