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실의 정신건강 - 우울증(2)

6. 재앙화: 미래에 대하여 보다 현실적인 어떤 다른 고려도 없이 부정적으로 예상함. (“나는 매우 화가 날 것이고 전혀 기능하지 못할 것이다“)

7. 긍정적인 면의 평가 절하: 자신의 긍정적 경험, 행한 일, 자질 등을 고려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비이성적으로 말함. (“계획이 성공했지만 내가 유능한 것이 아니라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야”)

8. 명명하기: 덜 부정적인 결론을 이끌어내는 합리적인 증거를 고려하기보다,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고정적이고 부정적인 이름을 지음. (“나는 실패자야”)

9. 과장/ 축소: 자신과 타인을 평가할 때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긍정적인 면은 최소화. (“평범하다는 것은 내가 얼마나 무능력한지를 보여주는 거야”)

10. 독심술: 현실적인 가능성을 무시하고 자신이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 수 있다고 믿음. (“그 사람은 내가 못생겼다고 생각하고 있어”)

우울증이 있다고 의심되면 먼저 자신의 생활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이 섭취하는 음식과 숙면의 정도, 운동, 사회적인 활동 등을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비만이 우울증과 높은 관련성이 있다는 연구는 이미 발표된바 있으며 타인과 함께하는 사회적 활동이 우울증 극복에 도움이 된다는 사례보고 또한 많습니다. 또한 ‘의미 있는 활동’을 찾고 관심을 쏟는 노력도 큰 도움이 됩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아우슈비츠에서 겪은 생사를 넘나드는 참혹한 경험을 바탕으로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을 쓴 빅터 프랭클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유대인 수용소에서 보니까 몸이 튼튼하고 머리 좋은 사람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삶의 의미를 가진 사람만이 살아남더군요.” 의미 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노력은 우울증 극복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가족이나 지인 등 가까운 이들이 우울증을 앓고 있을 때 그들을 어떻게 대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인가도 무척 중요합니다. 이에 대해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교 정신과의 아담 캐플린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서투른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보다, 그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는 편이 낫다. 대수롭지 않게 던진 위로의 말이 그들의 결점이나 나약함을 더욱 부각시키는 독이 될 수 있다.” 
선한 의도를 가졌음에도 결과적으로는 우울증 환자를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잘못된 표현법을 세 가지만 제시합니다. 모두가 꼭 유념해야 할 일입니다.

◆“그냥 받아들여”:’받아들여’라거나 ‘긍정적으로 생각해’ 등의 말은 상대가 처한 상황을 하찮은 것으로 묵살해버리는 표현입니다. 별일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힘내”: 상대가 힘을 낼 수 있는 입장이었다면 벌써 기운을 차렸을 것입니다. 상투적인 위로의 말을 던지는 것보다는 상대의 이야기를 그냥 들어주며 ‘힘들었겠다’ 정도의 호응을 해주는 것이 더 큰 도움이 됩니다.

◆“어떤 심정인지 나도 잘 알아”: 상대가 처한 입장을 잘 알지 못하면서 함부로 공감한다는 말을 건네는 것은 위험합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우울증을 경험합니다. 상대의 입장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냥 들어주는 편이 낫습니다. 또한 자신도 우울증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그 경험을 공유하여, 상대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리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용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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