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실의 정신건강 - 상처 심리

천으로 만든 인형엄마에게 매달린 침팬지

 

인간에게 정서적인 교감과 안정감은 얼마나 중요한 것일까요? 1950년대 후반 위스콘신 대학의 심리학자인 헤리 할로우(Harry Harlow)는 이에 대한 의미심장한 결론을 이끌어 낸 실험을 발표함으로서 따뜻한 돌봄과 애착의 중요성을 알렸습니다. 

그는 갓 태어난 침팬지 새끼에게 두 인형엄마를 제공했습니다. 하나는 철사로 만들고 우유병이 달려 영양을 공급해 줄 수 있는 엄마, 다른 하나는 새끼에게 아무것도 주지 못하지만 부드러운 천으로 만든 엄마였습니다. 새끼는 그 중에 천으로 만든 엄마를 더 좋아했습니다. 하루 종일 천으로 만든 엄마에게 매달려 따뜻함과 보드라움을 느꼈으며 배가 고플 때만 철사엄마를 찾아 허기를 달랬습니다. 그리고 배를 채운 후에는 다시 천으로 만든 엄마에게 달려갔습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천으로 만든 엄마는 치워버리고, 철사로 만든 딱딱하고 투박한 엄마만을 아기 침팬지에게 제공했습니다. 그렇게 6개월간 고립된 채 철사엄마와만 생활했던 침팬지는 이후 다른 동료들과 제대로 어울리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도 사회성이 형성되지 못했습니다. 

이 실험은 엄마와 아이 사이에 정서적 교감을 형성하는 ‘안정적인 애착‘이 영양 공급보다 더 중요하며, 성장과정 뿐만 아니라 이후의 삶에까지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요소임을 극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어린 시절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한 사람은 성인이 되어도 상대에 대한 친밀감과 신뢰감을 갖게 되며 삶에 대한 긍정성과 만족감도 높습니다.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 중에는 ‘학대’가 있습니다.  이에는 방임이나 정서적·신체적·성적인 학대가 있습니다. 학대에 오래 노출되거나 극렬한 사건들은 심리적 트라우마로 작용합니다 . 일찍이 프로이드는 트라우마를 ‘사건의 끔찍함으로 인해 개인의 심리적 보호막에 구멍이 뚫린 상태’라고 정의한 바 있습니다. 트라우마의 영향력이 아물지 못하면 심리적인 저항력이 저하되어 여러 정신적인 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심리적인 상처(스트레스)는 신체적인 증상으로도 나타납니다. 걱정과 긴장, 불안 등이 교감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뇌 혈류가 증가하여 얼굴의 홍조가 생기거나 어지러움을 느끼고 불면증세가 발생합니다. 심장은 빨리 뛰며 위와 창자에도 영향을 미쳐 소화불량과 위염, 변비와 설사를 일으킵니다. 말초신경을 수축시켜 손발이 차지고 근육긴장으로 인해 두통과 가슴 압박감을 호소하게 합니다. 침샘의 기능을 떨어뜨려 입이 마르고 호흡은 빨라지며 손발에는 땀이 나게 됩니다. 

심리적 상처를 극복하고 트라우마에서 벋어나기 위해서는 첫째, 자동적으로 나타나는 과도한 흥분을 잠재우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호흡법이나 음악치유, 이완요법 등을 통해 몸이 편안하고 이완된 상태가 되어야 하며 안전하다는 느낌을 갖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둘째, 자신이 느끼는 감각에 집중하고, 신체감각이 순간순간 바뀌며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해야 합니다. 셋째, 자신을 지지해주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회복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신체 접촉으로 느끼고, 친숙한 목소리를 듣고, 안전함을 확인하는 정서적인 충족감이 필요합니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한다는 것은 삶에서 얻는 모든 기쁨과 가슴 아픈 감정들을 인정하고, 경험하고, 참으며 견딜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비록 고통스러울 지라도 우리의 모든 경험을 정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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