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언의 마음산책

 

남아프리카 잠비아 북부 고산지대에 바벰바 부족마을이 있다. 이 마을은 범죄가 일어나지 않는 마을로 유명하다. 바벰바 부족이 범죄율 제로를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바벰바 부족민은 마을에서 공동체 생활을 방해하는 사건이 발생하면 그때마다 그들만의 전통으로 특별한 재판을 여는데 그 재판 과정에 특별한 비결이 숨어 있다고 한다. 재판이 열리면 부족민 모두가 생업을 중단하고 마을 한복판에 있는 광장으로 모인다. 먼저 광장 가운데에 문제를 일으킨 사람을 세운 다음 부족민들이 그 주위를 빙 둘러싼다. 그리고 한 사람씩 돌아가며 문제를 일으킨 사람에게 한마디씩 말을 건넨다. 그런데 단 한 사람도 폭언이나 비난 같은 부정적인 말은 하지 않고, 그 사람에 대한 좋은 기억과 고마웠던 일을 소환해서 감사와 칭찬의 말을 전달한다.


“넌 어릴 때부터 내게 최고의 친구였어. 앞으로도 그럴 거고. 정말 고마워.”
“만날 때마다 반갑게 인사해줘서 고마워.”
“지난 번 내 고민을 끝까지 들어줘서 정말 고마웠어. 잊지 않을게.”
“내가 농사일로 바쁠 때 우리 아이들과 즐겁게 놀아줘서 고마워.”
“지난 태풍에 부서진 우리 집 지붕을 고쳐줘서 고마워.”
“넌 참 예의 바르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인 것 같아.”

이 의식은 시간 제약이 따로 없다.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진정으로 참회를 할 때까지 계속된다. 부족민들의 계속 되는 감사와 칭찬 세례에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마침내 울음을 터트리고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게 되면, 그제야 부족민들이 다가와 안아주고 위로와 용서를 해주는 것으로 이 특별한 재판은 끝을 맺게 된다. 그리고 바벰바 부족의 축제의 시간이 이어진다. 부족민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다시 하나가 된 것을 축하하는 의식이다. 문제를 일으킨 사람을 비난하거나 처벌하는 대신 감사와 칭찬의 말로 내재된 선한 양심을 일깨워서 비틀어진 관계를 회복시키는 것이다. 


범죄율 제로를 만들어낸 바벰바 부족의 이 지혜롭고 아름다운 전통은 감사의 힘이 얼마나 강한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누군가에게 생애 최고의 날을 만들어주는 것은 그리 힘든 일이 아니다. 전화 한 통, 감사의 쪽지, 몇 마디의 칭찬과 격려만으로 충분한 일이다.”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의 공동 저자인 댄 클라크의 말이다. 


나의 작은 배려와 사소한 관심 하나만으로도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고, 생애 최고의 날을 선물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바벰바 부족의 특별한 재판은 결코 문제를 일으킨 사람을 위한 선행이나 선물만은 아니다. 오히려 부족민 스스로 바쁜 일상에 쫓겨 놓치고 살았던 감사의 마음을 되새기고, 그것을 통해 각자 자신들의 행복을 찾아가는 선물 같은 의식을 치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바벰바 부족민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늘 감사하며 사는 사람이다’라는 진리를 체득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 필자에게 ‘행복’의 모습을 한 장의 그림으로 그려보라고 한다면 망설임 없이 두 가지 그림을 그려 보일 것이다. 환하게 웃는 모습과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모습이 그것이다. 행복과 웃음과 감사는 그 표기는 서로 다르지만 따로 떼어놓을 수 없는 한 몸과도 같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다.’라는 말처럼 감사 또한 그러하다. ‘행복해서 감사한 것이 아니라 감사해서 행복한 것이다.’
 

소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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