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에 대한 감사

한기석

㈜서번텍 상무

 

몇 년 전 독서를 시작하고 책 300권을 돌파했을 때의 일이다. 그날 저녁 학원 앞에서 딸을 기다리고 있는데. 카톡이 왔다. “아빠, 나 늦을 거 같은데, 앞에 있는 나폴레옹 빵 진짜 맛있어.” 차창 밖에 ‘나폴레옹 제과점’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순간 내 머릿속에는 프랑스혁명에 대한 상황이 그려지는 것을 느꼈다. 성직자, 귀족, 평민의 삼부회의, 루이 14세, 베르사유 궁전 등 단어들이 스치고, 혁명의 상황이 그려진다. 그리고 혁명 상황에서 일어난 로맨스를 다룬 소설 ’주홍별꽃‘의 주인공들의 모습도 떠올랐다. 주홍별꽃은 민중과 귀족 간의 잔혹한 대립상황에서 피어나는 사랑 이야기를 스릴 있고 재미있게 풀어낸 명작이다. 그날 처음 독서가 만들어 내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

책 읽기를 시작한 것은 ‘왜 이렇게 살고 있지’라는 반성의 순간이 왔던 날이었다. 왠지 마음 한구석이 서늘했다. 살아온 날들에도 아쉬운 것이 너무 많았다. 지금처럼 매일 똑같은 하루를 반복하며 살아간다면 미래는 분명한 한계가 보였다. 특별한 변화와 에너지가 절실했다. 그때 지인분의 조언으로 시작한 것이 바로 독서이다. 

7년이 지난 지금, 책이 이렇게 많은 변화를 내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었다. 평범한 직장인인 내가 강연을 하게 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고, 신문사에서 기고를 부탁받고, 방송사에 연락을 받는 일이 생긴다는 것도 더더욱 상상하지 못한 일이다. 그리고 1월에 『어른의 독서』라는 책까지 출간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독서는 새로운 탄생”이라 부르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처음 독서를 시작할 때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하루 동안 하는 일을 꼼꼼히 적었다. 하루 24시간 동안 정말 아깝게 사용하고 있는 시간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3일도 채 안 걸렸다. 결국 버리고 포기할 것을 골라서 과감히 빨간 펜으로 하나씩 지웠다. 잠을 자는 시간도 쓸데없이 길었다. TV 드라마의 본방송 사수도 전혀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두 손에 모두에 물건을 움켜쥐고 새로운 것을 더 가질 방법은 없다. 하루를 단순하게 만드는 것은 삶을 풍족하게 하는 일이었다. 일상을 단순하게 하니 몸도 마음도 가벼웠다. 그리고 지금 시작한 독서가 전혀 새로운 나의 미래를 만들어 줄 것으로 생각하니 가슴이 뛰었다. 

일찍 일어나 독서를 하고 출근하는 습관을 만들면서 아침이 완전히 달라졌다. 전에 아침은 바쁘게 회사에 도착하는 것만이 목표였는데, 책 속의 문장을 생각하며 출근하니, 아침에 느낌이 상쾌하다. 한층 여유롭고 즐겁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러한 날들이 나를 성장시킨 것이다. 나를 새롭게 변화와 성장으로 이끈 독서를 만난 것에 감사한다.

 

어른의 독서

저자 한기석

성안북스(성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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