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일 의학박사의 건강이야기

 

여러 해 전에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세상을 놀라게 한 신비스런 사건이 하나 발생했다. 35년 동안 식물인간으로 병상에서 지내던 한 여인이 갑자기 의식을 되찾고 깨어났다는 것이다.  세상을 놀라게 한 것은 그렇게 깨어났다는 사실보다도 그렇게 긴 세월을 지나는 동안 하나도 늙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니까 그녀는 사고 당시의 32살의 모습을 35년 후에도 그대로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생명과학자들을 매우 곤혹스럽게 만드는 또 다른 예는, 매우 드문 일이기는 하지만 이와 반대되는 현상이 종종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소위 조로병이라고 하는 병적상태가 바로 그것이다. 이 조로병은 1년에 거의 10년 정도 빨리 늙어버리는 노쇠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조로병 환자들은 여덟 살 아홉 살 정도가 되면 여든 살이나 아흔 살 된 노인의 모습으로 죽어 간다. 

또 팔이나 다리가 절단된 환자에게서도 미스터리한 현상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대퇴부(넓적다리)를 절단한 사람들은 거의 모두에게서 이상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절단되어서 지금은 몸에 붙어있지 않은 부분이 아직도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든가 가렵다든가 아프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와 같이 있지도 않은 부위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감각을 환상감각이라고 하며,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은 부위가 아프다고 하는 것을 환상통이라고 한다.

 

 이 세상에서 생명만큼 미스터리한 것이 없다. 이 중에서도 가장 미스터리한 것이 사람의 생명이다. 생각할 줄 아는 생명이며, 믿을 줄 아는 생명이기 때문이다. 생명이 지니는 특징 중의 하나는 “살아 있는 것은 반드시 죽는다”는 원칙에 매우 충실하다는 것이다. 살아있는 것은 죽게 마련이다. 살아가고 있는 과정은 곧 죽어가고 있는 과정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죽는 것을 “세상을 떠났다”고 말한다. 죽은 몸은 땅에 묻어 두면서 이 세상은 떠났다고 하는 것을 보면 이 세상을 왔다 갔다 하는 그 무엇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뿌리 깊은 사고방식이었음을 알 수 있다. 어쨌든 이 세상에 태어났다가 다시 이 세상을 떠나는 기간을 수명이라고 한다면 과연 인간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장수한다는 것은 모든 사람의 바람이며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복 중의 하나이다. 천당이 “좋다좋다” 하는 사람은 수없이 많아도 그렇게 좋은 천당을 지금 당장 가고 싶은 사람 있으면 손들어 보라고 한다면 아마 아무도 손을 안 들 것이다. 죽음에 직면한 환자나 가족들은 병이 빨리 나아서 이 세상에서 좀 더 오래 살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 빨리 천당으로 데려가 달라고 기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가능한 한 이 세상에서 최대한으로 오랫동안 살아남아 있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죽지 않겠다는 강한 본능도 역시 신께서 주신 것이니 이 삶의 본능에 충실한 것은 섭리에 순응하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인간의 수명에 대해서 많은 연구를 한 디트발드 박사는 “사람이 120 세 이전에 죽는다면 이것은 조사현상이다”라고 했다. 사람은 120 년은 살아야 되는데 그 이전에 죽으면 제 명을 다 못한 격이 된다는 뜻이다. 많은 생물학자들이 주장하는 바에 의하면 “모든 고등 동물은 성장기의 5배를 산다”고 한다. 사람은 24세 정도가 되면 성장과정이 모두 끝나게 됨으로 24의 5 배인 120년은 살 수 있다는 이론이 된다.  성경에도 ‘인간에게 120 년이라는 수명을 부여 하셨다’고 창세기 6장 3절에 기록되어 있다.

인간의 수명에 대해서 직업별로 관찰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휘자, 목회자, 교육자, 과학자 등이 장수하는 직종에 속하는 반면, 기자나 작가 들이 비교적 단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과학자들은 생명을 연장시키는 방법으로 약 20가지의 테크놀로지를 열거하고 있으나 이들 중에서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따로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현대의학적 조기진단과 치료, 침술과 같은 전통의학적 요법, 장기이식과 같은 수술적 요법, 심박 조율기와 같은 보조기기의 사용, 인터페론과 같은 면역성과 생명력을 북돋아 주는 특수 약품, 유전자의 기능을 조작하는 유전공학, 그리고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섭생법 등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이중에서 가장 중요한 방법 하나만을 고르라고 한다면 그것은 바로 자연섭생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의 수명을 연장해 주고 건강을 유지시켜 주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또 실제로 가장 많은 도움을 주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인 것이다. 장수지향의 생활습성을 지닌 사람은, 장수 무관심의 생활을 하는 사람보다는 분명히 오래 살게 된다. 장수지향이라 함은 자기의 건강을 해칠 요인들은 가급적 피하고 도움이 될 것들은 골라서 취하는 생활습관을 말한다. 우리의 건강을 해치고, 우리의 영혼을 병들게 하고, 우리의 사회를 망가뜨리는 것은 모두 다 (1) 해선 안 될 일을 하는 것, (2)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 그리고 (3) 해야 할 일을 하긴 하는데 제대로 안 하는 것 등에 의하여 생기는 결과들이다. 하지 말아야 될 일은 절대 하지 말 것이며,  해야 할 일은 열심히 할 것이며, 무슨 일이든 하려면 제대로 해야만 비로소 우리의 몸도, 영혼도, 사회도 건강하게 될 것이다.

 

수명을 현재 평균 80세에서 몇 해 더 늘리려고 노력하는 것보다는, 주어진 수명이 120년이니 이미 가진 수명을 내 잘못으로 빼앗기거나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생활태도와, 해야 할 일을 가려내서 열심히 제대로 해야 되겠다는 마음가짐이 진정 장수의 비결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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