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일 의학박사의 건강이야기

 

아빠가 뜨거운 욕탕에 들어가면서 “어이 시원하다!” 했다. 아빠 말만 믿고 안심하고 아빠 따라 욕조에 풍덩 들어갔다가 “앗 뜨거!”하면서 다시 튀어나온 4살짜리 꼬마가 한 마디 했다. “이 세상에 믿을 X  하나도 없다니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뜨거운 국물을 마시면서 시원하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두 두 가지 속을 가지고 있다. 차갑거나 뜨거운 것을 느끼는 속이 하나 있고, 답답하거나 시원함을 느끼는 속이 또 하나 있다. ‘속이 답답하다’, ‘속이 후련하다’, ‘속이 시커멓게 탔다’는 등의 ‘속’은 매우 한국적인 ‘속’이다. 
그런데 이렇게 차가움을 느끼는 속과 시원함을 느끼는 속  과는 의학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을 하느냐”보다도 “어떻게 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건강 비결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자기 속을 어떻게 다스리는가?”하는 일이다. 여기에 마음을 제대로 다스리는 비결이 있다.

첫째로, 심신을 조화시키는 훈련이 필요하다.  식사할 때 밥을 먹는 게 아니라 ‘마음을 먹는 기분’으로 “밥 먹는 행위에 마음이 따라 다니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옛 어른 들이 “밥 먹을 때 떠들지 말라”고 꾸중하는 것은 밥알이 튈까봐 그러는 것이 아니다.  
정신을 집중하고 밥을 먹는 것이 몸에 더 좋다는 가르침이었다.  운동도 몸과 마음을 조화시켜 해야 한다.  운동하는 동안에 딴 생각을 하거나 옆에 있는 사람과 낄낄대면서 하는 것 보다는, 모든 동작에 마음이 따라 다니는 것처럼 운동을 한다면 더욱 효율적인 운동이 될 수 있다. 
호흡하는 것도 정신을 집중하여 “공기를 들이마시는 게 아니라 마음을 마시는 기분”으로 숨과 마음을 일치시키면 가장 유익한 호흡이 될 수 있다.  잠자는 것도 잡념을 없애고 마음을 갈아 앉힌 상태로 잠을 청해야만 숙면을 취할 수 있다.  
“그런 것은 도 닦는 도인들이나 할 일이 아니냐”고 항의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냥 기쁜 마음으로 밥 먹고, 기분 좋게 운동하고, 마음 가다듬어 숨쉬고, 쾌적하게 잠자면 점차 그 경지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둘째로, 항시 긍정적인 사고를 유지해야 한다.  안경을 왜 쓰느냐 하는 질문에 “잘 안 보여서”라고 하는 것은 부정적인 사고이며,  “더 잘 보려고”는 긍정적인 사고이다. 
약의 성분이 하나도 안 섞인 가짜 약을 먹고도 진짜 낫는 효과를 위약효과라고 하는데, 이러한 효과는 “이 약을 먹으면 반드시 나을 것이다”라는 확신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나타난다.  우리의 몸은 마음먹기에 따라 이리로도 변하고 저리로도 변한다. 
긍정적인 사고를 지니고 있는 사람은 체내에 긍정적인 호르몬이 분비되고 부정적인 사고를 지니고 있는 사람에게는 부정적인 호르몬이 분비된다.  긍정적인 호르몬은 우리의 기분을 상쾌하고 만들고, 통증도 완화시켜 주며, 스트레스의 수준도 줄여 주고, 건강 상태를 호전시키며, 사무의 수행 능력도 활발하게 해 준다.  
반대로 부정적인 호르몬은 기분을 불쾌하게 만들며, 통증도 더 악화시키고, 스트레스도 더 악화시키며, 건강 상태도 나빠지고, 사무의 수행 능력도 떨어지게 한다. 위약효과는 평범함 속에 숨어 있는 기적이다. 
우리 몸속에 내재한 자연 치유력의 표현이다.  이것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현상이요 신이 인간에게 내린 위대한 선물이다. 

셋째로, 마음이 공허한 자가 되어야 한다. 마음에 들어있는 것이 없어서 텅텅 비어 있어야 마음이 제자리를 찾게 된다.  텅 빈 마음 자체가 마음의 제자리이기 때문이다. 
마음속에 딴 것이 들어 있으면  마음이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게 된다. 욕심과 원한이 들어 있으면 마음이 옆으로 밀려 삐뚤어지게 된다. “… 을 해 주세요” 하는 바램은 마음을 비우지 못한 기원이다. 
비우는 것이 아니라 욕심을 더 집어넣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 을 주십시요” 하는 기원으로는 건강을 얻을 수 없으나, 진실로 감사하며 모든 것을 완전히 맡기는 참된 기도는 건강과 직결된다는 사실이다.

무슨 좋지 않은 일이 나에게 생겨난 자체가 나를 해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일 때문에 내가 얼마나 불쾌해 하고, 화가 나고, 분하고, 우울 해 지고, 슬퍼지고, 놀라고, 두렵고 하는 기분에 따라 나의 몸을 해치는 정도가 정해지는 것이다. 
비록 어떠한 나쁜 일이 생기더라도 내가 그 것 때문에 “속상해”하지 않는다면 내 건강이 해를 받지 않는다. 한 마디로 말하면 “속상하면” 속(내장)이 상한다. 
따라서 속상하지 않으면 속이 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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