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상황감사로 긍정성을 올리자

 

지난달, 새로운 스마트폰이 출시되었다. 워낙 IT 기기들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일까. 새벽 4시에 신제품 발표회가 인터넷으로 생중계 되는 날, 잠을 자다가 거짓말처럼 새벽 3시 반에 눈이 떠졌다. 

‘이것은 운명인가 보다’라고 생각하며 휴대폰을 켜고 신제품 발표 생중계를 보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실수였다. 새로 출시되는 휴대폰의 신기능들 하나하나가 내 마음속에 쏘옥 들어와 넓게, 아주 넓게 자리를 잡고는 ‘어서 나를 가져가’라며 손짓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미 나는 새로운 휴대폰에 마음을 빼앗겼고, 머릿속은 온통 그 휴대폰으로 가득 채워지기 시작했다.  

새로 휴대폰을 교체한 지 몇 개월 되지도 않았는데, 또다시 새 휴대폰을 사고 싶어지다니. 이 상황을 어쩌면 좋으란 말인가. 내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는 것들을 찾아 생각해 보았다. 장난감 사달라고 조르는 아들의 모습과 화난 얼굴로 등짝스매싱을 날리는 와이프의 모습이 떠오르며 잠시 내 마음을 진정시켜주었다. 

그러나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어 감사’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였다. 내가 이 휴대폰을 포기한다면, 분명 나는 그 휴대폰이 갖고 싶어 몇날며칠을 시름시름 앓다가 몇 가닥 남지 않은 내 머리카락이 다 빠져버릴지도 모른다. 그리고 삶의 의욕을 잃어 모든 생활이 재미없어지며 무기력한 삶이 될 것이다.

그렇게 나는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돌려가며 어떻게 하면 새 휴대폰을 구입할 수 있을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휴대폰과 가지고 있는 몇몇 기기들을 중고로 얼마에 팔고, 휴대폰을 사전예약으로 구입하면 받는 사은품을 또 팔고, 단골 매장에 가서 얼마를 할인받으면 구입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할렐루야!’ 이것이 바로 진정한 상황감사로구나! 이것저것 다 팔고 메워서 새로운 휴대폰을 구입할 수 있는 상황에 감사합니다! 그렇게 나는 현재 애지중지 새 휴대폰을 손에 들고 감사한 마음으로 이 글을 쓰고 있다. 새 휴대폰을 손에 넣을 수 있어 감사합니다!

문득 생각해본다. 팔아서 메울 수 있는 기기들이 없었다면 난 새 휴대폰을 사지 않았을까? 어디선가 들은 말이 생각난다. ‘허락받는 것보다 용서받는 것이 더 쉽다.’ 

 

박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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