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미 선교사 인터뷰

“감사를 잘 하면 감사를 주고, 불평을 잘 하면 불평을 주겠다”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는 임은미 선교사가 감사편지가 담긴 꽃다발 옆에서 아름답게 웃고 있다.

 

선교지는 언어가 다르네
“선교사 님! 간밤에 좀도둑이 들어와 타이어를 훔쳐갔어요. 이를 어쩌지요?”
아프리카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 갓 파송된 임은미 선교사는 (지금은 리무르라고 나이로비에서 한시간 떨어진 곳에서 사역하고 있음) 그곳으로 자신을 이끈 선배 선교사 사모님에게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했습니다.
“몇 개 훔쳐갔어요?”
놀란 목소리 대신 담담하게 건네져 온 어조에 약간 당황한 임은미 선교사가 대답했습니다.
“한 개인데요.”
“아 감사하네요! 두 개가 아니고 한 개 훔쳐갔으니까요.”
케냐는 종족 분쟁을 겪고 있기에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고, 30~40명 단위의 떼도둑이 들끓을 만큼 사회적으로도 불안정한 곳입니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선배 선교사 사모님의 말에 수긍을 하지만 처음 겪는 임 선교사로서는 무척 심난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순간 임 선교사는 아주 새로운 사실을 인지해냈습니다. ‘선교지는 언어가 다르구나!’

감사는 생존 기술
하나님을 섬기는 목회자로서 누구보다 감사를 열심히 실천하고 있던 임은미 선교사는 그날 이후 케냐에서의 감사는 ‘생존 기술(survival skill)’임을 직시하고 모든 것에 감사하는 생활을 지켜나갔습니다.
“물도 나오고 전기도 들어오면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물이 안 나오고 전기가 들어오면 물이 나올 때가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물이 나오고 전기가 안 들어오면 전기가 들어올 때가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물도 안 나오고 전기도 안 들어오면 물도 들어오고 전기도 들어온 날을 추억하며 감사합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케냐에서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그곳에서의 감사는 필수입니다.”
감사를 전하는 감사나눔신문사에 쩌렁쩌렁 울려 퍼진 이 말에 모두 깜짝 놀랐습니다. 성경에 근거해 감사를 신앙적으로 해석해내는 것과는 거리가 있는 듯한 생활전사의 면모가 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거침없는 임 선교사의 그 다음 말에 이르러서는 무릎을 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감사가 습관이 되면 인생이 편안해지고, 불평이 습관이 되면 인생이 불편해집니다.”

필요할 때마다 채워진 묵상의 힘 
감사 전도사이자 가족웃음연구소 이성미 소장의 소개로 임 선교사가 감사나눔신문을 찾은 날은 2018년의 마지막인 12월 31일 오후였습니다. 새해맞이에 마음이 분주해질 그 시간, 임 선교사는 바쁜 일정을 쪼개 기꺼이 감사나눔신문에 들러 주었습니다.
“ 꽉찬 사역일정에 딸 결혼식까지 겹쳐 진짜 시간이 빡빡했어요. 근데 길을 잘못 들어 헤매고, 지하 주차장은 또 왜 이리 험난한지… 속에서 뭔가가 확 올라오는데 순간!! 이러면 안돼!! 더군다나 감사인터뷰를 하러 가는데 ! 바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면서 왔어요. 하하하…근데 감사나눔신문사 재정은 괜찮아요?”
불편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도 신문사의 재정까지 생각해주시는 선교사님에 우리모두 크게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러면서 무척 궁금한 게 있어 되물었습니다. 재정에 관한 임 선교사의 관점이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돈 때문에 걱정 해본 적이 없습니다. 돈이 있으면 일을 하라는 것으로 받아들였고, 돈이 없으면 쉬라는 것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돈이 필요할 때면 돈이 들어왔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묵상노트를 쓰고 있습니다. 이 내용을 받아보는 분들도 꽤 계십니다. 거기에 저는 솔직히 씁니다. 아이들 먹일 간식비가 있으면 좋겠다, 앰프 구입비가 있으면 좋겠다 등등을 말하면 문자가 날라 옵니다. 계좌번호 알려 달라고요. 그럼 감사해 하면서 알려줍니다.”
에너지 넘치는 임은미 선교사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나른한 오후는 틈입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무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아니라 이미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 것 같았습니다.
 

“제가 예쁜가요? 예쁜 사람에게만 예쁘게 보여요”라는 임은미 선교사의 말에 모두 “예뻐요”를 말한 참가자들이 ‘감사 미소’를 짓고 있다

 

열정의 사람
임은미 선교사에 대해 소개해드립니다. 2018년 11월 출간한 ‘여호와는 해요 방패라’는 책에서 일부만 옮겨 오겠습니다.
‘해외 유학생들의 부흥 집회인 코스타(Kosta)의 ‘인기 강사’로 소문이 나면서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더 잘 알려진 임은미 선교사는 한마디로 ‘열정의 사람’이다.
경기여고 3학년 재학 중에 미국으로 이민을 간 후, 목회학을 전공하게 되면서 신학대학교에서 만난 미국인 빌 뉴콤(Bill Newcomb)과 결혼하게 된다. 자녀로는 친딸 수진이와 양딸 수정이, 그리고 후원자로서 양육하고 있는 7명의 아이들이 있다.(지금은 모두 분가하고 없다.) 
이 외에도 임 선교사를 수식하는 말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데 지면상 다 소개해 드리지 못해 죄송할 따름입니다.

선한 ‘오지랖’
제갈정웅 이사장이 물었습니다. 그 많은 감사 가운데 3가지만 말씀해 주세요.
“첫번째는 하나님입니다. 저는 하나님의 음성을 잘 듣는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과 절친이라고 스스로 생각하지요. 하나님과 소통이 어렵지 않습니다. 이런 장점을 가지고 중보기도를 많이 합니다. 게임 중독자를 보면 ‘게임중독이 떠나갈지어다’, 불륜을 보면, ‘헤어질지어다. 가정으로 돌아갈지어다’, 임산부를 보면, ‘순산할지어다’라고 기도해줍니다. 참 오지랖도 넓죠?”
이처럼 선한 ‘오지랖’은 그저 얻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지난 2011년 임은미 선교사의 선교 활동이 KBS에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희생과 사랑으로 봉사하고 있는 한국인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임 선교사가 나온 제목은 ‘케냐, 9남매의 꿈’이었습니다.(‘희망을 싣고’라는 프로그램임) 
항상 밝고 즐겁게 살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저게 진짜일까?’라는 의심을 품는 사람들도 있을 법했습니다. 
그런데 늘 ‘I love you’가 있기까지는 임은미 선교사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습니다.
“함께 살았던 케냐 아이들은 남편이 어느 날 말도 없이 데리고 온 아이들이었습니다. 물론 우리 교회 중고등부 아이들이었기에 저도 알고 있었지만, 갑자기 한 집에 산다는 게 어디 쉽습니까? 어려움이 있었지만 하나님이 주신 사명으로 알고 모든 걸 감당했습니다. 그래도 순간순간 불편한 마음이 올라올 때 대적기도를 많이 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깨달은 게 대적기도를 해야 될 상황에서 감사기도로 바꿨을 때 더 파워풀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떻게 불평을 해?
임은미 선교사의 두 번째 감사는 남편이었습니다.
“어느 곳에서 설교를 하고 케냐에 돌아가도 남편은 공항에 항상 꽃을 갖고 나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복음을 증거하느라고 수고했어요. 당신이 집에 있으면 내가 편하지만 내가 좀 불편해도 당신이 나가서 설교를 하면 세상이 변합니다.’ 남편과 결혼 뒤 남편이 제게 물었습니다. ‘What is your dream?’ 그래서 저는 여자 목사가 되겠다고 했고 그 꿈이 이루어졌습니다. 모델 출신인 남편은 영화감독의 꿈을 접고 저와 함께 선교 활동을 합니다. 그러나 선교지에서 남편은 영화 세 편을 만들었으니 남편의 꿈도 이루어졌다고 하겠습니다.
임 선교사의 세 번째 감사는 딸 수진이었습니다.
“딸과 둘이서 잠시 집을 떠난 적이 있었습니다. 게스트하우스를 구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때 아는 정형외과 의사 분이 1인용 병동에 묵으면 어떠냐고 해서 그곳에 갔습니다. 씻으려고 하는데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이한테 미안해하고 있는데 아이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내가  선교사 딸인데 이럴 때 불평하겠어?” 그때 우리 수진이는 13살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처럼 고마운 딸이 있었기에 제가 계속 사역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말에도 충분히 감동이 오는데, 임 선교사는 주저 없이 말했습니다.
“자기 자식도 제대로 못 키우는 데 사역한다고 다니면 사람들이 뭐라고 할까요? ‘니 자식이나 잘 키워?’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케냐 아이들과도 흥겹게 지내는 수진이가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감사를 아는 사람
‘그러니까 감사, 그럼에도 감사, 그럴수록 감사, 그것까지 감사, 그러면서 감사.’
임은미 선교사가 실천하는 감사 항목입니다. 한마디로 ‘범사 감사’입니다. 언제 어떻게 감사가 임 선교사의 삶에 필수 항목이 되었을까요?
“어렸을 때부터 설교 말씀을 들으면서 감사를 알았고 실천했는데 그 간증을 전호윤 목사님에게 했더니 목사님이 제가 요즘 자주 쓰는 위의 말씀으로 저의 간증을 요약해 주셨어요.”
마지막으로 물었습니다. 감사나눔신문 독자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다면요?
“감사나눔신문이 기독교신문이 아닌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저는 사역하는 선교사인 만큼 성경 구절로 대신하겠습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로마서 8장 28절입니다. 작은 감사로 시작해서 가족 감사로 서로 사랑하면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나중에 함께 선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감사하면 삶이 편안해집니다.”
감사 에너지를 한 가득 쏟아놓은 임은미 선교사는 다음 일정을 위해 자리를 떠났습니다. 선교사님은 이번 8월 말에  케냐로 돌아갈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이 있는 곳이 가장 안전한 곳이라는 믿음처럼 언제 어디라도 하나님의 뜻이 있는 곳에 기쁨과 감사로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선교사님이었습니다 
임은미 선교사가 떠나고 난 뒤 ‘여호와는 해요 방패라’를 펼쳐보았습니다. ‘하나님에 대해 아는 사람 VS. 하나님을 아는 사람’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면서 하나를 깨우치게 되었습니다. 감사에 대해 아는 사람이 되지 말고 감사를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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