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서약, 주례사에 감사 가미하고 하객도 감사카드 작성

찾아온 조카와 함께.

사촌누님이 저에게 전화를 걸어와 11월 24일로 예정된 장남 임청빈 군의 결혼식 감사 주례를 부탁했습니다. 지난 추석 때 사촌형제들과 공동으로 진행한 감사나눔 행사 소식을 듣고 용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추석 전날 저녁 큰댁 마당에서 고향 마을을 수호신처럼 지키고 계신 다섯 분의 어머니들에게 감사카드를 작성해 읽어드리고 포옹하는 행사를 했습니다.

남양주시 화도읍에 있는 사촌누님댁을 방문했습니다. 우선 사촌누님 부부와 두 아들, 신부와 그 가족이 살아온 이야기를 청취한 다음 제가 세상에 전파하고 있는 감사나눔운동에 대하여 설명해드렸습니다.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긴 대화를 나눈 끝에 기존의 예식장에서 진행되는 결혼식이지만 가능한 범위 안에서 ‘감사 주례’ 차원을 넘어 ‘감사나눔 결혼식’ 행사를 만들어보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부모보다 본인들의 의지가 더 중요하기에 조카 임청빈 군과 통화해 결혼식 전에 미팅을 갖기로 약속했습니다. 며칠 후에 조카가 예비신부와 함께 저를 찾아왔습니다. 1시간이 넘는 진지한 토론을 벌인 끝에 ‘하객과 함께 하는 결혼식, 재미와 의미가 있는 결혼식’을 모토로 정하고, 다양한 진행방법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머리를 맞대고 대화를 나누다 보니 자꾸만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두 사람이 긍정 마인드의 소유자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감사나눔신문 홈페이지에 들어가 참고자료를 검색해봤습니다. ‘감사 주례사’ 사례는 적지 않게 발견되었습니다. 사단법인 행복나눔125의 손욱 회장이 2011년 5월 28일 당시 허남석 포스코ICT 사장의 장남 결혼식에서 ‘감사 주례사’를 했다는 기록이 보였습니다. 행복나눔125 광양지부장인 이영만 스틸이엔지 사장이 두 아들의 결혼식에서, 제갈정웅 감사나눔신문 편집인이 지인 자녀들의 결혼식에서 ‘감사 주례사’를 실천하기도 했습니다.

‘감사 혼인서약’에 대한 기록도 발견되었습니다. 행복나눔125 직원인 백현진 씨가 2016년 7월 결혼식을 하면서 ‘감사 혼인서약’을 선보였습니다. 기존 혼인서약은 주례가 혼인서약문을 낭독하고 신랑과 신부는 “예”라고 답하는 방식이지만 감사 혼인서약은 신랑과 신부가 직접 준비한 서약문을 서로에게 낭독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신랑과 신부가 서로에게 100감사를 작성해 전달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허남석, 조봉래 전 포스코ICT 사장의 자녀들이 그것을 실천했습니다. 오혜령 사회복지사는 결혼하는 딸을 위해 100감사 족자를 작성해 선물했습니다.

이런 전례들을 참고해 감사나눔 결혼식 진행 방법을 정했습니다. 우선 감사 혼인서약을 도입하고 주례사는 5분짜리 감사특강으로 대신하기로 했습니다. 파워포인트를 활용해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면 ‘하객의 외면을 받는’ 주례사의 왜곡된 전통을 깰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테이블에 앉아 있는 하객들도 신랑과 신부에게 축하 감사카드를 쓰게 될 겁니다. 이것을 모아서 보석함에 넣어 신랑과 신부에게 선물할 생각입니다(힘들 때마다 꺼내 읽어보고 힘을 내라고). 신랑과 신부의 친구들이 축하 메시지를 쓰고 사인도 하는 보드판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다음은 신랑과 신부의 감사 혼인서약문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그대를 아내로 맞이합니다. 오늘부터 삶을 다하는 날까지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그대를 사랑하겠습니다. 처음 만날 때부터 언제나 나를 위해 기도하고 응원해준 당신을 존중하는 남편, 감사하는 남편이 되겠습니다. 양가 부모님과 가족 친지를 공경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건실한 남자가 되겠습니다. 어떤 어려움도 헤쳐 나가며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는 믿음직한 남편이 될 것을 서약하며 참석하신 여러분 앞에서 맹세합니다.”(신랑)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그대를 나의 남편으로 맞이합니다. 함께 한 날보다 앞으로 함께 할 날이 더 많음에 행복합니다. 진실한 눈빛, 해맑은 웃음, 든든한 어깨가 편안한 당신을 존중하는 아내가 되겠습니다. 나의 이야기를 마음으로 들어주고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준 당신. 그런 당신이 곁에 있기에 언제나 감사하는 아내가 되겠습니다. 어떤 어려움도 헤쳐 나갈 것을 다짐하며 지금 이 마음 그대로 영원히 함께 할 것을 참석하신 여러분 앞에서 맹세합니다.”(신부)

정지환 감사경영연구소장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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