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창

 

독수리들에게는 두루미가 가장 좋은 먹잇감이라고 한다. 두루미는 떠들기를 아주 좋아하는 새로 특히 날아다닐 때 큰 소리를 낸다. 이러한 소리들은 곧잘 독수리에게 좋은 신호가 되어 여행 중 소란스럽게 떠들어대는 몇몇 놈들은 독수리의 밥이 된다. 

그래서 나이 많고 경험이 풍부한 두루미들은 그들의 소란스러운 약점을 드러내지 않고 위험을 피하기 위해 여행 전이면 항상 그들의 입에 가득 찰 정도의 돌을 집어 문다. 이들은 불가피하게 침묵을 유지하게 되어 위험에서 벗어나게 된다.

말이 많으면 실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말을 많이 하다보면 내면의 생각들이 드러나게 되고, 이로 인해 낭패를 당하기도 한다. 즉, 지식과 실력의 정도도, 인격과 성품도, 됨됨이도 여실히 드러나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입을 꼭 다물고 침묵하는 사람의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지, 어떤 사람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러므로 성경 잠언서에서는 “미련한 자라도 잠잠하면 지혜로운 자로 여기우고 그 입술이 닫히면 슬기로운 자로 여기우느니라”고 하였다.

대인 관계의 법칙 중에 3·2·1 법칙이란 것이 있다. 그것은 3분간 경청하고, 2분간 맞장구쳐주고, 1분간 말을 하라는 것이다. 침묵의 세계는 신비의 세계다. 

태초에 침묵이 있었다. 침묵할 때 우리는 태초의 신비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침묵은 내면의 언어요 영혼의 언어다. 침묵할 때 마음은 고요해진다.  또한 침묵할 때 듣게 된다. 말할 때는 눈이 닫히고 귀가 닫히지만 침묵하면 눈이 열리고 귀가 열린다. 귀가 열릴 때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되며, 우리는 듣는 기도를 드리게 된다. 

그리고 생각이 깊어지고 깨달음이 깊어지며 언어가 깊어진다. 그래서 침묵이 좋은 것이다. 하지만 침묵을 지키는 것이 내겐 가장 힘들다. 그래서 나는 날마다 침묵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주님께 기도드린다.

어떤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터널을 지나는 동안에는 결코 기차 칸을 옮겨 다니지 말라.” 화가 나 있거나, 큰 어두움을 느끼고 있거나, 또는 낙심에 짓눌려 있는 동안에는 결코 말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럴 때 말을 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후회하게 된다. 그래서 성경에서는 통제되지 못한 혀는 “생(生)의 바퀴를 불사른다”고 했다.

생각이 깊은 사람은 말을 하지 않고 생각을 한다. 생각이 없는 사람은 여러 이야기를 생각 없이 한다. 확실한 이야기도 아닌 추측을 가지고 말을 만들기도 한다. 

나는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많은 말을 하고 난 뒤일수록 더욱 공허해지기 때문이다. 

많은 말이 사람을 얼마나 탈진하게 하고 얼마나 외롭게 하고 텅 비게 하는가? 

나는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내 안에 비록 설익은 느낌일지라도 마음에 담아두고 때를 기다리며 무르익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리고 다 익은 생각이나 느낌일지라도 향기로운 포도주로 발효될 때까지 기다릴 수 있기를 바란다. 

비록 내 안에 슬픔이건 기쁨이건, 더러는 억울하게 오해받는 때라도 해명도 변명조차 하지 않고 무시해 버리며 묵묵하고 싶다.

자기 성찰을 위한 침묵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그러나 해로운 침묵도 있다. 마땅히 해야 할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축복합니다” 같은 절대 긍정 언어들이다. 

이러한 언어는 아침이슬과 같다. 풀잎들은 아침이슬로 생명력을 얻는다. 조용히 내리는 아침이슬로 대지는 매일 새로운 기운을 받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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