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창

00_안남웅

 

나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출퇴근할 때마다 BMW를 타고 다닌다. 내가 타고 다니는 BMW는 ‘B(Bus), M(Metro), W(Walking)’이다. BMW가 내게 주는 유익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지하철을 환승하기 위해서는 걸어야 되고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기 때문에 건강에 많은 도움을 준다. 그리고 러시아워 때문에 늦어지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기다림을 통해 인내를 배운다.

아랍 속담에 “태양만 비추면 사막이 된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밝은 태양만을 원하지만 태양만 계속되면 우리 인생은 사막이 되고 만다. 우리 인생이 푸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비가 필요하다. 우리는 무지개를 좋아한다. 그 화사하고 아름다운 무지개를 원한다면 소낙비를 각오해야 한다. 다양하고 아름다운 무지개와 같은 인생을 원한다면 때로는 아픔과 고통의 소낙비를 맞아야 하고 견디어야 한다. 반드시 인내가 필요하다.

그레이하운드(greyhound)는 몸이 길고 날쌘 사냥개이다. 미국 최대의 장거리 버스 회사 이름도 그레이하운드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하운드(hound)는 그레이하운드처럼 날쌔지도 못하고 몸이 길지도 못한, 그저 평범한 사냥개이다. 그레이하운드는 사냥감을 보고 사냥하기 때문에 사냥감이 안 보이면 사냥을 포기한다. 하지만 하운드는 냄새를 맡고 사냥하기 때문에 사냥감이 안 보여도 산골짜기와 도랑 구석구석을 뒤지며 종일 사냥을 한다. 하운드야말로 사냥개다운 사냥개이다. 그레이하운드와 하운드의 사냥 방식은 우리의 삶의 방식과도 겹쳐보인다. 

보이는 현실만 따라가는 그레이하운드형 인생이 있는가 하면 안 보이는 가치를 따라가는 하운드형 인생도 있다. 그레이하운드형 인생은 공부도 벼락치기, 사업도 한탕주의, 기도도 한두 번 하다가 만다. 그러나 하운드형 인생은 공부도 끈질기게, 사업도 꾸준하게, 기도도 끈질기게 한다.

“쇠는 단 김에 치라”는 말이 있다.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말이다. 기회는 지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왔을 때에 잡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런데 단 김에 쇠를 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게 있다. 그것은 쇠를 쳐서 달구는 것이다. 쇠를 쳐서 달군다는 것을 한번 상상해보라. 한두 번 쳐서 쇠가 달구어지겠는가. 계속 쳐야 한다. 힘이 들고 땀이 나고 짜증이 나고 포기하고 싶어도 계속 쳐야 쇠가 달구어진다. 큰 돌 한두 개 쌓는다고 피라미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삽질 한두 번 한다고 운하가 되는 것이 아니다. 물방울 한두 방울이 떨어진다고 바위가 뚫리는 것이 아니다. 채석장의 돌들이 피라미드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돌들을 쌓아야 하겠는가? 바다와 바다가 운하로 연결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삽질을 해야 하겠는가? 바위가 뚫리기까지 얼마나 많은 물방울들이 떨어져야 하겠는가? 석공은 아마 똑같은 자리를 백 번 정도 두드릴 것이다. 갈라질 징조가 보이지 않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백한 번째 망치로 내리치면 돌은 갑자기 두 조각으로 갈라지고 만다. 이처럼 돌을 두 조각으로 낼 수 있었던 것은 한 번의 두들김 때문이 아니라 바로 그 마지막 한 번이 있기 전까지 내리쳤던 백 번의 망치질이 있었기 때문인 것이다.

어떤 버섯은 6시간이면 자란다. 호박은 6개월이면 자란다. 그러나 집 지을 재목으로 쓰일 만큼 건실한 참나무가 되려면 수십 년이 걸린다. 감사 강의를 듣고 감사쓰기를 시작한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시작은 쉬운데 지속하기가 어렵다고들 한다. 힘들지만 참고 인내하면서 지속하기 위해서는 감사의 가치를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내의 훈련을 위해 먼저 BMW를 타고 다닐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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