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박해섭 님의 병환으로 급히 귀국한 지 3년이 지난 지금 박하은 님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 근황을 묻자 당시 “아버지 병간호를 하며 학교생활을 병행하였고, 졸업 후에 바로 취직을 했습니다”라고 전해왔습니다. 반가운 소식에 몇 가지 더 물었습니다.
- 그때 아버님 모습과 지금 아버님 모습을 보시니 어떠신지요?
“정말 그때에 비하면 기적이라고 할 만큼 많이 호전되어 매일 감사하며 축복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아버님 건강 비결이 여전히 ‘감사’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가족의 사랑으로 힘든 시간을 잘 버텨주시고 결과적으로 잘 이겨내 주신 것 같습니다.”
- 감사의 가장 큰 힘은 무엇일까요?
“당연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들에 감사하게 되고, 그를 통해 행복과 사랑이 더해지는 시너지 효과라고 생각합니다.”
- 아버지를 비롯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존재만으로도 가슴 벅차게 소중한 우리 가족, 항상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주님의 축복 속에 하나가 되어 주어진 모든 순간에 감사하고 사랑합시다.”
감사로 하나 되어 행복을 이어나가는 박하은 님의 가족,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박하은 님의 이야기는 2017년 2월 감사나눔신문에 소개된 바 있습니다. 그때의 마음을 다시 기억하기 위해 일부 옮겨봅니다.

아빠의 소식을 듣고 급하게 귀국하여 병원으로 향했던 그날, 나는 ‘도대체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된 걸까?’라고 생각하며 하늘을 원망했다. 병실에 들어갔을 때 마주한 아빠의 모습에는 내가 알던 아빠가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았다.
밤샘 병간호를 하던 어느 하루였다. 숨이 막히도록 무거웠던 병실의 공기가 나를 짓눌렀다. 새벽 내내 가슴이 찢어지도록 아팠던 아빠의 흐느낌도 계속되었다. 두 눈을 꼭 감고 있는 내 머리 위로 들려오던 아빠의 목소리.
“널 어떻게 두고 가지. ….”
하루하루가 힘들고 고통스러웠다. 버티기 힘든 현실 속에서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었던 건 담담한 척하는 것이었다.
“암 그까짓 거, 요즘 사람들이면 다 한 번씩 겪는 거잖아. 왜 이런 거로 약해져. 병에 약해지는 거 아니야. 이겨버리면 돼.”
차갑게 들렸을지도 모르겠지만, 나에겐 최선이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깟 암 따위가 아빠를 무너뜨리는 게 너무 화가 나서, 병에 지는 것이 아니라 보란 듯이 이기기를 간절히 바랬나보다. 그 당시 내 일기엔 이렇게 써 있다.
“모든 게 다 잘될 거야. 달래보지만, 하루에도 수십 번 눈물이 차올라 감당되지 않는 순간들을 미소로 숨기고, 기도로 참아내고, 그렇게 또다시 버텨낸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지금의 소망에 진심을 기울여 기도하는 것뿐, 기적이 있을 거란 믿음 하나로” 
아빠는 병원에서도 놀랄 만큼 많이 회복하여 전처럼 밝은 모습을 되찾았지만, 지금도 완치라고는 말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우리 가족은 더 이상 좌절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단단해졌고 각별해졌다. 이제는 ‘내일’을 기약하며 사는 삶이 아니라 주어진 오늘에 기뻐하며, 가족의 행복에 집중하며, 하루하루를 감사히 살아가고 있기에.
3년 전 이맘때에도 감사나눔 불씨가 되어 감사스토리를 전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힘든 상황 속에서 ‘감사’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라 생각했고, 오히려 외면하기만 했다.
하지만 결국 이번에도 아픔을 치유할 수 있었던 건 마음속 작은 변화의 시작이었고, 그건 바로 ‘감사’였다.
많은 암환자들을 보면 아픔을 겪고 있는 그들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 또한 우울증을 겪는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아픔은 결국 자신의 아픔이 되어 마음의 병을 만들기 때문인 것 같다.
나도 그 당시엔 어떠한 위로도 위로가 되지 않았고, “힘내라”는 말은 그 어떤 말보다도 잔인하게 들렸고, “다 괜찮아질 거야”라는 막연한 희망의 말은 더 끔찍했다.
그렇기에 환자뿐 아니라 환자의 가족들도 다른 누구의 말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아픔 속에서 가족으로 하나가 되어 주어진 시간에 감사하며, 하루하루 후회 없이 서로의 진심을 더 많이 표현하고 사랑하며 서로가 서로의 기적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정리=김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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