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남 전 동원산업 감사나눔운동 본부장의 인생삼모작 이야기

“좋은 감사를 늦은 나이에 알게 되어 아쉽다”는 김종남 님과 그가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닌다는 ‘감사의 돌’.

 

인생 이모작 혹은 인생 삼모작은 누구나 생각하고 준비해야 하는 백세시대의 운명이다. 감사나눔운동에 매진한 사람들의 인생이모작 혹은 인생 삼모작은 어떤 모습일까? 그에 대한 김종남 전 동원산업 감사나눔운동본부장(61)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 전 본부장은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31년 동안 해군에서 복무했다. 대형 전투함의 함장을 2년 동안 맡으며 전비태세 우수 함, 포술 우수 함, 무사고 항해 등의 빛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12년 해군에서 전역함과 동시에 그는 동원산업 상근감사로 인생 이모작을 시작했다. 그리고 2014년 이명우 사장이 도입한 감사나눔운동을 책임지는 본부장을 겸임하게 되었다.

손욱 회장의 강연을 필두로 본사와 지방사업장별 도입교육, 임원 및 팀장 교육, 부서별 워크숍, 1박2일 불씨캠프 운영 및 활동, 감사나눔 페스티벌, 감사나눔 선원가족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단계별로 진행되었다. 이 모든 활동에 참여한 김 전 본부장은 수많은 변화사례를 목격하며 ‘감사의 힘’에 확신을 갖게 되었다. 무엇보다 먼저 자신부터 진정성을 가지고 가정과 직장에서 감사를 실천했다. 

2014년 동원산업 신입사원 1박2일 불씨캠프를 진행했을 때의 일이다. 늘 뒤에서 묵묵히 지켜보기만 하던 김종남 본부장이 마지막 날 종합토론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필자에게 마이크를 잠시 달라고 했다. 그러더니 제일 먼저 꺼낸 말이 “아쉽다”였다. 순간 교육 방식에 불만이 있었나 싶어 가슴이 철렁했다. 하지만 곧바로 반전이 일어났다. 

“이 좋은 감사를 이렇게 늦은 나이에 알게 되어 너무 아쉽습니다. 젊은 나이에 이것을 알게 된 여러분들은 행운아입니다. 인생의 선배로서 진심으로 당부하건데, 여러분이 얻게 된 이 행운을 절대로 놓치지 마십시오.”

2015년 4월 김 전 본부장은 동원그룹 연수원인 ‘동원리더스아카데미’ 운영지원실장에 임명됐다. 한 조직의 책임자로 부임하면서 자신이 생각했던 감사나눔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우선 직원들에 대한 감사교육을 실시했고, 매월 ‘감사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여기서 우수 직원을 포상했고, 직원들과 함께 감사 스티커를 제작해 연수원 곳곳에 부착하기도 했다. 

필자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김 전 본부장의 책상 앞에 붙어 있던 ‘10대 행동강령’이었다. 직원들이 자주 모이는 사무실 두 곳을 비롯해 시설과, 미화과 게시판에도 붙어 있던 ‘10대 행동강령’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먼저 인사하기
②항상 감사하기
③늘 미소짓기
④더욱 배려하기
⑤많이 사랑하기
⑥우선 양보하기
⑦자주 칭찬하기
⑧수시 격려하기
⑨매일 선행하기
⑩지금 행복하기 

매월 ‘감사의 날’ 행사를 할 때마다 30여 명의 직원들이 돌아가며 한 달 동안 ‘10대 행동강령’을 얼마나 실천했는지 고백했다. 신기한 것은 ‘10대 행동강령’을 열심히 실천한 직원의 성과가 더 높았다는 사실이다. 나중에는 이 ‘10대 행동강령’을 고객과 함께 나누기 위해 예쁜 팻말로 만들어 식당 주변 정원에 설치했다. 

조직에서 감사나눔운동이 성공하려면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가 최고 책임자의 감사를 대하는 자세라고 할 수 있다. 2016년 김 전 본부장을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 당시 그가 했던 이 말이 아직도 귓전을 맴돈다.   

“새벽에 잠이 깨면 저는 늘 감사한 분들과 직원, 고객을 떠올리며 모두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김 전 본부장이 부임할 당시 연수원은 적자였다. 기업 교육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감사나눔운동을 시작하고 1년 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 인사’라는 잡지에 동원리더스아카데미가 기업 연수원 경영의 성공사례로 소개됐을 정도였다. 

김 전 본부장은 3년 임기를 마치고 2018년 동원그룹에서 퇴직했다. 그것은 인생삼모작의 시작이기도 했다. 퇴직과 동시에 2개 회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의가 있었지만 그는 자신이 꿈꾸던 일과 맞지 않아 정중하게 거절했다. 대신 지난 1년 동안 그는 요양보호사, 관광통역안내사 등 두 개의 자격증을 땄다. 최근에는 한국어교원 자격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언젠가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을 통해 해외봉사활동을 떠나는 것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저는 지금도 ‘감사의 힘’에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감사를 실천해 내가 먼저 스스로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5년 전 우연히 봤던 감사 책에서 영감을 얻은 이후 ‘감사의 돌’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닙니다. 좋지 않은 상황에 처하게 될 때 이 돌을 만지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한 것’을 떠올리면 화낼 일이 사라집니다.”

 

 

정지환 감사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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