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환의 감사스토리텔링

다산처럼
“이제야 겨를을 얻었구나.” 다산 정약용(1762~1836)이 머나먼 유배지 강진에 도착해 던졌던 독백입니다. 그때부터 기뻐하는 마음으로 다산은 육경(六經)과 사서(四書)를 쌓아놓고 골똘하게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18년 유배생활 막바지에 필생의 역작인 ‘경세유표(經世遺表)’와 ‘목민심서(牧民心書)’를 완성했습니다. 두 저서 제목에 나오는 ‘유(遺)’와 ‘심(心)’에는 다산의 비원(悲願)이 서려 있습니다. 자신의 사상이 죽은 후라도 실현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바람과 실행에 옮길 수 없는 답답한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덕(德)의 근원을 행(行)에서 찾았던 다산처럼, 우리도 실천하는 행복의 경세가와 목민관이 되어보면 어떨까요?

웰빙, 웰다잉
“한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박물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 자서전 전문 출판사 ‘外길’의 슬로건입니다. “한 노인이 숨을 거두는 것은 서재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 ‘아프리카의 지성’ 아마도우 함바테 바의 1960년 유네스코 연설입니다. 웰다잉(well-dying) 없는 웰빙(well-being), 웰빙 없는 웰다잉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오늘을 내 삶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사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 용서하고 행복하게 살면서, 자애롭고 즐겁게 살면서, 내게 주어지는 매일에 감사하는 것이 좋다.” 호스피스 간호사 재닛 웨어이 자신의 저서 ‘세상과 이별하기 전에 하는 마지막 말들’에서 했던 고백입니다. 감사나눔, 웰빙과 웰다잉의 필수요소입니다. 

화이부동(和而不同)
서울대 다양성위원회 위원장인 노정혜 생명과학부 교수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미물(微物)에게 배우는 생명의 비밀’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이 대목이 뇌리에 꽂혔습니다. “항생제를 투여해도 세균이 살아남는 이유는 별종(別種)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생물학자들이 ‘버티기 세균(Persister)’으로 부르는 이 별종 덕분에 세균 집단은 멸종(滅種)을 면할 수 있었다.” 집단 내의 별종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돌아봤습니다. 별종의 ‘다름’을 ‘틀림’으로 규정하고 ‘인정’보다 ‘배제’에 치우친 적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화이부동(和而不同), 서로의 존재 자체에 감사하고 다름을 존중하며 조화를 추구할 때 우리는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습니다. 

승리의 비법
개인이든 조직이든 누구나 슬럼프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말이 있듯이, 그럴 때는 아무리 노력해도 문제만 꼬입니다. 프로축구 2012년 전반기에 포항스틸러스는 연전연패를 거듭하며 12위까지 추락했습니다. 13위 꼴찌면 2부 리그로 강등될 수도 있는 위기의 순간. 포항스틸러스의 황선홍 감독과 선수들이 벼랑 끝에서 선택한 것은 감사였습니다. 장성환 사장의 권유를 수용한 선수들은 서로에게 감사를 표현하고 고구마 실험도 했습니다. 감사로 소통하며 행복해진 선수들은 후반기에 연전연승해 FA 우승컵을, 이듬해엔 FA와 K리그 우승컵을 동시에 거머쥐었지요. 승리하려면 먼저 행복하고, 행복하려면 먼저 감사하세요.

소중한 글입니다.
"좋아요" 이모티콘 또는 1감사 댓글 달기
칭찬.지지.격려가 큰 힘이 됩니다.

저작권자 © 감사나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