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ICT 박인만 부장

척추협착 수술을 마치고 난 어머니와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는 박인만 부장(맨 오른쪽)과 가족들.

이 이야기는 지난 9월 6일, 척추협착증 통증 제거수술을 한 어머니와 함께 한 아들, 박인만 부장의 간병감사 일기다. 일주일간의 휴가계를 낸 포스코ICT 박인만 부장은 어머니와 함께 한 시간을 ‘청정바다 미역 숲에서 쉰 6일간의 안식’이라고 표현했다. 17명의 손·자녀 가족들은 수술 60일전부터 매일 한 줄 릴레이 감사기도를 나눴다고 한다. 추석 이틀 전 대구 집으로 내려간 어머니와 함께 일주일간 생활한 박인만 부장의 일기 내용이다.(편집자 주)

어머니의 고백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디스크 통증  해소를 위한 척추협착 수술을 위해 입원하신 어머니는 수술하기 싫다며, “안 하면 안 되냐?” 며 얼굴 가득 걱정과 불안함을 가득 드러내신다. 
어머니가 좋아하실 만한 이야기를 해드리지만 금세 잊어버리는 가벼운 치매 덕분에 반복되는 이야기에도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반응을 해주신다. 그래도 “수술하기 싫다”며 “하지 않으면 안 되냐”며 물어 보실 때마다 다시 설명해드린다.
위로삼아 17명의 자녀들이 60일 이상 매일 한 줄 릴레이 감사기도를 하며 준비해 온 카톡방 글을 읽어 드렸더니, 손·자녀들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흐뭇해 하신다.
수술을 앞두고 소천하신 아버지께서 꿈속에 나타나 “괘얀타, 수술하면 다~좋아질끼다.” 라는 이야기를 벌써 세번째 꺼내시길래, 나 역시 “그것 보세요! 아버님께서도 괘얀타 하시잖아요!”하며 맞장구 쳐드린다.
그리고 내 어릴적 좋아하던 노래를 불러 드렸다. 어머니도 함께 따라서 노래하신다.  “이 노래 네가 차암 좋아 하던 노래였지….” 혼자 방안에서 읊조리던 노래를 기가 막히게 기억해 내신다.
“나는 너그들만 생각하면 정말 후회 없이 잘 살아 온 것 같다. 고맙다….”

온 가족이 함께 감사파동
추석 당일 아침. 어머니께서 와병중이었지만 3남1녀 자손들이 모였다. 한 가정 1음식을 만들어 오기로 했다. 
조카들의 졸업작품에 얽힌 좌충우돌 이야기들과 각자 가지고 온 음식 자랑으로 식사를 마쳤다. 설거지는 동작 빠른 아우들이 후딱 처리 해주니 예비며느리를 포함해, 며느리들의 칭찬박수가 이어졌다.
추석 맞이 감사예배를 어머니께서 평소 좋아하시는 노래로 시작해 모든 식구들이 돌아가며 올해의 2가지 감사와 1가지 희망을 나누면서 각각의 삶을 나누고, “꼭 이루어낼 것”이라며 격려해 준다.
폭염 속 여름 현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사건으로 맘이 아프지만 견뎌 내야만 했던 시간들 속에서 가족들과 함께 이겨 낼 수 있었다.

나눌 때 빛을 더하는 나눔
오래 전부터 어머니를 친정 어머니로 여기며 살아오시는 한 분께서 추석인사차 들르셨다. 그분은 종업원 100여명의 기업(자산500억대)의 자수성가한 70세 사업가의 50대 아내 이시다. 가족들과의 갈등과 답답함을 공감 경청하며 몇 가지 Insight를 1시간가량 나누었다. 단연 으뜸은 감사였다. 결혼 이후 지나온 세월 22년에 대한 감사내용을 찾는 일이었다. 그리고 군에 간 아들과 대학 재학중인 딸이 무엇보다 훌륭하게 성장해 온 것에 대한 감사를 함께 찾아냈다.
“이젠 제가 해야 할 일을 알겠네요.”라며 환한 웃음으로 돌아가시는 모습을 어머니께서도 흐뭇해 하신다. 

어머니를 부탁해
밤새 찬 기저귀 교체와 뒷물 처리를 해 드리고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설거지를 끝낸 후 어머니의 젖은 속옷과 밀린 빨랫거리를 세탁기에 넣고 돌린다. 화장실 가는 사이에도 걷는 연습을 했다. “왼발, 오른발, 하나, 둘….”
아침식사 후, 어릴 적부터 시작해 군 생활 할 때 이야기와 결혼과 아이들을 양육하면서 생각났던 100개의 감사이야기를 들려 드렸다. 그 시간은 마치 천국과도 같았다. 막내 아우가 생수를 사왔다. 변비 해결을 위해서는 물, 야채, 과일, 유산균 등을 주로 먹어야만 했다.  
얼굴을 찡그리며 “못 마시겠다”는 어머니에게 “이거 안 마시면 관장도 해야 하고,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데, 생명수를 마실 수 있음에 감사하고 상쾌하게 삽시다.”라며 똑같이 한 컵씩 마시며 기분좋게 외쳤다.
 “생명수 감사, 축배!!!”
일주일간의 휴가를 끝내고 나의 삶의 터전인 또 하나의 집으로 돌아간다.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가을하늘 뭉게구름이 눈부시게 빛난다. 기적보다 감사한 일상이었다. 그리고 바람에게 속삭였다. “어머니를 부탁해.”
가족은 숲이다. 쉼과 치유가 있는 바다 속 미역 숲속이다. 어머니와 함께 한 지난날이 벌써 그리움으로 차오른다.                  

 

정리=이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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