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상황감사로 긍정성을 올리자

 

올해 6월의 일이다. ‘종로의 아름다운 나무를 찾아서’ 프로그램 해설을 위해 탑골공원에 갔다. 이 프로그램은 종로구청이 지정한 ‘아름다운 나무’를 답사하는 것인데, 나무들이 곳곳에 있어 4월부터 11월까지 월별로 하루 2시간 정도 나누어 다닌다. 가는 길목에 있는 문화유산까지 함께 해설하기에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더욱 노력이 요구되는 부분은 나무와 문화유산에 어떤 공통성을 부여해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당한 에너지가 소모된다.
배움의 완성은 나눔이다. 나누기 위해 배운다고 생각하면 배움의 속도가 더 빨라진다. 즐겁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눌 대상이 마땅치 않으면 난감해진다. 있더라도 반응이 좋지 않으면 긴장한다. 그것이 배움의 강도를 더 높인다. 

이날도 아침 일찍 일어나 해설 내용을 가다듬고 탑골공원으로 향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취소 문자도 오지 않았다. 난감했다. 슬퍼졌다. 탑골공원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그 마음을 시로 담았다. 제목은 ‘아무도 오지 않았다’였다. 소개해본다.

“아무도 오지 않았다 / 내 삶이 빚어내는 향기가 은행알 같은가 보다 /들어서야 할 문에 빈 냉기만 흐른다 //
아무도 오지 않았다 / 내 지식이 엮어내는 이야기가 쭉정이 같은가 보다 / 살아 흘러야 할 입에 거미줄만 그어진다 //
오래전부터 그랬다 / 그래서 미스트롯을 보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 / 멈출 수 없는 꿈에 갇힌 / 나무 생채기 같은 그 아픔이 한없이 흘러서 //
아무도 오지 않은 날 / 아무나 기다리는 탑골공원 어르신을 보며 / 삶은 다음 계절을 기다리는 나무의 그리움일까, 생각해본다 //
아무도 오지 않은 날 / 아무라도 꼭 오도록 / 빈 구석을 채우려 다짐한다 / 그 꿈에 꽃이 피지 않고 / 열매가 열리지 않아도 / 구름처럼 세월은 가기에 / 있다가 없고 없다가 있고 / 우리 삶은.”

이 시를 페북에 올리고 나서 많은 응원을 받았다. 시를 쓰게 해준 그때 그분들에게 감사드린다. 그 뒤 더 공부에 매진했기에 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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