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감사를 만난 순간

외교관으로서의 생활은 생각보다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리스, 일본, 인도, 미국, 스리랑카, 짐바브웨, 태국에서 길게는 3년 반 짧게는 2년을 살아오면서 참으로 다양한 환경과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나라를 위해  보람되고 뿌듯한 일도 많았고 여행의 즐거움을 간간히 누리기도 했지만 고국을 떠나 17년 동안 타지에서 보낸다는 것은 예상보다 훨씬 힘든 일이었다. 한국인이 세 가구밖에 없는 나라도 있었고 지독한 벌레가 살을 뚫고 들어가는 극심한 피부병에 시달리기도 했으며 풍토병에 쓰러진 우리 아이들에게 아무리 약을 먹여도 열이 내리지 않아 생명의 위협을 느낀적도 수 차례 있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힘든 것은 고국에 있는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과 뼈에 사무치는  절절한 외로움이었다. 오후 5시 이후면 어디 하나 갈 곳 없고  밤하늘에 은하수만 가득한 아프리카 외딴 곳에서는 많은 것들이 고통스러웠고 지쳐만 있었다. 그 때 내가 모든 것들을 감싸고 마음에 기쁨을 주는 감사를 진작 알았더라면 그 힘겨웠던 시간들을 얼마나 행복하고 값지게 보낼 수 있었을까 지금에서야 절실히 감사의 소중함을 되새겨 본다.

나는 어려서부터 남이 보기에는 아주 부러운 환경과 풍요로움 속에서 운 좋게 성장한 듯 했지만  외관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실제로는 어려움으로 가득찬 생활을 해 왔다. 석 달 만에 어머니를 교통사고로 잃고 새 어머니 밑에서 늘 아픈 가슴으로 살 수밖에 없는 생활의 연속이었다. 슬픔과 외로움은 오랫동안 습관처럼 계속되어 어른이 되어서도 그다지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급기야 나는 행복을 찾아보기로 결심하고 이 분야의 모든 과정을 다 거치며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 많은 활동을 하게 되었다. 그 결과 모든 과정의 끝은 결국 감사로 귀결 된다는 간단하지만 대단한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감사쓰기 하나만으로도 충분하고 그것으로 삶이 바뀐다는 사실과 감사에는 반드시 엄청난 축복이 깃든다는 사실도.

감사로 시작하는 요즈음 나의 일상은 더 없이 가득차고 행복하다.

내가 진작 감사를 알았더라면 언제 어디서든 더 빛나고 알찬 삶이 되었을 것을. 

지금에서야 무척 아쉬운 마음이 든다. 감사나눔신문의 의미를 새싹 움트는 이 봄에 다시 한번 큰 눈 뜨고 지켜본다.

 

 

백성희 (도산CEO 코칭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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