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실의 정신건강 - 청소년 인터넷 중독 & 뇌 발달

 

국제 보건기구(WHO)가 ‘게임사용장애’ 즉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규정할 예정이라고 발표하여, 많은 찬반 의견들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1950년대 초 신경과학자 제임스 올즈(James Olds)와 피터 밀너(Peter Milner)는 학습행동 연구를 위하여 실험용 상자 안에 쥐를 넣어두고 쥐가 스스로 지렛대를 누를 때마다 뇌에 전기 자극을 받게 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실험에서 이상한 현상이 발견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쥐들은 전기가 통하자마자 펄쩍 뛰거나 놀라는 등 불쾌한 심사를 드러냈는데, 실수로 독 뇌의 다른 특정 부위에 전기를 연결한 쥐들은 예상하지 않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특정부위 뇌에 자극 지렛대가 연결된 쥐는 자신의 뇌를 자극하기 위해 시간당 무려 7천 번이나 지렛대를 누르는 것이었습니다. 음식과 물은 쳐다보지도 않고 기진맥진해 죽을 때까지 지렛대를 누르는 쥐도 있었습니다. 이후 연구를 통하여 전기자극이 가해진 뇌의 부위가 중뇌(midbrain)의 도파민 연결 회로망이고,쾌감을 느끼게 하는 특별한 곳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를 일명 ‘쾌락중추’ 또는 ‘보상중추’라고 부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쾌락을 유발하는 자극이 알코올과 같아 몸에 직접 작용하는 물질이든, 인터넷게임처럼 행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든 상관없이 뇌에서 일어나는 반응은 매우 유사하다는 것입니다. 인터넷 게임 중독자의 뇌를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해보니, 알코올 중독자가 술냄새나 음주 장면을 볼 때 술 마시고 싶은 갈망이 증가하는 것과 비슷하게 게임 중독자가 게임장면을 보면 게임을 하고 싶은 욕구가 강화되는 뇌부위 기전이 유사하게 나타난다는 연구들이 발표되었습니다.

인터넷 게임 중독은 ‘보상‘을 얻고자 하는 강렬한 욕구로 인해 더욱 더 그것을 탐하게 된다는 점에서 알코올 중독이나 코카인 중독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확인한 것입니다.

또한 인터넷 게임을 과도하게 오랜시간 지속할 때 일반인에 비해 해마와 편도의 크기가 증가했습니다. 게임에 노출되었을 때 그에 대한 기억이 증가하여 갈망이 더 늘어난 것입니다. 해마와 편도 사이의 기능적 연결이 강력해지므로 게임을 많이 할수록 조절 능력은 점점 더 취약해 지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장기간 인터넷 게임이나 중독상태에 있을 때 특정 뇌 부위의 부피가 감소하며 그 정도는 인터넷 중독의 기간과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장기간의 인터넷 중독은 실제적으로 뇌의 구조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결국 인지적 기능의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넷과 스마트 기기 사용에 더 친숙한 아동 청소년들은 인터넷 게임에도 더 과몰입하기 쉽습니다.

그렇다면 자녀가 인터넷 게임 중독되었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미국 정신의학회가 제안한 아래에 나열하는 ‘중독 진단 기준 증상’에 다섯 개 이상 해당되는지 꼼꼼히 살펴보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인터넷게임 장애 진단 기준

1.집착 : 인터넷게임 등에 과도하게 집착한다.

2.금단 : 인터넷게임 등을 줄이거나, 안 하고 있을 때, 심리적으로 불편하다.

3.내성: 인터넷게임 등에 사용하는 시간이 계속 늘어난다.

4.조절의 어려움 : 인터넷게임 등의 활동을 스스로 조절하기 어렵다.

5.다른 활동의 감소 : 인터넷게임 외에 즐겨하는 여가/취미활동이 감소한다.

6.부정적 결과에도 계속 사용 : 신체적/심리적 문제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인터넷게임을 하게 된다.

7.거짓말 : 주변 사람에게 인터넷게임 사용을 속이게 된다.

8.부정적 감정의 회피 : 불편한 감정을 벗어나려는 목적으로 인터넷게임을 이용하게 된다.

9.역할과 기능 수행에 방해 : 인터넷게임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중요한 관계, 역할, 기능 수행에 큰 문제를 경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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