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상황감사로 긍정성을 올리자

 

급한 우편물을 부쳐야 한다는 직장 동료인 이 실장님의 걸음이 차디찬 가을바람에 홀로 외로울까 싶어 소리높여 외쳤다.
“함께 가요~”
재빨리 업무를 끝내고, 먼저 출발한 회사 임직원들과의 보폭에 맞추기 위해 부지런히 걸었다. 자신감 넘치는 손가락으로 핸드폰을 검색했다. 
“출발, 여의도역! 도착, 어린이대공원역. 고속터미널에서 7호선으로 환승. 좋았어. 실장님, 이제 출발해요. 가시죠!!!”
만추가 주는 벅찬 뜨거움에 장소에 대한 ‘확인사살’ 없이 ‘찬란하게’ 수다를 주거니 받거니 하다보니 핸드폰이 울렸다.
“네. 김 실장님, 거의 다 왔습니다. 뚝섬유원지입니다.”
“어디라고요?”
“곧 내립니다. 어린이대공원역에서 내리면 되죠?”
“아이고, 거기는 왜 갔어요?”
“네?”
“서울대공원역에서 내려야 하는데, 거기는 왜 갔어요?”
‘아흑, 미치겠네. 서울대공원이었어. 어쩐지….’ 
문득 어제 회의시간에 있었던 대화를 들으며 가졌던 생각이 떠올랐다. 
‘볼 게 뭐 있다고 어린이대공원을 가자고 하시는 걸까? 안가본 새 많이 바뀌었나?’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서울대공원을 제안한 김 실장님의 이야기를 듣던 나는 ‘어린이대공원’으로 착각했다는 사실.
똑같은 단어를 같은 장소에서 같은 사람에게 직원 모두가 함께 들었는데 ‘왜 나는 엉뚱한 곳으로 알아들었을까?’ 
어느새, 바닥을 기는 목소리로 자책하는 마음으로 동행한 실장님에게 용서를 구했다. 
“이 실장님, 죄송해요.”
“확인 안 한 제 잘못도 커요.”
아흑, 배려가 배신(?)이 되버린 슬픈 사실에 속이 쓰렸지만, 우리는 그곳에 갈 수 있었음에 무조건 두 손 맞잡고 감사했다. 
그런데, 정말 행복하게도 리프트 왕복권으로 만추 절정인 맑은 호반 위 100그루의 버드나무를 보면서 피터팬처럼 즐겁게 날아서 다녀왔다.   

 

이춘선 기자

 

이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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