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속 감사 - 전문가들의 신문 칼럼

 

150억년의 우주 서사를 문학적인 문체로 펼쳐놓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서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과학 지식보다 인간의 위대한 점은 질문을 한다는 철학적인 것이었다. 질문한 내용에 대한 답인 기록, 그 기록을 보며 다음 사람은 또 새로운 질문을 던질 수 있었고, 그 순환의 과정

이 오늘의 인류 문명을 일구어낸 원동력이라는 것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질문의 위대한 점을 알고 무엇이든 모르면 질문을 하는 버릇을 갖게 되었다. 이는 글쓰기에도 적용되어 표면적이든 이면적이든 질문을 던져놓고 글을 써나갔다. 그렇게 되면 질문이 일목요연해지면서 근접한 답이 나왔고, 그 다음 질문은 나름 점점 더 심오해졌다. 이처럼 질문을 통한 학습은 몰입을 주었고, 이는 지식 성장은 물론 문제 해결 방식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생명은 무엇으로부터 시작되는가?”

숲해설가 자격증을 따고 난 뒤 갖게 된 의문이었다. 인간보다 먼저 지구에 등장한 식물들의 광합성 작용이 없었다면 인간 종(種) 같은 생명체는 존재할 수 없었다. 이처럼 고마운 식물이지만, 정적인 생장 때문인지 꽃 피고 열매 맺을 때만 관심을 둘 뿐 평상시에는 그냥 지나치는 게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 의문을 계속 품고 책을 보던 중 김홍표 아주대 약학과 교수를 알게 되었고, 그의 저서인 ‘먹고 사는 것의 생물학’에서 다음 구절을 접하게 되었다.

“생명은 태양에서 도달한 남아도는 에너지를 어찌할 수 없어서 탄생한 우주적 필연이다.”

생명의 시작치고는 허망해 보이기까지 한 진술에 맥이 풀렸지만, 다시 한 번 더 보니 그 심오함에서 눈길을 떼기 어려웠다. 물리 현상을 사실적으로 연구해나가는 과학자의 시선이 오롯이 담긴 문장이었기 때문이었다.

2019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큰 변화가 있다면 문과 출신의 글보다 이과 출신의 글이 우리 사는 세상을 더 잘 기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을 모르면 느낌과 의견이 가득해지고, 이는 너무나 주관적 관점으로 이어져 사실 설명에서 멀어져간다. 세상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왜곡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과학의 발달로 우리는 우리 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되었고, 거기에는 과학자들의 저술 및 신문 칼럼이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식물 공부를 하던 중 꽃을 감싸고 있는 잎의 변형인 포(bract, 苞)가 광합성을 하는지 궁금했다. 잎이 광합성을 한다는 것은 기본 상식인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중 김홍표 교수의 신문 칼럼에서 더 깊은 답을 알았다. ‘꽃도 광합성을 한다.’ 질문으로 책을 쓰고 칼럼을 쓰는 김홍표 교수에게 감사드리며, 전문가들의 칼럼 읽기를 적극 권한다.

 

김서정 기자
 

소중한 글입니다.
"좋아요" 이모티콘 또는 1감사 댓글 달기
칭찬.지지.격려가 큰 힘이 됩니다.

저작권자 © 감사나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