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정웅 이사장

 

‘감사는 왜 과학인가?’를 알찬 정보와 실증적 논리로 촘촘하게 풀어낸 제갈 편집인의 강의내용을 지난 호에 이어 연재합니다.

 

2005년에는 클레어몬트 대학의 Paul Zak 교수의 연구로 인해 ‘신뢰호르몬’이라는 별칭을 새로 얻었다. 여러 나라 국민들의 혈액을 채취해 비교 분석해 본 결과 혈액 속에 옥시토신 함유량이 많은 국민들이 사는 나라는 그렇지 못한 국가에 비해 발전과 성장의 정도가 우월했다. 옥시토신이 국가의 성장, 발전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밝힌 것이다.

2007년 미국 심리학회는 옥시토신이 스트레스 치유에 큰 효과가 있음을 발견하였고 하버드대에서는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2009년은 옥시토신 연구에 있어서 한 획을 그은 해이다. 옥시토신은 단순한 호르몬이 아님을 밝혀낸 것이다. 이 호르몬이 하는 일은 한두 가지가 아닐 뿐더러 이것은 혼자 분비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로토닌이나 도파민 등의 좋은 호르몬의 분비까지도 연쇄적으로 이끌어 냄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를 ‘옥시토신 시스템‘이라 부른다.    

2014년에는 우리가 감사함을 느끼게 하는 유전인자가 따로 있음을 발견하였다. CD38이라 명명된 이 감사유전인자로 인해 개개인이 느끼는 인간관계의 만족도와 긍정적인 감정을 갖는 정도가 달라지며 특히 사랑을 느끼는 정도가 유전적으로 정해짐을 알게 되었다. 또한 연구를 통해 약 5% 정도의 사람은 선천적으로 감사유전자 CD38이 없다는 것도 밝혀졌는데 이는 긍정성 연구에 있어서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감사를 6개월 정도 배우고 실천하면 이 유전인자가 없는 사람도 새로 만들어지고 원래 갖고 있는 사람은 더욱 활성화되어 보다 만족스런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2014년 UC 버클리대의 줄기세포 연구소에서는 옥시토신에 세포재생기능이 있음이 확인됐다. 노화된 세포에 옥시토신을 주입했더니 세포가 다시 활성화 된 것으로서, 노화연구에 있어서 옥시토신이 새롭게 주목받는 계기가 되었다. 

두뇌 역시 근육과 같이 훈련으로 발달시킬수 있다 - 하버드대 John Ratey 교수

멘탈헬스 관리법
멘탈헬스를 잘 관리하고 유지해 나가기 위한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하고, 뇌의 대상회 기능을 향상시키며, 운동을 하는 것이 그것이다. 첫째, 옥시토신 분비를 돕는 방법은 자주 웃기, 명상하기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 감사일기나 감사카드 쓰기를 권하고 싶다. 또한 자존감을 높이는데 큰 효과가 있는 ‘자신에게 100감사쓰기’와 타인의 강점을 배우는데 도움이 되는 ‘다른 사람에게 100감사쓰기’도 좋을 것이다.

둘째는 대상회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이성적인 부분과 감정적인 부분을 컨트롤하는 부위가 다르다. 그런데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기에 감정적인 영역이 훨씬 더 커서 이성적으로 그것을 컨트롤하기가 쉽지 않다. 이성과 감정 이 두 가지를 연결하고 조율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대상회인데 이것을 활성화시킴으로써 멘탈헬스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대상회 기능 향상법은 감사일기 쓰기 등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하는 방법과 여러 가지가 겹치는 부분이 많다.

셋째는 운동하기다. 2016년 미국 국립 노화연구소의 반 프락 박사는 신선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운동을 하게 되면 우리 몸의 근육은 카텝신 B라는 단백질을 생성해 내는데 이 단백질이 기억과 학습 기능을 담당하는 해마에 새로운 신경세포 생성을 촉진함을 밝혀낸 것이다.       
2011년 발표된 아서 크레이머 박사의 연구도 이것과 괘를 같이한다. 120명의 노인을 유산소 운동 군과 스트레칭 운동 군으로 나누어 1년간 운동시킨 결과 유산소 운동 군에서 해마가 커진 것을 발견한 것이다.

운동의 효과에 대해서는 내가 대림대학 총장으로 취임하던 해에 겪었던 사례 하나를 들려주고 싶다. 대림대학은 경기도 안양시의 꽤 높다란 언덕 위에 위치해 있다. 언덕을 걸어서 등교하기 힘들어서인지 총장이 바뀔 때마다 학생회에서는 그곳에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해 줄 것을 요구했다. 나 또한 학생들의 요구에 시달렸다. 

하지만 운동이 인지능력 향상에 효과적임을 알고 있던 나는 고민이 되었다. 조금 힘이 들더라도 학생들이 언덕을 걸어서 올라오는 것이 몸 건강과 함께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여러 협의와 노력을 통해 해법을 찾았다. 학교를 오르는 긴 언덕에 11단계의 ‘칼로리 소모 이정표’를 크게 세우고 각 단계마다 여기까지 오르면 칼로리 소모가 얼마나 이루어지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었다. 예를 들어 ‘2단계까지 오면 콜라 한잔 정도의 칼로리가 소모 된다’는 식으로 지루한 걷기에 ‘재미’를 부여한 것이다. 그러자 학생들은 더 이상 에스컬레이터 설치 요구를 하지 않게 되었다.     

 

앞에서 WHO의 ‘건강에 대한 정의’를 소개하며 건강은 육체적인 면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면 또한 더불어 중요함을 애기하였다. 멘탈헬스를 지키고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시키는 감사를 삶 속에서 어떻게 실천하고 습관화 할 것인가에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김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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