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나눔 수기공모 대상작

수기공모 수상자들과 함께한 감사나눔신문사 심사위원들(머플러).

2017년 3월 20일, 아직도 생생하다. 긴장되는 마음과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대한민국 육군으로 훈련소에 입소하게 되었다. 

입대하기 전의 나는 부모님께 받는 지원이 당연한 줄 알았고 내가 가지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은 대부분 어려움 없이 모두 이뤄냈기에 별로 힘든 것이 없었다. 그러나육군훈련소에 입소한 날부터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 단체 생활이기에 지켜야 할 규칙이 많았고, 아침 6시 기상은 정말 힘들었다. 

훈련소에 입소하여 첫 주에는 온 세상이 부정적으로 보였는데 설상가상 감기에 걸려 몸 상태가 좋지 않았었다. 그때 당시에는 정말 서러웠는지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시간이 지날수록 병영생활이나 훈련에는 적응해 나아갔지만 하면서도 나는 ‘내가 왜 이걸 해야 하지?’, ‘다 짜증나’라며 부정적인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점점 커져만 갔다. 그래도 무사히 육군훈련소를 수료했지만 후반기 교육에 가서도 마찬가지였다. 긍정 적인 측면을 찾기보다는 모든 일을 부정적으로 보았고 그럴수록 나는 점점 더 불행해져갔다. 

이렇게 부정적인 나에게 자대에 와서 처음으로 감사나눔 운동을 알게 된 건 큰 변화의 시작이었다. 

우리 부대는 5감사 운동이 크게 3가지로 이루어져 있었다. 아침 조회 시간에 한 용사가 다른 용사들 앞에 나와서 감사한 5가지를 발표하고 저녁 점호시간에는 생활관에 앉아 서로 감사했던 일을 주고받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또 모든 용사와 간부가 5감사를 적어 게시판에 게시를 해놓기도 한다. 

처음 자대에 왔을 때는 당연히 처음 보는 5감사 운동이 어색하고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저런 걸 대체 왜 하는 거지?’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선임들은 자연스럽게 매일 5감사를 발표하고 종이에 5감사를 적어 게시해 놓았고 나도 어쩔 수 없이 따라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 5감사를 시작했을 때는 성가시고 귀찮아 진정성 없는 내용과 형식적인 것들로 감사를 채워 나갔다. 

초반에만 해도 감사할 수 있는 것들이 대체 뭐가 있을까 생각하며 형식적인 것들로 채워 나갔지만 그렇게 하나 둘 채워 나가다보니 형식적인 소재도 점점 떨어지고 감사를 적을 때마다 생각은 깊어지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감사를 적으며 기억을 떠올려보니 생각보다 주변에 감사할 게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매일 불평불만을 일삼고 내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부정적인 편견으로만 판단했었던 나는 전에는 그냥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 부정적으로 바라보았던 것들 그 안에서 감사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낼 수 있었고 나의 시각도 자연스럽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또 게시판에 걸려있는 5감사 종이들은 서로에게 부끄러워서 하지 못했던 감사들을 적기에 적합했다. 무뚝뚝한 용사들은 고마운 일을 적어서 게시해 놓았고 나는 용사들이 적은 감사들을 보며 정말 사람들은 모든 것들에 감사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시작은 내 의지가 아닌 타의였지만 긍정적인 생각도 한번 시작하니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점점 커져가기 시작했다. 단순히 나의 시선을 바꾼 것뿐인데 세상이 달라 보였다. 부모님께 받는 지원이 당연한 줄 알았던 나는 그게 얼마나 감사한 일이고 축복인지 다시금 깨달았고 내가 지금 생활하는 공간 주변 전우들 정말 모든 것에 감사하다보니 저절로 내 기분과 생각은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입대하기 전 나는 소위 ‘철이 덜 든 아이’였지만 입대한 후 자대에 와서 감사나눔운동을 통해 ‘철들었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긍정적인 변화는 나를 더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만들고 선임, 동기, 후임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군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전역이 두 달 정도 남은 지금 현재 나의 군 생활을 돌아보면 “행복했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힘든 일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모든 것에 감사하고 긍정적인 마인드가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극복해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글=김상규 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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