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특강의 특별한 손님 - 시각장애인 김유철님 인터뷰

 

지난 1월 28일 감사나눔 공개특강에는 특별한 손님이 함께 했다. 지하철을 갈아타며 자택인 인천에서 여의도 강의장까지 지팡이에 의지해 어렵게 찾아온 그는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이었다. 그는 이날까지 세 번을 연이어 공개강의에 참여한 유일한 청중이었다. 

매번 강의 때마다 강의장 한쪽에 앉아 두 귀를 쫑긋 세우고 집중하던 그의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PPT로 만든 강의화면조차 볼 수 없는 장애인인 그에게 감사는 대체 어떤 의미이기에 그토록 열의를 갖고 그 자리에 계속 참석하는 것일까. 궁금함을 참을 수 없어 그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다음은 감사나눔 특강의 특별한 손님, 김유철님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감사나눔 특강에 참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극동방송에서 특강에 대한 광고를 들었어요. 평소 감사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특강에 가면 감사에 대해 미처 몰랐던 것들과 내게 더욱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지요. 또한 다른 사람들은 감사에 대해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지, 어떻게 감사하며 살고 있는지도 궁금했어요. 

▶저희 특강에 3회 연속으로 참여하셨는데요. 실제로 강의장에서 느낀 점은 어떠셨나요?
더 많은 분들과 감사를 나누기 위해 그런 공개적인 강좌를 만들고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모습이 참 고마웠어요. 강의장에서 모르는 분들을 새로 알게 되고 그분들의 이야기나 느낀 점들을 듣는 시간도 소중하게 여겨졌지요.
특히 안남웅 목사님의 강의는 적극적으로 감사를 이끌어 내는 열정이 가득한 시간이라 좋았어요. 목사님이 가족들과 감사를 나누며 행복하게 지내시는 모습이 그려지는 것도 좋았구요.

▶감사하는 삶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있나요?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다 비슷하겠지만 저희 가정도 가족들 간에 크고 작은 갈등이 있고 다툼도 있어요. 저는 그게 너무 안타까웠어요. 감사하며 산다면 그러지 않을 텐데, 감사할 줄 모르기에 그런 마찰이 생기는 거라 생각하니 너무 속상한 거예요. 그래서 가족들에게 자주 이야기해요. 매사에 감사하며 살자고요. 제가 그런 얘기를 할 때면 어머니는 좋은 반응을 보이시는데 아버지는 아직 좀 시큰둥한 편이에요.(웃음)

▶장애인으로 살아오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선천적인 시각장애인이에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사람들이 장애인을 외면하거나 무시하는 태도가 가장 힘들었고 상처도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언젠가부터 생각을 바꾸었어요. 다른 사람이 내게 짜증내고 상처를 준다고 해서 나도 똑같이 대하고 행동하는 건 나 자신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요. 그래서 늘 역지사지하는 마음을 가지려 노력해요. 내가 이렇게 말하고 행동하면 상대방 기분은 어떨까를 먼저 생각하고 헤아려 보려고 하지요.

▶사람들에게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살아가는 일이 힘들어서 자살하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를 들으면 참 안타까워요. 어렵고 힘든 일이 많아도 포기하지 말고, 꿋꿋하게 이겨내며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정상인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장애인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아요. 시각장애인들은 눈만 보이지 않을 뿐 보통사람들과 똑같다고 생각해 주었으면 해요. 이상한 눈으로 보지 말고 평범하고 편하게 대해 주길 바라요.

 

김유철씨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그가 왜 힘든 걸음을 옮겨 감사나눔 특강에 매번 참여하는 것인지 저절로 알게 되었다. 처음 특강에 참석했을 때의 표정은 왠지 어둡고 무거웠는데 세 번째 특강과 인터뷰에서 만난 그는 한층 활기차고 여유 있게 바뀌어 있었던 것이다. ‘감사하면 행복해진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그에게서 새삼 발견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서는데 김유철씨는 왠지 의자에서 엉거주춤 한 채 난감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왜 그러시냐고 물었더니,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자신이 마시고 놓아둔 테이블 위의 종이컵을 어떻게 처리해야 좋을지 몰라서 그런다고 했다. 종이컵을 들어 간단히 휴지통에 넣고는 그를 부축해 회의실을 걸어 나오며 새삼스레 그를 다시 쳐다보게 되었다. 앞을 보지 못하는 장애인이지만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남에게 폐가 되지 않으려는 정갈한 마음과 배려가 느껴져 가슴이 뭉클했다.  

 

김덕호 기자

 

 

시각장애인을 대할 때 에티켓 

- 처음 만났을때 / 안녕하세요? ○○○입니다.
첫인사는 악수와 함께 또렷하게 자신의 이름을 밝혀주세요.
- 횡단보도를 건널 때 / 함께 건너가시겠습니까?
시각장애인이 붙잡을 수 있도록 당신의 팔꿈치를 살짝 내밀어주세요. 등을 밀거나 흰지팡이 또는 옷자락을 잡아 당기시면 안됩니다.
- 버스정류장에서 / 몇 번 버스를 타십니까?
버스정류장에 서 있는 시각장애인을 보면 몇 번 버스를 타는지 물어보세요. 
- 택시를 탈 때 / 머리를 부딪히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왼손은 차체에 오른손은 차문에 닿게 해주면 안전하게 승차할 수 있습니다.
- 물건을 살 때 / 찾으시는 물건이 여기 있습니다.
물건이나 거스름돈을 전할 때 직접 손에 건네주세요. 
- 식사를 할 때 / 국은 감자국이구요, 10시 방향에 김치가 있습니다.
젓가락을 쥔 시각장애인의 손을 잡고 반찬이 놓여있는 그릇의 위치를 알려(설명해)주세요.

출처 : (사)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소중한 글입니다.
"좋아요" 이모티콘 또는 1감사 댓글 달기
칭찬.지지.격려가 큰 힘이 됩니다.

저작권자 © 감사나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