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이야기

인간이 가진 주요 감정에는 기쁨과 즐거움, 슬픔, 불안, 분노, 혐오, 부끄러움 등이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불쾌한 감정으로는 우울/ 불안/ 분노를 꼽을 수 있습니다. 우울은 슬픔과 상실감, 무기력을 동반하며 불안은 초조, 공포, 무서움의 반응을 드러냅니다. 
인간의 불쾌함 중에서 제일 격한 감정은 ‘분노’입니다. 이것은 다른 부정적 감정들과 차이점이 있습니다. 슬픔이나 공포의 감정은 자기 자신을 향하는데 비해 분노는 타인을 향해 공격적으로 뻗어나간다는 것입니다. 

또한 유발되는 행동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입니다. 예를 들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 때 분노가 치밀면 목적을 달성하려고 분노를 유발한 대상에 더 몰입하는 성향을 띱니다. 이에 반해 슬픔을 느끼면 포기를 하고 공포나 두려움을 느끼면 피하려고 합니다. 

분노의 심리적 핵심은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분노반응은 상대 행동의 심각성보다 행동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이는 뉴스의 사회면에 수시로 등장하는 수많은 우발적 범죄들을 보면 또렷이 알 수 있습니다. 

택시에서 내리려다 부딪혔다는 이유로 승객을 때려 숨기게 하거나 PC방 직원이 자신에게 불친절했다며 흉기를 휘두른 사건 등은 분노가 가진 이러한 성격 때문입니다. 가볍게 이해하고 넘어갈 정도의 사소한 마찰마저도 막상 분노에 사로잡힌 사람은 참을 수 없는 격한 감정으로 표출합니다.

 

고정관념이 분노를 유발
분노를 유발하는 상황은 다양합니다. 하지 않은 일에 대해 비난을 들을 때/ 원하는 것을 얻거나 들을 수 없을 때/  사생활이 침해당할 때/ 다른 사람이 당신의 물건을 허락 없이 사용할 때/ 괴롭힘이나 놀림을 당할 때/ 존중받지 못할 때…. 
이럴 때 우리는 분노라는 심리적인 고통에 시달립니다. 

분노가 일어나는 것도 일종의 메커니즘이 작용하는데 그 기저에는 개인마다 다른 ‘고정관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는 복잡한 사회에서 효율적으로 적응하며 살아가기 위하여 개인의 다양한 경험들을 기반으로 타인의 행동을 해석하기 위해 단순화시켜 놓은 관념입니다. 

어떤 상황이나 상대의 행위에 대해 판단하도록 자동적으로 활성화 되는 믿음입니다. 이러한 고정관념을 바탕으로 자기만의 단단한 신념이 형성됩니다. 특히 화를 잘 내는 사람들은 자신의 사회적 이미지와 지위에 높은 가치를 두고 있으므로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자신이 무시당한다고 해석을 하는 경향이 있어, 스스로 부당한 상황의 피해자가 되고 상대는  가해자라는  명확한 결론이 마음에서 이미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의 분노반응을 이해하려면 ‘상대방의 행동을 받아들이고 수용 하는 패턴’을 파악해야 합니다. 상대의 행위를 의도적, 악의적으로 해석할 때 부당하게 당했다는 느낌이 지속되며 상대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만이 부풀려지고 극대화되어 갈등이 유발되거나 분노 폭발로 인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분노가 형성되는 방식 
이렇게 분노가 형성되는 인지적 오류를 몇 가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상대의 한 가지 행위를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일반화시킴. ▲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즉각적인 존중이나 인정을 받지 못하면 거부당한 것이라고 생각함. ▲ 부정적인 상황이 발생했을 때 과도하게 한 가지 원인에만 집중하여 문제를 해석함. ▲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통해 자신을 피해자로 인식하며 타인의 행동에 쉽게 상처를 받음. ▲ 자신의 기준에 맞추어 상대방이 행위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폭군적인 기대’를 함.  

분노의 반응이 어떻게 생성되는지를 한 가지 예를 들어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동료인 철수가 커피를 마시면서 자신에게 커피를 마실 것인지 묻지 않은 것에 영이는 화가 났다. 그 이유는 영이가 가진 신념(규칙)을 철수가 어겼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영이는 이렇게 생각한다. ‘나를 배려한다면 같이 커피를 마시자고 했을 거야. 그는 내게 커피를 마시자고 말했어야 해. 생각해 보니 그는 평소에도 나에게 음료를 권하지 않았어.’

사실 영이는 커피를 마시고 싶은 마음이 없었음에도, 철수가 함께 마실 것을 권하지 않은 것은 자신에게 관심이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받아들여 분노가 끓어오른 것이다. 영이는 자신의 신념을 더 밀어붙인다. ‘나도 이제 그를 투명인간 취급할 거야. 어떤 부탁을 해도 들어주지 않을 거야.’ 그리고는 자신의 예측이 맞았다고 생각하며 더 상처를 받고 화가 나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이처럼 상대방의 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별것 아닌 일조차 분노로 폭발하게 되는 것입니다. 

 

분노의 감옥 탈출하기
이러한 ‘분노의 감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평소에 분노 반응으로 연결되는 자신만의 패턴을 살펴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분노의 적대적 모드는 일종의 심리적 전투 상황과 유사하게 내가 옳거나 상대가 옳거나 두 가지 중의 하나인 흑백논리에 있는 것이므로, 타인이 나와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할 수 없습니다. 나의 견해가 틀릴 수도 있음을 받아들일 여유가 필요합니다.

또한 자신의 마음을 세심하게 관찰하여 ‘왜 자신이 분노했는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마음 관찰을 통하여  분노한 순간에도 자기 행동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를 느낄 수 있는 기술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가 정확히 보일수록 현명한 선택과 처신이 가능해집니다. 

자존감의 관리도 필요합니다. 자존감은 스스로를 사랑받을 만한 소중한 존재로 여기며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믿는 마음입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을 다스릴 줄 알기에 쉽게 분노에 빠지지 않습니다.

분노의 감옥을 탈출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으로는 첫째, ‘반대로 생각하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두가 자신을 싫어한다는 생각으로 분노에 빠졌다면 그와는 반대인 상황들을 찾고 떠올려 보는 것입니다. ‘부모님은 간혹 나에게 선물도 주고 칭찬도 해주셨어. 할머니는 특히 나를 많이 예뻐하셨어. 직장 선배는 내가 일을 잘 한다고 칭찬을 해주었어. 내게 같이 밥 먹자고 한 친구도 있고, 여행을 꼭 같이 가자고 말한 동료도 있었어.’

둘째, 객관적으로 상황을 다시 그려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복도에서 동료와 부딪혔는데 그가 나를 쏘아보기까지 해서 분노가 일었다면 이렇게 다시 생각해 보는 겁니다. ‘그가 나를 미워할 이유가 있을까? 같은 부서도 아닌데. 당시 복도에는 사람들이 많았고 비좁아서 서로 비켜가야 할 정도였으며 동료는 바쁘게 지나는 중이었지. 게다가 사실 그날 아침에 부장님이 내 잘못을 지적해서 기분이 매우 나쁜 상태였어.’ 이렇게 객관적으로 상황을 되짚어 보면 내 분노는 엉뚱한 곳으로 화살을 날리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분노(忿怒)의 분(忿)자를 뜯어서 살펴보면 ‘마음 심(心) + 여덟 팔(八) + 칼 도(刀)’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분노란 마음이 8조각으로 갈갈이 찢길 정도로 격한 감정인 것입니다. 
때문에 마음 건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분노의 관리입니다. 지혜롭게 분노를 다스리고 조절하는 능력을 키워냄으로써 보다 건강한 삶을 영위하시기 바랍니다.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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