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환의 감사스토리텔링

안시성
영화 <안시성>을 봤습니다. 645년 개모성, 비사성, 요동성, 백암성을 차례로 함락시킨 당 태종 이세민이 명령했습니다. “안시성을 치고 평양성으로 간다!” 고구려 대막리지 연개소문은 안시성을 포기했습니다. “안시성으로 당군을 상대할 순 없다!” 하지만 안시성 성주 양만춘은 선언했지요. “백성을 지키기 위하여 싸우자!” 안시성 백성과 병사들은 양만춘 장군을 중심으로 ‘내부적 단결’을 이루었고, 마침내 최후의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자신에 대한 불안(不安)과 타인에 대한 미안(未安)을 이겨낼 수 있다면, 우리는 일상에서 평안(平安)을 누릴 수 있을 겁니다. 감사나눔으로 ‘나’와 ‘가정’과 ‘일터’를 안시성(安市城)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불리한 조건
바이에른 공국의 빌헬름 4세가 서민의 건강을 위협하던 질 낮은 맥주의 유통을 막기 위해 1516년 ‘맥주 순수령’을 발표했습니다. 물, 호프, 맥아 3가지 원료만 사용해 맥주를 빚어야 한다고 규제한 이 법령은 양조업자들을 푸념하게 만들었지요. “앞으로 맛있는 맥주는 맛볼 수 없겠군.” 하지만 불리한 조건에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결과 독일은 ‘순수한 맥주’만을 고집하는, 세계 맥주의 본가(本家)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영국에서 차(茶) 문화가 발달한 이유도 불리한 조건 덕분이었습니다. 늘 흐리고 비가 내리는 영국 날씨에 따뜻한 차는 안성맞춤이었지요. 발상을 전환하면 걸림돌이 디딤돌이 되고, 비상(非常)이 비상(飛上)의 기회가 됩니다. 

바울
영화 <바울>을 봤습니다. 다메섹 도상에서의 운명적 개안(開眼)은 예수를 핍박하던 바리새파 청년 리더 ‘사울’을 죽는 날까지 예수를 전파하는 사도 ‘바울’로 변화시켰습니다. ‘위대한 사람’이라는 의미의 이름을 가졌던 사울은 ‘지극히 작은 자’ 바울이 되었고, ‘장막 만드는 사람(tentmaker)’으로 생업(生業)을 유지하며 예수를 전파하는 자비량(自備糧) 전도자가 되었습니다. 1만 마일이 넘는 전도 여행을 통해 마침내 로마에까지 예수의 사랑을 전파했습니다. 참수형 선고를 받고도 바울은 자신을 구하려고 감옥을 습격한 청년들에게 말했지요. “사랑만이 유일한 길이다.” 선한 영향력으로 세상을 바꾸려 애쓰는 이 세상의 모든 바울들에게 감사합니다.
 

감사 카메라
200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도리스 레싱의 <다섯째 아이>를 독서모임 회원들과 함께 읽었습니다. 주인공 부부는 넓은 집에서 많은 아이를 낳으며 행복한 가정을 이룹니다. 하지만 다섯째 아이가 “네안데르탈인”으로 태어나면서 행복한 가정은 붕괴되기 시작합니다. 아내는 모두가 불행한 세상에서 자신들만 행복하게 살려고 “잘난 척했기 때문에” 신에게 벌을 받은 것이라고 자책합니다. 이탈리아인은 잘 먹고 잘 산다고 지나치게 자랑하면 ‘악마의 눈’이 타인의 시기와 질투를 유발해 불행에 빠트린다고 믿습니다. ‘악마의 눈’은 ‘감시 카메라’인 셈이지요. 타인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간다면 ‘감시 카메라’가 ‘감사 카메라’로 바뀌지 않을까요? 

희망
종양을 연구하는 두 학자가 알파벳 ‘E, P, H, O’로 시작되는 4가지 화학 약품을 조합해 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처방했습니다. 그런데 똑같은 약품을 투여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학자가 담당한 환자의 치료 효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학자 A가 담당한 환자는 4분의 1만이 긍정적 반응을 보였지만 학자 B가 담당한 환자는 그 비율이 4분의 3이나 되었습니다. 차이를 조사해보니 이유는 간단했는데, 학자 B가 4가지 약품의 이니셜 순서만 바꿨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가 환자들에게 제시한 약품의 이니셜 순서는 ‘H, O, P, E’였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주어진 인생의 알파벳이지만 누군가는 관행에 따라 배열하고, 누군가는 간절한 희망을 담아 배열합니다. 

가장 낮은 사람
 <수호지>의 양산박에는 108명의 영웅호걸이 있었습니다. 맨주먹으로 호랑이를 때려잡은 무송, 절간의 우람한 기둥을 쓰러뜨린 노지심, 쌍도끼만 들었다 하면 일당백을 하는 흑선풍, 비둘기의 왼쪽 눈까지 맞출 정도의 활 실력을 갖춘 화영…. 그러나 정작 이들을 지휘한 지도자는 따로 있었으니, 가장 완력이 세거나 체격이 우람한 장사가 아니었습니다. 가장 키가 작고, 잘 생기지 못했고, 아무 재산도 없는 사람, 송강이 그 역할을 맡았습니다. 변방의 말단 관리 출신에 불과했지만 송강에게는 남들에게 없는 재주가 있었습니다. 자신을 낮춤으로써 상대를 굴복시키는 능력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가장 낮은 사람’이 ‘가장 나은 사람’입니다.  

 

정지환 감사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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