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펼치는 기업시민 경영이념

지난 7월 25일 포항 본사 대회의장에서 있었던 기업시민헌장 선포식에서 ‘기업시민 경영이념의 정착을 위한 포스코의 과제’란 주제로 발표를 한 신임 기업시민위원회 위원장 곽수근 서울대 명예교수.

기업가치를 높이는 길
포스코는 지난 7월 25일 포항 본사 대회의장에서 최정우 회장을 비롯 많은 관계자들이 모여 기업시민 경영이념 선포 1주년을 맞아 기업시민헌장을 선포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9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발표한 기업시민 경영이념이 구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대내외적인 공표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최회장은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 경제적 이윤 창출 뿐만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기여하는 것이 기업의 올바른 길”이라며, “기업시민헌장이 구성원들의 모든 의사결정과 일하는 방식에 준거가 되어 Business, Society, People 등 기업활동 전반에서 모든 이해관계자와 더불어 공생의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기업가치를 높여 나가자”고 말했습니다.

최정우 회장은 취임 당시, 포스코가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현재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새로운 가치로 재무장해야 한다면서 ‘With POSCO(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를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With POSCO는 주주·고객 · 공급사 · 협력사 · 지역사회와 더불어 함께 발전하고자 하는 새로운 가치 체계로서 배려 · 공존 · 공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성숙한 기업문화를 새로운 포스코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포스코는 포스코그룹 최고 자문기관인 ‘기업시민위원회’를 발족했고, 신임 위원장으로 곽수근 서울대 명예교수(67)를 선임했습니다. 곽 교수는 서울대 경영대학원장, 한국중소기업학회장, 한국경영학회장, 국제회계기준재단 이사회 이사 등을 역임했습니다.

포스코 전 임직원들에게 생중계된 이날 선포식에서 곽수근 위원장은 ‘기업시민 경영이념의 정착을 위한 포스코의 과제’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했습니다. 이를 알게 된 감사나눔신문은 지난 8월 3일 곽 위원장의 사무실이 있는 강남구 역삼동 한 빌딩을 방문해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SK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가 감사나눔신문이 추구하는 가치와 공통 요소가 많아 계속 탐구하던 중 포스코가 선포한 기업시민헌장에도 그런 공유점들이 상당할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기업’+‘시민’+‘헌장’의 결합에서 기업이 기업으로 머물지 않고 시민사회와 더불어 능동적 가치를 만들어간다는 아우라를 느낄 수 있었고, 더불어 나라의 헌법 같은 헌장이라는 용어를 담는 것 또한 의미심장하게 다가왔습니다.

 

가치 체계를 바꾸다
제갈정웅 : 기업시민위원회의 주 활동은 어떤 것입니까?

곽수근 : 최정우 회장이 말한 기업시민 경영이념은 기존의 가치 체계를 바꾼다는 것입니다. 크게 말해서 전에는 이윤 동기인 사적 가치 창출이 우선이었다면 이제는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우선에 둔다는 것입니다. 이를 체계화해 기업 내에서 스스로 잘할 수도 있지만, 옆에서 누군가 관찰하고 자문하면 객관적 시선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 말고도 외부 위원으로 장세진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참여하고, 포스코 사외이사인 장승화 서울대 교수와 박희재 서울대 교수, 사내이사인 전중선 부사장과 김학동 부사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갈정웅 : 기업시민헌장 선포식에서 기업시민 경영이념에 대해 발표를 하신 이유가 있습니까?

곽수근 :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내재화한다는 측면과 그걸 통해 체화시켜서 그것이 중심 가치로 되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요새 논란이 되는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시작한 포스코는 당시 이념은 제철보국이었지만, 50년이 지났습니다.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 나려면 시대 요구에 맞는 게 필요합니다. 이에 채택된 게 기업시민 경영이념입니다. 이를 실천으로 옮기지 않으면 포스코도 장차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모두가 가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변화된 시대에 기업의 역할은 무엇이고, 미래 사회에 살아남을 기업은 어떤 면모를 갖추어야 하고, 그 틀에서 포스코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눈 뒤 포즈를 취하고 있는 곽수근 위원장(사진 오른쪽)

왜 기업을 해야 하나
제갈정웅 : 기업시민헌장 선포식에서 어떤 내용을 말씀하셨습니까?

곽수근 : 가장 중요한 것은 왜 갑작스럽게 포스코가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가치화했는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왜 기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 성찰입니다. 기업의 1차적 존재 이유가 사적 가치 창출이라고 이미 말씀드렸습니다만, 사실 우리는 여기서 한 발짝밖에 못 나가고 있습니다. 즉 기업이 경영활동을 잘 하게 되면 가치가 창출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거기에 참여하는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협력업체들의 제품을 구매하게 되고, 나라에 세금도 냅니다. 이는 기업이 주주의 이익을 잘 만들어주기만 하면 기업의 목적을 다 이루어냈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법까지 잘 준수하면 좋은 기업이 됩니다. 사회가 기업에 요구하는 부분을 다 들어주었다는 것이지요. 여기까지는 전통적인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전체 사회에 경제에서 차지하는 기업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많은 문제들을 기업도 마주해야 합니다. 저출산, 노령화, 이민가구 증가, 각종 환경 훼손의 문제, 지구 온난화 등 숱합니다. 이 문제들은 정부도 쉽게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점점 더 세상은 양극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과거보다 물질적으로 나아졌지만, 이게 정말 행복한 것인가, 누구도 자신할 수 없습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모든 기업들이 떠안고 가야 할 숙제입니다.

제갈정웅 : SK그룹도 이런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가기 위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기업시민 경영이념도 그런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고 봐도 되는 건가요?

곽수근 : 기업시민 경영이념도 근본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SK처럼 측정화, 계량화하는 단계는 아닙니다. 이 부분은 여전히 많은 연구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 사회적 가치 추구는 이런 것 같습니다. 경영 가치를 통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사회적 가치 창출에 투입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다시 경제적 가치가 창출되는 선순환 구조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가설이고 주장일 수도 있습니다. 아직 아무도 모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회적 가치 추구는 아주 의미가 깊습니다. 이는 지금이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이 1950년대부터 생각해왔습니다. 기업은 바다에 떠 있는 배와 같습니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누군가와 함께하지 않으면 존속하기 어렵습니다. 그들이 곧 시민입니다. 그것도 착한 시민입니다. 나의 일만 잘 하는 게 아니라 이웃도 사랑하고 사회에 도움을 주는 시민입니다. 즉 자기만 잘 먹고 잘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윤만 내는 기업이 착한 기업이 아니라, 착한 시민으로 착한 기업으로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시민과 국민을 구분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국민은 국가의 멤버로서 책임이 요구되는 것이고, 시민은 자율시민으로서 자유화한 개체로서 자기가 소속한 곳에서 적극적 역할을 합니다. 정치적 주장도 포함됩니다. 자기가 속한 사회라는 것은 자유방임주의, 수정자본주의, 신자유주의를 지나 신 기업의 형태를 말합니다.

이는 경쟁이냐 협력이냐, 자유냐 평등이냐, 사회냐 시장이냐 등 두 개의 큰 줄기를 다루는 문제라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급적 많은 사람들과 협력하는 것만이 성공의 길이라는 걸 우리는 믿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생태계 개념까지 등장한 요즘 기업시민 경영이념도 사회적 가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기업 시민의 존재 이유
제갈정웅 : 포스코는 일찍부터 포항시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포스코 공장에서 감사나눔 운동을 할 때 포항시에도 전파했습니다. ESG(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말)에도 관심을 두어 왔고, 버지니아대 다든스쿨에 게재된 논문 내용처럼 사회적 지지도 많이 받고 있습니다. 다시 SK를 언급해서 그렇지만 SK가 사회적 가치 추구에 전력하고 있다고 볼 때, 포스코는 어디에 주력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까?

곽수근 : 과거에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많이 말했습니다. 거기에 담긴 의미는 간단히 이런 겁니다. 돈을 많이 벌었으면 일부 기부를 좀 해라, 좋은 일에 돈을 내는 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포스코가 새로 시작하는 기업시민 경영이념은 이런 것입니다. 포스코가 잘하는 것을 가지고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보자는 겁니다. 누군가 필요하면 포스코가 돈을 더 벌어서 준다든지, 이를 위해 사회와 연결고리를 갖고 도와준다든지 등의 의미보다는 포스코가 하는 일을 전체적으로 재정립한다는 것입니다.

배기가스 배출에 대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산정하기 전에 아예 배기가스 배출을 0으로 줄인다든지, 마지막 고객까지 이롭게 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한다든지, 돈만 내는 게 아니라 직접 현장에 가서 어려운 사람을 도와준다든지 등 전체적 측면에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즉 갑작스런 일을 새로 하는 것보다 포스코가 하는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더 나은 방법은 없는지, 최회장이 말한 것처럼, 비즈니스 측면에서 소사이어티 측면에서 피플 측면에서 모두 함께 발전하는 상생을 도모 해보자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기업시민의 존재 이유입니다.

2019년 7월 25일 포스코가 선포한 ‘포스코 기업시민헌장’ 전문입니다. 포스코의 실천이 우리 사회를 밝고 행복하게 만들 것에 미리 감사합니다.

착한 마음 감사나눔
제갈정웅 : 양자물리학을 보면 관찰자가 있고 없고에 따라 나노의 세계가 달라집니다. 사물에 칭찬과 감사를 하면 좋은 결과를 얻습니다. 기업시민위원회가 객관적 관찰자와 자문 역할을 한다는 게 어떤 의미일까요?

곽수근 : 미래는 선이 악을 이긴다고 생각합니다. 착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그건 나눌 수 있습니다. 나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그건 나눌 수 없습니다. 경영을 한다는 건 세상에 도움을 주는 겁니다. 거기서 나의 가치는 조금만 얻어내는 겁니다. 돈을 조금만 얻는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좋은 파트너를 만날 수 없습니다.

미래는 착한 시민이 착한 마음으로 움직이는 네트워크가 될 것입니다. 착한 마음 나눔만이 미래를 만들 것입니다. 좋은 일 하는 감사나눔신문도 기업시민 경영이념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포스코도 모두 밝은 미래의 플랫폼입니다. 

기업시민헌장의 실천원칙은 그룹 임직원들이 모든 경영활동에서 기업시민을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 강건한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고, △사회문제 해결과 더 나은 사회 구현에 앞장서며, △신뢰와 창의의 조직문화로 임직원들이 행복하고 보람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준거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세상은 변하고 있고 소비자와 사회는 우리에게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까지도 원합니다. 미래에는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블루오션으로 가는 방법입니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돈을 버는데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기준으로 평가와 보상을 했다면 앞으로는 구성원 전체의 행복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기준으로 삼을 겁니다”라고도 말했습니다.

포스코가 추구하는 기업시민 경영이념이나 SK그룹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와 행복 설정도 문구만 다를 뿐 그 기본 바탕은 다 같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것은 바로 모두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감사나눔 미덕이 아닐까요?

감사를 열심히 실천하고 있는 포스코에 더 큰 감사의 물결이 일어날 수 있도록 감사나눔신문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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