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감사를 만난 순간

 

나는 2018년 6월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 도전하여 낙선을 하였다. 하지만 실망을 하거나 후회하지는 않았다. 비록 경제적으로 많은 지출이 있었지만 선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다. 선거를 치르는 동안 소수의 나쁜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지만 97% 정도는 좋은 사람들이었고 그분들을 통해 나는 또 다른 용기와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많은 친구들과 지인들은 선거기간 내내 자기 일처럼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나를 도와주었다. 

암으로 투병 중이던 한 친구는 자기 동생에게 자신을 대신해 나를 적극 도와줄 것을 당부해 동생이 열심히 나의 선거운동을 돕기도 했다. 내게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을 나와 투표장에 갔던 그 친구는 선거 후 한 달 만에 결국 우리 곁을 떠났다. 나에게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해 준 그 친구는 평생토록 내게 ‘우정이라는 이름의 감사‘로 기억될 것이다. 그 친구를 비롯해 나는 이번 선거운동 과정을 통해 많은 감사한 이들을 만나는 행운을 얻었다. 그래서 선거에서 만난 여러 감사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책을 한 권 저술하려고 마음먹고 있다.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을 하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곁을 떠나 홀로 남게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외롭고 스트레스가 심해져 건강을 잃는 이들까지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감사하게도 내 주변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며 건강하고 활력 있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 이유는 아마도 모든 일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는 생활 습관 때문일 것이다. 

또한 나는 이미 유언장에서 이 세상과 이별할 때 남은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도록 해 놓았다. 그렇기에 선거에서 경제적으로 손실이 많았더라도 사회에 미리 환원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지 않았다. 그렇게 유언을 미리 해 둔 것에 대해서도 참으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나는 ‘생명을 살리는 감사편지쓰기 운동’을 이끌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자’는 시민운동을 활발히 전개하였다. 그런 내가 비록 선거에 낙선하고 경제적인 손실이 많았다고 해서 실망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2018년 8월 현재 나에게는 감사하게도 민주평화노인회 경기도 총회장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이 주어졌으며, 동두천 두레마을에서 창의 농업, 창의 수학, 생명을 살리는 교육 등이 기다리고 있다.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며 주어진 사명에 충실한 하루를 살고자 한다. 

서울교육대학교 명예교수 배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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