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기 합동참의장, "감사는 전투력입니다"

지난 10월 11일 제41대 합참의장에 취임한 박한기 대장이 더 강한 군대를 다짐하며 축하객들과 환하게 웃고 있다.

감사는 전투력
“나에게 ‘감사’는 전투력입니다. 왜냐하면 감사를 통해 부대원 개개인의 전투력이 향상되고 이로 인해 부대 전투력도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2013년 감사나눔신문이 당시 육군 53사단 사단장이었던 박한기 소장에게 던진 질문, “감사를 한마디로 표현해주세요”에 대한 답변입니다. 감사와 전투력 상승, 언뜻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온유하고 겸손하고 배려하고 포용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감사, 이러한 미덕이 과연 적군과 상대해야 하는 군인들이 갖추어야 할 인성일 수 있는지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그런데 군부대에서 ‘감사’를 열심히 실천한 박한기 대장이 지난 10월 11일 용산 국방부 대연병장에서 합참의장 취임식을 가졌습니다.

박한기 합참의장은 이날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사항’이 준수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며 “한편 발생 가능한 어떠한 상황에도 대비할 수 있는 태세를 확고하게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박 의장은 “천하수안 망전필위(天下雖安 忘戰必危·천하가 태평해도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기가 온다)의 자세로 우리에게 부여된 시대적 사명을 완수해 나갈 것”이라며 “‘이겨놓고 싸우는, 사기 충만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군대’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합참의장(합동참모의장)은 4성 장군으로 군 서열 1위입니다. 육ㆍ해ㆍ공군 작전을 지휘하는 군령권(軍令權)을 지니며, 1994년에 한미 연합사령부로부터 평시작전통제권을 넘겨받은 군의 최고 수장입니다. 대한민국 평화 유지에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는 박한기 합참의장의 감사 이력, 그 출발을 군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감사의 선순환, 군대 감사
우리 군부대에 감사나눔 운동이 시작된 시기는 2013년입니다. 손욱 전 농심 회장과 감사나눔신문이 대한민국을 ‘행복한 사회. 신바람 나는 일터’로 만들기 위해 2010년부터 펼치고 있었던 감사나눔 운동을 접하고 그 취지에 공감해 적극적으로 수용했습니다. 당시 국방일보 기사(2013년 10월 15일)를 보겠습니다.

“육군은 이러한 취지에 공감하고 시험적용 부대에서 나타난 병영문화 개선과 전투력 향상 효과를 토대로 지난 7월 1일부터 감사나눔 운동을 추진하고 있으며, 2014년 1월부터는 감사나눔을 육군의 문화로 정착시킴과 동시에 장병 가정과 인근 지역에까지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감사나눔 운동은 각급 부대에서 괄목할 성과를 이루고 있다. 우선 상호 존중과 배려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병영 내 부조리가 크게 줄어들었고 부대 단결력과 특급전사 합격률 증가 등의 전투력 향상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또 장병 가족에까지 확산돼 문제 가정이 회복되는 등 긍정적인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상당히 이례적인 결과가 나타난 것에 모두들 놀랐습니다. 그 이후로 감사나눔 운동은 군부대에 급속히 확산되었습니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지휘관들의 솔선수범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박한기 소장의 말을 다시 들어보겠습니다.

“사단장인 저부터 부하 장병들에게 그리고 가족들에게 감사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대장급 이상 지휘관들과 사단 참모들부터 부대원이나 부서원을 대상으로 한 감사발표를 매일 실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실천을 통해 평소 폭언과 욕설 등 입이 거칠기로 소문난 간부들의 언어가 순화되어가고 있고, 병사들 상호간에도 욕설과 불평보다는 서로 배려하는 언어생활과 감사의 이야기들이 풍성하게 나눠지고 있습니다. 사단에서 감사나눔 홈페이지를 운용하고 있는데, 매일 매일 수많은 감사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 글들을 읽고 있으면 사단장인 제가 행복해짐을 느낍니다.”

군부대의 감사나눔 운동은 감사나눔 페스티벌로 정점을 찍었고, 이후 지속성을 띠며 현재까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지휘관들의 솔선수범 이외에도 가족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평소 아들한테 감사 표현을 받아본 적이 없는데, 군대에 가서 100가지나 감사를 써서 보냈으니 어느 부모든 감동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습니다. 감사나눔 운동에 대한 지지는 당연히 봇물처럼 일었고, 감사에 대한 새로운 면면들을 알게 된 부모들도 자신의 일상에서 감사를 실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감사의 선순환이 일어나는 멋진 광경이었습니다.

 

평화의 바람, 감사
감사쓰기의 시작은 5감사입니다. 이후 항목이 늘어나게 되면 감사력(力) 또한 커집니다. 일상 감사, 범사 감사가 이루어지면서 감사의 습관화가 체질화로 이어집니다. 감사를 하루라도 쓰지 않고서는 일이 진행되지 않는 순간이 온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군에서 현실화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1000감사쓰기 달성이었습니다.

감사나눔신문은  61호부터 53사단을 포함해 군부대의 감사나눔 활동을 취재해 왔습니다. 특히 202호부터 206호까지 5회에 걸쳐 육군 2작전사령부(당시 사령관 박한기) 장병들의 1000감사 후기를 소개했습니다. 몇 개만 다시 보겠습니다.

“1000감사를 달성한 지금 저는 이 세상을 저 혼자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부대 동료들의 도움과 배려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고 있기에 어떠한 힘든 상황도 잘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나는 그동안 눈을 반쯤 감고 있는 것과 같았다. (중략) 1000감사를 통해 내가 보는 나의 하루는 더 이상 절반이 껌껌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1000개의 감사는 충분히 내게  의미를 갖는 듯하다.”

“1000감사를 달성했을 때 내가 얻을 수 있었던 것들은 내가 상상했던 것 그 이상이었다. 군 생활의 의미를 부여해줬으며 내 사고를 긍정적으로 바꾸어 주었고 내 미래의 비전을 제시해 주었다.”

군부대에 감사나눔 운동이 도입된 지 6년이 지났습니다. 처음의 우려와 달리 우리 군은 감사로 더욱 더 튼튼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평화도 굳건해집니다. 

지난 10월 12일 박한기 합참의장은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삼정검에 수치를 수여받았습니다. 남북에 평화가 오는 이 계절, 감사가 우리 군을 더욱 강하게 하고 대한민국을 더욱 평화롭게 만들 것에 미리 감사합니다.      

 

김서정 기자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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