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소리

딸아이와 함께하는 소통은 늘 즐겁습니다. 파릇파릇한 22살의 꽃다운 청춘임에도 아빠와 눈높이를 맞추려 함인지 언제부턴가 ‘아재개그’에 발군의 능력을 보이며 나를 즐겁게 합니다. 

이를테면 이런 식입니다. 어느 날 아이와 편의점에 들렀습니다. 생수를 한 통 사려고 매장을 둘러보는데 딸아이가 내게 손짓하며 말합니다. “아빠 마실 것은 여기 있잖아.” 종류도 다양한 생수 중에 ‘내꺼’가 특별히 있다는 말에 의아해 하며 걸음을 옮겼습니다. 아이의 손에 들린 물은 알프스의 만년설을 담았다는 ‘에비앙 생수’였습니다. 이게 왜 아빠 꺼냐고 물었더니 아이가 대답합니다. “여기 써 있잖아. ‘애비 용’이라고.” 딸아이의 아재개그에 애비는 킥킥 웃으며 물을 건네받았습니다. 

또 어떤 날은 카레요리에 쓸 돼지고기 등심을 반근만 사다 달라 부탁했더니 부위가 다른 고기를 사갖고 왔습니다. “이건 카레요리에 쓰는 등심이 아닌데?”라고 의문을 제기하자 딸아이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안심하고 요리해도 돼 아빠. 그거 돼지 안심이야.” 

어느 날인가는 식구들이 어머님 댁에 모여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다섯이 모여 식탁을 차리는데 딸아이에게 수저를 좀 놓으라 했더니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정렬을 해 놓았습니다. 정사각형 식탁 위에 놓인 별 모양의 수저에 모두들 재밌어 하며 웃었습니다.(사진) 식구들의 저녁식사 자리에 맛깔난 양념처럼 등장한 딸아이의 장난에 한층 유쾌하고 흥겨운 시간이 되었음은 물론입니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의 건강과 노화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은 다양합니다. 꾸준한 운동은 평균수명을 5년이나 연장시키며 친구들과의 교류는 6년, 영화 관람도 3년의 평균수명 증대효과를 보여준다고 합니다. 또한 애완동물을 키우면 사랑과 관심이 충만해져 7년을 더 오래살 수 있다고 하지요. 하지만 건강과 장수에 가장 탁월한 도구는 웃음입니다. 웃음은 무려 8년의 수명연장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애완동물 키우기보다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쏟게 하고, 아빠를 늘 웃게 하는 딸아이 덕분에 나는 15년의 수명 연장을 누리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봅니다. 
웃음은 행복과 건강의 첫째가는 비결임을 늘 일깨우는 사랑하는 딸아이에게 감사합니다. 

 

김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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