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정신건강의학과 권용실 교수

흔히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합니다. 이는 우울증을 마치 감기처럼 스쳐 지나가는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대하는 사회적 인식의 소산입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이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조사 자료는 우리의 안이한 인식에 경종을 울립니다. 모두가 두려워하는 대표적인 사회적 질환인 암과 치매의 사회경제적 비용은 2007년의 경우 각각 약 14조와 8조원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에 비해 우울증은 약 7조원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암과 치매의 사회 경제적 비용이 완만히 상승하는 데 비해 우울증의 경우는 그 증가속도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미 2011년 10조 4천억 원을 넘어선데 이어 2020년부터는 암과 치매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우울증이 미래 사회의 가장 위험한 질병으로 자리 잡게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2030년이 되면 우울증은 전 세계적으로 인류에게 가장 부담이 되는 질병이 될 것” 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우울증은 1회 발병 후 재발률이 50%에 이르며 2회에는 70%, 3회 발병 후에는 80%의 재발률을 갖습니다. 우울증은 쉽게 생각할 질병이 아닙니다. 한 번의 우울증이 평생을 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울증이 생기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유전과 가족 내력, 중요한 스트레스에 따른 사건, 심리적 특성을 들 수 있습니다. 

우울증은 부정적인 사고를 수반하게 되는데 이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됩니다. 첫째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 관점입니다. ‘나는 잘 못해/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아/    나의 직업은 형편없어’와 같은 생각입니다. 둘째는 세상과 세상에서의 경험에 대한 부정적 관점 또는 연관된 생각입니다. ‘인생은 불공평해/ 사람들은 좀 더 친절해야 해/ 세상은 끔찍한 곳이야’
셋째는 미래에 대한 부정적 관점과 연관된 생각들입니다. ‘앞으로도 전혀 나아지지 않을 거야/ 난 늘 괴로울 거야/ 아무런 희망이 없어’와 같은 생각이 이에 해당합니다. 

또한 인지적인 오류에 따른 분류로는 10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인지적인 오류란 주변의 사건이나 상황의 의미를 잘못 해석하는 데서 발생하는 오류를 말합니다.

1. 과일반화: 한 가지 사건을 근거로 모두가 그렇다고 일반화시킴. (“그 모임이 불편했던 건 내가 사교성이 떨어지기 때문이야.”)

2. 선택적 추상화: 전체를 보고 해석하지 않고 부정적인 한 가지 세부 사항에 초점을 맞추어 전부를 부정적으로 해석함. (“그 과목에서 낙제 점수를 받은 건 내가 쓸모없는 사람이란 걸 뜻해”)

3. 이분법적 사고: 모든 경험을 극단적으로 해석함. (“100% 성공이 아니면 완전히 실패한 것이다.” “완벽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아니다.”)

4. 개인화: 자신과 관계없는 일도 자기와 연관 짓는 경향을 말함. (“그 사람이 화가 난 건 내가 잘못해서 일거야.”)

5.임의적 추론: 타당하지 않은 근거를 가지고 엉뚱한 결론을 내림 (“치료시간에 늦었으니까 나는 치료에 성공하지 못할 거야”)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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