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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닦던 성경이 만들어낸 기적’포항교도소에서 날아온 한 통의 편지
  • 김덕호 기자
  • 승인 2019.04.30 11:14
  • 호수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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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한 벚꽃이 여의도 윤중로에 가득 피어나던 지난 4월 중순 포항교도소에서 편지 한 장이 날아왔습니다. A4용지 다섯 장을 빽빽이 채운 편지에는 놀라운 체험과 진실한 내면의 고백이 담겨 있었습니다. 
끝없이 불평, 불만으로 하루를 채우던 한 재소자가 한없는 긍정으로 거듭난 변화의 사연이 읽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메마르고 거칠기만 한 겨울나무도 그 안에는 언제나 꿈틀대는 변화의 씨앗들이 잠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한기 가득한 겨울엔 죽은 듯 탁하고 생기 없어 보이지만 봄이 되고 때가 무르익으면 가지 끝에 싹이 돋고 어여쁜 꽃을 피워냅니다. 
교도소 담장 안의 싸늘한 냉기를 뚫고 화사하게 피어난 편지 한 통을 소개합니다. 다음은 편지 전문입니다.  

 

샬롬입니다!
안녕하세요. 감사나눔 연구소 제갈정웅 이사장님. 저는 현재 경북 포항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무기수 000입니다. 사실 감사나눔신문에 이렇게 저의 마음을 글로 전하기까지 많은 고민과 깊은 망설임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 이렇게 부족한 글을 써 봅니다. 저는 지금까지 16년간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재소자이자 무거운 형벌을 받은 무기수의 신분입니다.

우연한 기회에 이곳 포항교도소에서 실시하는 용접산업기사 자격시험의 직업훈련이 있다는 것을 알고서 올해 신청해 운 좋게 선발되어, 약 2년간 용접기술을 배우고 자격증 취득에 매진하며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전주교도소를 비롯하여 몇 군데의 크고 작은 교도소에서 생활을 하는 동안 ‘왜 나는 타인들처럼 착하게, 열심히, 책임감 있게  인생을 개척해 나가지 못했나.’ 하는 자책감과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습니다. 당연히 형편없는 감옥생활과 다람쥐  쳇 바퀴 돌 듯 하는 무의미한 하루하루를 살았던 적이 많았습니다. 

늘 이곳에 무기수가 되어 들어온 나의 운명과 그 책임을 가난 탓, 부모 탓, 사회 탓으로 돌리며 정당화 했으며 내 인생이 망가진 이유를 타인에게서 찾으려고만 했습니다. 그러니 이곳에서 생활하는 모든 것이 온통 불만투성이였고 무엇 하나 만족할 수 없는, 그야말로 감옥 속에서 감옥의 시간을 스스로 만들며 지내온 나날이었습니다.

이래도 불만 저래도 불평
예를 들어 밥을 주면 ‘왜 밥이 적어!’ 하면서 불만을 갖고, 반찬이 적으면 법무부 예산을 모두 다 떼어먹는다며 교도소 직원들을 욕하고, 특식을 적게 주면 적게 준다고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여름에 물이 잘 나오지 않아도 불만, 겨울에 난방이 안 되면 춥다고 또 불만, 기독교 집회 때 떡이나 빵이 적게 나오거나 아예 먹을 것을 가져오지 않아도 욕을 하며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또한 텔레비전에서 재미없는 프로그램을 틀어주면 재미없다고 불만, 옆에 있는 동료 재소자들의 모든 움직임에도 불만, 운동시간에 갑자기 비가 와서 운동이 중단되어도 불만!

이렇듯 저는 이곳 교도소 생활을 하는 동안 오만가지 모든 것들에 대해 불만을 갖고서 살아왔습니다. 그러니 무슨 교화가 될 것이며 삶에 어떤 발전이 있었겠어요. 

하지만 어느 날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희망과 비전이라고는 단 0.01mm도 찾아볼 수 없었던 저의 비루하고 어두운 삶에 정말 신기하게도 주님께서 문을 열어주시는 은혜를 맛보게 된 것입니다.   

제가 허구헌 날 사고만 치고 수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을 지켜보던 모 재소자가 하루는 성경을 한번 읽어보라고 저에게 주더군요. 

하지만 저의 고집과 그릇된 사고방식으로는 성경을 읽을 만한 여유와 마음이 없었기에 그 성경책을 낮잠을 잘 때 베개로 이용했으며 단 한 번도 읽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설사가 심하게 나서 화장실에 갔는데 마침 휴지가 없기에 할 수 없이 성경책을 찢어 용변을 처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연히 성경구절 하나를 읽었는데 그것이 제게는 삶을 뒤흔드는 변화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성경구절은 고린도 전서 5장/ 17절 말씀이었습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

저는 성경도 모르고 하나님도 모르던 무식한 사람이었으나 저도 모르게 그 성경구절을 읽고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에서 알 수 없는 심한 감정의 북받침이 올라와 좁은 화장실 벽을 붙잡고서 용변을 보던 자세 그대로 바닥에 뒹굴며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때 이후로 거짓말처럼 저의 마음과 생각이 바뀌었고 날마다 기도와 성경공부를 하는 삶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도저히 이성적으로는 설명되어지지 않는 부분입니다. 

하나님께서 저의 인생을 너무나 불쌍히 여겨 성령님을 통해 제게 손 내밀어주신 은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 또한 이와 같이 설명이 불가능한 체험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쇠창살 너머로 아름다운 별빛을 볼 수 있어서 감사!
하지만 그로 인해 지금은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게 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 비록 차가운 얼음물이지만 감옥 안에서 몸을 청결하게 씻을 수 있는 물이 나오는 것만도 감사! 식사 때마다 따스한 밥과 국과 반찬이 나오는 것만으로 감사! 외롭지 않게 동료 재소자들과 한방에 있는 것에 감사! 운동시간 30분간 운동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 따스한 봄볕을 쬘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 하루 종일 일과 중에 여러 가지 책을 읽을 수 있는 것에 감사! 

특히 성경책에 푹 빠지도록 인도해 주시는 성령님께 감사! 저녁이면 조그만 쇠창살 너머로 아름다운 별빛을 볼 수 있어서 감사! 잠자리에 드는 시간에 비록 좁은 공간이지만 이 한 몸 누울 곳이 있어서 감사! 

이처럼 모든 것에 감사하는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비록 세상 사람들의 시선과 잣대로는 자유와 비전이 없는 어두운 감옥이지만 저는 이곳에서 진정한 자유를 발견했고 삶의 참 의미를 깨달아 가고 있습니다. 더욱이 주님을 만나 남에게 보여 지는 삶이 아닌, 그 이상의 영역을 바라보고 희망을 얻었습니다. 

저의 인생은 이만하면 행복하고 이만하면 더할 나위 없는 해피엔딩의 드라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제갈정웅 이사장님! 사실 저는 감사나눔신문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조차 몰랐습니다. 아주 우연하게 쓰레기 더미에서 주워 읽은 신문이 바로 감사나눔신문입니다. 세상에 그렇게 긍정적이고 배울만한 내용과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는지 저는 신문을 읽으며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용기를 내어 글을 올려 봅니다.

저는 이제 47세입니다. 지난날 들짐승처럼 정처 없이 인생을 살아왔고, 살인죄로 무기형을 16년째 살고 있는 수감자입니다. 하지만 천우신조로 주님의 은혜를 받아 지난날의 큰 죄인에서 회심하여 주님의 종이 되려는 큰 꿈과 포부를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얼마나 위대하신 분이며 전능하고 공의롭고 은혜의 하나님이신지 경험과 체험에 의해 증언할 수 있습니다.

이사장님! 혹시 발행된 신문 중, 지난 신문이나 파본 되는 신문이라도 좋으니 저에게 보내주시면 안될 런지요. 부탁 올립니다. 정말 귀한 신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만 부족한 글을 줄입니다. 샬롬!

김덕호 기자  kimdogh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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