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 칼럼

 

가치란 삶에서 귀중한 것으로 여기는 것인데 부, 명예, 권력, 인기 같은 것을 평범한 사람들은 가치라고 생각한다. 밀레니엄 세대인 ,우리나라와 미국 대학생들에게 설문조사 해본 결과 압도적으로 부를 가장 가치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부를 가치있는 것의 으뜸으로 생각하는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 미국에서 교육받은 사람들 가운데는 부모재산을 상속 받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저가 아는 분은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아들은 아빠가 기르고 딸은 엄마가 기르기로 했다. 그래서 아들인 이분은 아빠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가서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서모 밑에서 자랐다. 여동생은 한국에서 엄마가 길렀다. 아들은 미국에서 자라 대학을 졸업하고 어려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여 출세가도를 달리는 유명인사가 되었다. 부인도 뛰어난 재원으로 미국 고급공무원이 되어 오히려 연봉이 남편보다 많다. 그런데 이들이 주한미대사관 고위직으로 근무하게 되어 자연히 초등학교 2학년 때 헤어진 생모와 연락이 되어 만나게 되었다. 남편은 재혼을 했는데 부인은 재혼을하지 않고 딸 하나만 기르며 혼자 살다가 성공한 아들부부를 만나게 되어 너무 행복했다. 그리고 이 어머니는 중견 재벌 그룹의 딸로 많은 유산을 상속 받아서 강남에 있는 빌딩 하나를 아들에게 주고싶어 했다. 이제 어머니도 칠십을 넘어서 재산을 정리하고 싶던차에 마침 멋지게 성장한 아들부부와 예쁜 손녀, 손주를 안아보면서 그동안 혼자 살면서 외로웠던 시간을 날려버릴 수 있었다. 

그래서 아들부부에게 재산을 증여할 뜻을 말했다. 그런데 감사해하며 받을 줄 알았던 아들과 며느리가 한사코 사양을 했다. 아들부부는 그 재산을 형성하는데 자기들이 기여한 부분이 없고 그렇게 큰 재산을 증여 받으면 자신들이 지금하고 있는 공무원 생활이 재미가 없어질 것이라는 논리였다. 그 100억이 넘는 빌딩을 증여 받으면 자기들이 지금처럼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어머니는 재산을 아들에게 주는 행복을 맛볼 수 없었다. 그래서 한국에서의 임기를 마치고 귀국하는 아들이 딸을 데리고 인사를 갔더니 손녀 앞으로 큰 금액의 보험을 들어서 증서를 주셨다. 어머님의 자식 사랑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그 증서도 돌려드려야겠다고 했다. 이런 경우 남편은 안받으려 하더라도 대개 아내가 여보 받아서 좋은 일에 씁시다하면서 남편을 설득할 수 도 있는데 이들 젊은 부부의 경우는 부부가 함께 남편 생모의 큰 재산을 증여 받기를 사양했다. 그렇게 흔하지 않은 사례이다. 부부가 연방정부 고위 공무원으로 소득이 많고 자존감이 높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국의 교육이 영향을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자란 딸은 그동안 어머니로부터 받을 만큼 받았는데도 여전히 어머니의 재산에 눈길을 보낸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식들이 부모님의 재산을 당연히 자기들 것이라고 생각해서 늙어서 여행이라도 갈려면 자식들 눈치가 보인다는 어르신들의 이야기가 매스컴을 통하여 알려질 정도이다. 미국의 워렌버핏 자서전을 읽으면서 느낀 것인데 미국의 경우, 돈 많은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재산이 자식들의 삶을 망가뜨리지 않을 정도만 주고 나머지는 사회에 기부하여 자본주의가 갖고 있는 빈익빈 부익부의 고리를 치유하여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 있다. 재산을 사회에 많이 기부하는 삶도 가치있는 삶이지만 위에서 사례로 본 젊은 부부의 삶이 더 가치 있는 삶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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